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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막읍 부론에서 바라본 남한강
 문막읍 부론에서 바라본 남한강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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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게 인생'이라 한다. 나는 고향 구미에서 태어나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살다가 이후 서울에서 살았다. 교직에서 은퇴한 뒤 강원도 횡성 안흥산골에서 살다가 10여 년 전 원주로 이사하여 이즈음은 날마다 치악산을 바라보며 지내고 있다. 내가 치악산 기슭에서 살 줄이야.

집안에서만 맴돌다가 이따금 운동을 겸하여 산책을 한다. 나의 산책길은 그날 날씨나 대중교통의 사정에 따라 가까운 수변공원, 치악산 성남이나 금대리 계곡, 구룡사, 남한강 등지이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다음날(10일)은 왠지 멀리 문막읍 부론 남한강으로 가고 싶었다. 그곳 강둑은 산책으로 최적지다. 강 언저리 산천 경치도 매우 좋거니와 맑고 시원한 강바람을 쐬면 몸과 마음이 저절로 상쾌해지기 마련이다.

원주는 산자수명(山紫水明)한 고장으로, 이 도시를을 병풍처럼 둘러진 치악산도 아름답거니와 원주 서쪽을 휘두르는 남한강은 부드럽고 살갑다.

그날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가 광흥창나루 정류장에서 내린 뒤 강둑을 한 시간 남짓 걸었다. 그러면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물의 지혜를 되새겼다.
 
원주를 감싸고 있는 치악산
 원주를 감싸고 있는 치악산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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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소풍을 마무리하고 싶다

모든 생명체는 물을 떠나서 살 수가 없다. 한 방울의 물은 하찮게 보이지만 그 물이 모이면 소나기도 되고, 마침내 거대한 급류로 배도 뒤집기도 하고, 바다에 이르면 때로는 엄청난 해일로 무서운 물폭탄이 되기도 한다.

물은 겸손하다. 늘 가장 낮은 곳으로 흐른다. 물은 바다로 가다가 바위를 만나면 돌아서 가고 저수지를 만나면 잠시 쉬어서 간다. 하지만 끝내 바다에 이른다.

나는 남한강 강둑을 미음완보(微吟緩步) 하면서 인간과 역사, 그리고 삶과 죽음 등 근원 문제에 골똘히 빠졌다. 그 결론은 '영원한 것은 없고 어느 생명체든 저 강물처럼 제 길을 따라 흘러간다'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느새 내 인생도 강 하구에 이른 듯하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좀 더 성실히 살지 못한 게 후회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어찌하랴. 이 시점에 남기고 싶은 말이다.
 
'살아있는 동안 남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하라'

무릇 사람이 산다는 것은 죄를 짓는 일이 아닐까. 이즈음 따라 지난날 잘못한 일들이 새록새록 돋아나 나를 괴롭힌다. 남은 날 동안 이승에서 그동안 알게 모르게 지은 숱한 죄를 깊이 참회하면서 어느 시인의 시구처럼 조용히, 이 세상 소풍을 마무리하고 싶다.

태그:#남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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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교사생활 후 원주에서 지내고 있다. 장편소설 <허형식 장군> <약속> <용서>, 역사다큐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사진집<지울수 없는 이미지> <한국전쟁 Ⅱ> <일제강점기> <개화기와 대한제국> <미군정 3년사>, 어린이 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 <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 <독립운동가, 청년 안중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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