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이 지난 24일 이란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를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이 지난 24일 이란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를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7승 2무와 13득점 2실점. 지금까지 이보다 완벽한 최종예선은 없었다. 무패 행진을 내달리는 벤투호가 아랍에미리트(UAE)를 잠재우고 최종예선 조 1위로 마무리 할 수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29일 오후 10시 45분(이하 한국시간) UAE 두바이에 위치한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UAE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11년 만에 이란전 무승 징크스 끊은 한국축구
 
UAE와의 최종전을 남겨둔 가운데 현재 한국은 7승 2무(승점 23)를 기록, 이란(승점 22)을 제치고 A조 1위에 올라있다. 지난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의 최종예선 9차전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두며, 줄곧 2위에만 머물던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2018년 8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역대 한국 대표팀 감독 통산 최다승(28승) 기록을 경신했다.
 
이미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상황이지만 이란전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는 뚜렷했다. 다음달 1일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조추첨에서 3포트에 들어가려면 많은 포인트를 적립해야 했다. 또, 이란 징크스는 반드시 한국 축구가 끊어야 할 과제였다.
 
한국은 사실상 A조 1위 결정전이었던 이란전에서 손흥민과 김영권의 연속골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경기였다. 아시아 최정상급 공격수로 평가받은 사르다르 아즈문을 완벽하게 봉쇄하는 등 이란을 상대로 겨우 7개의 슈팅만을 허용했다. 반면 한국은 58%의 높은 볼 점유율과 13개의 슈팅 기회를 창출하며 90분 동안 경기를 지배했다.
 
이 경기를 앞두고 '벤투호의 황태자' 황인범을 비롯해 이용, 홍철, 이동경, 정우영, 김진규, 백승호, 나상호 등 주전급 자원들이 부상과 코로나 양성 반응으로 제외되는 악재 속에서도 일궈낸 승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2011년 이후 11년 동안 이어온 이란전 무승(3무 4패) 징크스를 끊어내며 홀가분한 분위기 속에 이번 UAE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벤투 감독이 이란전에서 승리하며, 역대 한국 대표팀 감독 가운데 최다인 통산 28승을 거뒀다.

벤투 감독이 이란전에서 승리하며, 역대 한국 대표팀 감독 가운데 최다인 통산 28승을 거뒀다. ⓒ 대한축구협회

 
조규성 이탈-황의조 부진, UAE전 최대 불안요소
 
당초 이번 이란-UAE와의 2연전을 앞두고 벤투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2경기에서 6점을 따는 게 계획이다. 본선에 진출했지만 야망은 그 이상이다. 조 1위에 도전할 것"이라고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이란을 제압하며 1차 목표를 달성한 한국은 마지막 UAE와의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해야만 A조 1위로 마감할 수 있다. 오는 29일 동시간대에 한국 vs. UAE, 이란 vs. 레바논 경기가 일제히 펼쳐진다. 만약 한국이 UAE에 비기거나 패하고, 이란이 레바논에 승리하면 순위는 다시 뒤바뀔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FIFA랭킹 69위의 UAE보다 한국(29위)이 크게 앞선다. 상대전적에서도 한국은 13승 5무 2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1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UAE와의 홈 경기에서 황희찬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슈팅수 22-4로 일방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도 골 결정력 부족과 골대 불운에 시달리며 다득점에 실패했다.

비록 4개월 전 UAE에 승리하긴 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이번에는 원정 경기다. 가뜩이나 UAE는 조3위까지 주어지는 아시아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한국전에서 사활을 걸어야 할 처지다. 현재 3위에 위치하고 있는 UAE(승점 9)는 4위 이라크(승점 8), 5위 레바논(승점 6)과의 격차가 크지 않아 만약 한국에 패하면 플레이오프행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럼에도 한국의 사기와 경기력은 최고조에 달해있다. 이란전 이후 최종예선에서 5경기 연속 무실점을 내달리는 등 수비의 안정감은 아시아 12개 팀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공격에서도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 가운데 손흥민은 최종예선 기간 동안 4골을 터뜨리며, 현재 메디 타레미(이란), 우레이(중국), 이토 준야(일본)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 가지 불안요소라면 조규성의 이탈이다.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음에 따라 이번 UAE 원정에 동행할 수 없게 됐다. 현재 벤투호의 주전 스트라이커 황의조를 위협할 후보로 대성하며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조규성이었기에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황의조의 골 침묵이 길어지는 것이 벤투 감독의 고민거리다. 황의조는 벤투호 출범 이후 13골로 가장 많은 골을 책임진 바 있지만 정작 최종예선에서는 무득점으로 실망감을 남겼다.
 
만약 한국이 UAE에 패하지 않을 경우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 12년 만에 무패로 마감할 수 있다. 당시 이란, 사우디 아라비아, UAE, 북한과 한 조에 속해 4승 4무를 기록한 바 있다.
 
과연 역대급 아시아 최종예선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벤투호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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