지난 6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6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SBS <골 때리는 그녀들>(아래 '골때녀) 시즌2 리그전 마지막 경기에서 FC원더우먼이 FC개벤져스에 3대 1 역전승을 거뒀다. 6일 방영된 <골때녀> 원더우먼 대 개벤져스 전은 슈퍼리그 진출팀이 사실상 가려진 상황에서 벌어졌기에 상대적으로 열기가 덜 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기대 이상의 박진감 넘치는 재미를 안겨줬다.  

​원더우먼은 개벤져스를 잡고 3승 2패 (승점 9)를 기록, 구척장신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 열세로 인해 4위를 차지, 3위까지 부여되는 슈퍼리그 진출권 획득에는 실패했다. (구척장신 골득실 +7, 원더우먼 -1)  하지만 리그전 사상 처음으로 신생팀이 기존팀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었다.

​반면 전승 우승을 노렸던 개벤져스는 충격의 역전패를 당하면서 4승 1패(승점 12)로 역시 액셔니스타와 동률을 기록했지만 골득실에서 단 1골 차이로 인해 2위로 밀려나고 말았다(액셔니스타 골득실 +5, 개벤져스 +4). 이로써 액셔니스타, 개벤져스, 구척장신 등 총 3팀이 슈퍼리그 진출권을 획득했고 지난 시즌 상위팀들인 국대패밀리, 불나방, 월드 클라쓰 등 3팀 포함 총 6팀이 최종 강자를 겨루게 된다.  

[골 때리는 그녀들 시즌2 리그전 최종 순위] 
1위 액셔니스타 4승 1패 (승점 12) 10득점 5실점 (+5) 
2위 개벤져스 4승 1패 (승점 12) 13득점 9실점 (+4)
3위 구척장신 3승 2패 (승점 9) 14득점 7실점 (+7)​
​4위 원더우먼 3승 2패 (승점 9) 11득점 12실점 (-1)
5위 탑걸 1승 4패 (승점 3) 2득점 11실점 (-9)
6위 아나콘다 0승 5패 (승점 0) 4득점 10실점 (-6)


송소희, 기적 같은 해트트릭
 
 지난 6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6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이날 원더우먼과 개벤져스의 경기에서 가장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 건 혼자서 3골, 해트트릭을 기록한 국악인 송소희(원더우먼)였다. 비록 슈퍼리그 진출권 획득은 실패했지만 이번 시합에는 오나미(개벤져스)와의 득점왕 경쟁과 기존 팀에게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신생팀의 자존심 등이 걸려 있었다. 그런 연유로 인해 원더우먼 선수들로선 다섯 번째 경기이자 리그 최종전에 임하는 각오가 이전과는 사뭇 달라 보였다.

그런데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과 동시에 점수를 얻은 팀은 개벤져스였다. 전반 불과 12초 만에 킥인된 공을 황소윤(원더우먼)이 걷어낸다는 것이 그대로 자기 팀 골 문을 가르고 만 것이다. 자책골로 인해 0-1 불안한 출발을 보인 원더우먼으로선 분위기가 가라 앉으면서 자칫 대패 우려를 낳게 했다. 그런데 송소희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동료 주명이 길게 상대진영으로 찬 공을 개벤져스 골키퍼가 어렵게 몸으로 막아냈지만 빈틈을 놓치지 않고 달려든 송소희가 그대로 밀어 넣어 동점골을 성공시킨다. 송소희의 맹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반전 막판 벼락같은 중거리 슛으로 두번째 골을 넣어 2대 1, 단숨에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프로 뺨치는 오버헤드킥 시도... 연예인 축구 맞아?​
 
 지난 6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6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비록 성공하진 못했지만 이날 경기에선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든 장면이 등장했다. 전반전 원더우먼의 공격 도중 골 문 방향으로 날아온 공을 향해 주명이 과감하게 오버헤드킥을 시도한 것이다. 비록 타이밍이 맞지 않아 성공하진 못했지만 프로 혹은 국가대항전에서도 보기 힘든 광경을 여성 연예인 축구 시합에서 보게 되었다. 경기장 뒷편에서 이 광경을 지켜본 타 팀 선수들은 탄성과 더불어 박수갈채를 보냈다. 최진철, 이영표 등 한국 축구 레전드 스타조차 감탄할 만큼 놀라움을 선사했다.

​반면 어부지리로 첫 득점을 얻고도 개벤져스는 송소희와 주명의 적극적인 공세를 막는 데 역부족이었다. 간판 스트라이커 오나미가 원더우먼의 수비벽에 막혀 이렇다한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 못할 만큼 어려움을 겪었다. 김민경, 이은형 등이 몇차례 오니미를 대신해 좋은 득점 기회를 얻었지만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면서 후반전까지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어진 경기의 마지막 골 역시 송소희의 몫이었다. 절묘한 패스로 다시 한번 개벤져스 수비진을 교란시켰고 결국 송소희는 침착하게 오른발로 감각적인 슈팅을 성공시켰다. 최종 점수 3대 1. 비록 골득실차로 인해 3위 도전에 실패하긴 했지만 원더우먼은 대이변을 연출하며 후회없는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이와 함께 송소희(8골)는 오나미(7골)를 제치고 리그전 득점왕을 차지하며 이번 시즌을 마감했다.  

선수들의 투혼 vs 제작진 조작 파문... 우여곡절 리그전 6개월 마무리
 
  SBS '골 때리는 그녀들' 4월 13일 예고편의 한 장면.

SBS '골 때리는 그녀들' 4월 13일 예고편의 한 장면. ⓒ SBS

 
지난해 12월 8일 방영분부터 시작된 리그전은 4개월 만에 마무리 되었다. 같은해 10월부터 진행된 재정비 및 준비 과정까지 포함하면 무려 6개월에 걸친 대장정이었다. 이번 <골때녀> 시즌2는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인기와 비난을 동시에 받은 전무후무한 방송이기도 했다. 시즌1 대비 향상된 연예인 선수들의 기량에 힘입어 시청자들의 몰입도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국대 축구, EPL 보다 더 재밌다"는 농담어린 이야기가 결코 허투루 들리지 않을 만큼 참가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프로그램의 인기몰이에 한 축을 담당했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터진 제작진의 편집 조작 파문은 <골때녀>의 진정성에 큰 흠집을 내고 말았다. 방영 일시 중단+제작진 교체+시청자에 대한 사과 등으로 마무리되긴 했지만 이 사건은 승승장구하던 <골때녀>의 기세를 한풀 꺾어 놓았다.

그나마 프로그램이 무너질 수 있는 위기를 이겨낸 건 본업을 잠시 접어 두고 축구에 매진한 선수들 덕분이었다. 몇몇 출연진은 경기 내용에 불만을 품은 일부 과몰입 시청자들의 악플, 악성 DM에 시달리는 등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공에 대한 애정, 집념만큼은 놓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해줬다. 

​리그전 종료를 맞은 <골때녀>는 올스타전 이벤트로 잠시 숨을 돌린 후 본격적인 슈퍼리그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일찌감치 슈퍼리그에 선착한 또 다른 3개 팀은 본의 아니게 수개월여 공백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빼어난 기량을 지녔다고 평가받고 있다. 시즌1에 이어 또 다시 6팀이 펼치는 뜨거운 자존심 경쟁이 또 한번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기대하게 만든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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