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 FC 간판 골잡이 '스테판 무고사' (2022. 4. 2 vs 울산 현대 게임 사진)

인천 유나이티드 FC 간판 골잡이 '스테판 무고사' (2022. 4. 2 vs 울산 현대 게임 사진) ⓒ 심재철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자랑하는 골잡이 스테판 무고사가 드디어 득점 1위 자리로 올라섰다. 전반전 추가 시간에 1골을 넣은 것도 모자라 후반전 추가 시간에도 짜릿한 페널티킥 결승골을 믿음직스럽게 완성시키며 35분 이후 10명이 뛰는 바람에 매우 어려웠던 이 게임을 이겨낸 것이다. 4게임 연속골 기록이며 8게임 6골로 한국 국가대표 골잡이 조규성(김천 상무)을 밀어내고 당당히 득점 랭킹 1위로 올라선 몬테네그로 국가대표다. 

조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5일(화) 오후 7시 30분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벌어진 2022 K리그 1 대구 FC와의 8라운드 어웨이 게임에서 간판 골잡이 스테판 무고사의 페널티킥 2골을 묶어 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2위 자리를 굳게 지켰으며 팀의 K리그 통산 200승을 이루는 감격까지 누렸다.

핵심 수비수의 퇴장 공백 이겨낸 '인천 유나이티드'

잘 나가던 게임 흐름에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나왔다. 어웨이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수비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김동민이 35분에 퇴장당한 것이다. 대구 FC 김진혁 앞에서 트래핑 실수를 저지른 직후 무리하게 역습을 차단하기 위해 고의적인 핸드 볼 반칙을 저지른 것이다. 처음에는 옐로 카드로 끝나는 줄 알았지만 VAR 온 필드 리뷰 절차를 통해 명백한 득점 기회 저지 상황을 확인한 신용준 주심이 카드 색깔을 바꿔 김동민을 내보낸 것이다. 

이번 시즌 상승세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수비의 핵심이 쫓겨나자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가운데 미드필더로 뛰던 이동수를 뒤로 물러서게 하여 '델브리지-오반석'과 함께 쓰리백을 이루도록 급하게 조치했다. 

일단 급한 불을 끈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전반전 추가 시간에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다시 힘을 끌어모았다. 새내기 왼쪽 윙백 민경현이 과감한 드리블로 대구 FC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빠져나갈 때 정태욱의 밀기 반칙이 이 게임 두 번째 VAR 온 필드 리뷰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이 절호의 기회를 인천 유나이티드 FC 간판 골잡이 스테판 무고사가 놓치지 않았다. 디딤발이 잔디를 밀어올려 아찔한 순간이 나왔지만 무고사의 안정된 슛은 크로스바 아래쪽으로 시원하게 빨려들어갔다. 

무려 1시간 이상을 10명이 뛰어야 하는 인천 유나이티드 FC 입장에서 1골을 지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1위 울산 현대와 나란히 최소 실점 공동 선두를 달리는 상황을 우연히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 게임을 통해서 남아있는 선수들이 온몸으로 입증하기 시작했다. 대구 FC의 간판 세징야가 가벼운 부상으로 이 게임을 뛰지 못했지만 인천 선수들의 촘촘한 수비 집중력은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래도 10명이 뛰며 끝까지 버틴다는 것은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86분에 대구 FC 교체 선수 고재현이 천금의 동점골을 터뜨린 것이다. 오른쪽 측면에서 라마스가 왼발로 날카롭게 올린 크로스 공격 상황에서 인천 유나이티드 FC 수비수 델브리지 몸에 맞고 흐른 공을 향해 고재현이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차 넣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대구 FC는 기막힌 역전승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후반전 교체 선수들을 중심으로 호시탐탐 역습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후반전 추가 시간에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인천 유나이티드 FC 교체 선수 김보섭이 놀라운 드리블 스피드를 자랑하며 오른쪽 옆줄을 따라 공을 몰고 들어간 다음 골문 바로 앞으로 빠져들어가는 무고사를 겨냥하여 얼리 크로스를 낮게 깔아 보냈다. 그 순간 무고사가 걸려 넘어진 것이다. 신용준 주심은 시그널 없이 대구 FC의 역습을 그대로 진행시켰지만 잠시 후 공이 피치 밖으로 나가자 이 게임 세 번째 VAR 온 필드 리뷰 절차를 밟았다.

무고사가 골문 앞으로 빠져들어가는 순간 대구 FC 오른쪽 윙백 장성원의 잡기 반칙이 명백하게 보였다. 극장 결승골이 페널티킥으로 나오게 생긴 일이었다. 여기서도 무고사는 오른발 킥을 성공시켰다. 대구 FC 오승훈 골키퍼가 방향을 예측하고 자기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야속하게도 무고사의 오른발 끝을 떠난 공은 오승훈의 글러브를 스치며 빨려들어갔다.

무고사의 이름이 득점 랭킹 1위(8게임 6골) 자리로 올라서게 되었으며, 인천 유나이티드 FC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성적으로 시즌 초반을 장식하는 날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리그 2위(5승 2무 1패 8득점 4실점)를 굳게 지키게 된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오는 10일 오후 4시 30분에 제주 유나이티드(3위)를 안방으로 불러 더 높은 곳을 꿈꾸게 된다. 대구 FC는 그보다 하루 전 오후 4시 30분에 문수구장으로 찾아가 1위 울산 현대를 만나야 한다.

2022 K리그 1 결과(5일 오후 7시 30분, DGB 대구은행파크)

대구 FC 1-2 인천 유나이티드 FC [득점 : 고재현(86분) / 무고사(45+4분,PK), 무고사(90+4분,PK)]

대구 FC 선수들
FW : 정치인(55분↔고재현), 김진혁, 라마스
MF : 안용우, 김희승, 이진용(60분↔제카), 황재원(60분↔장성원)
DF : 조진우, 정태욱, 박병현(76분↔이용래)
GK : 오승훈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
FW : 김도혁(90분↔박창환), 스테판 무고사, 아길라르(90+3분↔여름)
MF : 민경현, 이동수, 이명주, 김준엽(63분↔김보섭)
DF : 델브리지, 김동민, 오반석(61분↔강민수)
GK : 김동헌
- 퇴장 : 김동민(35분)

2022 K리그 1 현재 순위표
1 울산 현대 20점 6승 2무 12득점 4실점 +8
2 인천 유나이티드 FC 17점 5승 2무 1패 8득점 4실점 +4
3 제주 유나이티드 12점 3승 3무 2패 6득점 6실점 0
4 포항 스틸러스 11점 3승 2무 2패 9득점 7실점 +2
5 전북 현대 11점 3승 2무 3패 6득점 7실점 -1
6 김천 상무 9점 2승 3무 2패 7득점 6실점 +1
7 대구 FC 8점 2승 2무 4패 9득점 12실점 -3
8 강원 FC 8점 2승 2무 3패 7득점 7실점 0
9 수원 FC 7점 2승 1무 4패 10득점 11실점 -1
10 수원 블루윙즈 7점 1승 4무 3패 7득점 9실점 -2
11 FC 서울 6점 1승 3무 3패 6득점 8실점 -2
12 성남 FC 5점 1승 2무 4패 7득점 13실점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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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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