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제마의 강한 압박에 중심을 잃고 패스 실수를 저질러 결정적인 골을 내준 돈나룸마는 다니 마켈리에(네덜란드) 주심에게 벤제마의 밀기 반칙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돌아온 것은 옐로 카드뿐이었다. 이 순간이 모든 것을 바꿔 놓을 줄은 정말 몰랐다. 그로부터 약 17분 후에 벤제마의 해트트릭 골까지 나왔고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대역전 8강행 드라마가 완성된 것이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이끌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 CF(스페인)가 한국 시각으로 10일(목) 오전 5시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벌어진 2021-2022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두 번째 게임에서 파리 생 제르맹(프랑스)을 3-1로 이기고 두 게임 합산 점수 3-2를 만들어 극적으로 8강에 올랐다.
주장 '벤제마'가 레알 마드리드 구했다
파리에서 열린 첫 게임에서 제대로 공격 한 번 펼치지 못하고 돌아오는 바람에 레알 마드리드는 구석에 내몰렸다.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의 눈부신 선방 덕분에 그나마 1골만 내준 것이 다행스러운 결과였다. 이번 두 번째 게임이 홈에서 열리는 유리한 상황이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전반전은 여전히 흔들렸다.
39분 만에 파리 생 제르맹의 역습 한 방으로 또 한 번 휘청거린 것이다. 네이마르의 어시스트 패스가 일품이었고 음바페의 속도는 따라갈 수 없을 정도였다.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 알라바가 어정쩡한 거리를 내주자 음바페의 오른발 인사이드 킥은 정확하게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이렇게 전반전이 끝난 시점 두 게임 합산 점수가 0-2가 되었으니 레알 마드리드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졌다. 후반전에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 했다. 파리 생 제르맹 선수들이 91%(548/602개)나 되는 패스 성공률을 자랑한 게임이었지만 작은 실수라도 이끌어내기 위해 레알 마드리드 필드 플레이어들은 더 거친 압박 플레이를 펼쳐야 했던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60분 47초에 반전 드라마의 시작을 알리는 귀중한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냈다. 주장 완장을 차고 맨 앞을 지휘한 카림 벤제마가 상대 골키퍼 지안뤼지 돈나룸마를 강하게 밀어붙인 것이다. 이 강한 몸싸움에 돈나룸마는 중심을 잃고 패스 미스를 저질렀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컷 백 크로스를 받은 카림 벤제마가 침착한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성공시켰다. 억울한 돈나룸마는 벤제마의 밀기 반칙이라고 격하게 항의했지만 이미 상황은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5분 뒤 레알 마드리드의 역습이 전개되면서 벤제마에게 또 하나의 좋은 득점 기회가 찾아왔다. 동료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가 오프 사이드 라인을 허물 수 있는 기막힌 타이밍의 스루 패스를 넣어준 것이 적중했다. 이 공을 받은 벤제마는 과감한 오른발 터닝 슛으로 두 게임 합산 점수를 2-2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거짓말처럼 106초 뒤에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내친김에 연장전 고민 안 하고 게임을 끝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계속된 압박을 펼쳤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빠른 드리블을 막던 파리 생 제르맹 주장 마르퀴뇨스가 질못 걷어낸 공을 따라간 카림 벤제마가 감각적인 원 터치 오른발 아웃사이드 슛을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굴려 넣었다. 이 놀라운 해트트릭 반전 드라마가 챔피언스리그 16강 최고의 순간으로 저장된 것이다.
이에 조급해진 파리 생 제르맹의 포체티노 감독은 앙헬 디 마리아(81분)와 율리안 드락슬러(88분)를 차례로 들여보냈지만 레알 마드리드가 휘어잡은 물결을 되돌리기에는 뒷심이 모자랐다.
2021-2022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nd 게임 결과
(3월 10일 오전 5시,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 마드리드)
★ 레알 마드리드 3-1 파리 생 제르맹 [득점 : 카림 벤제마(61분,도움-비니시우스), 카림 벤제마(76분,도움-모드리치), 카림 벤제마(78분) / 킬리앙 음바페(39분,도움-네이마르)]
- 두 게임 합산 점수 3-2로 레알 마드리드 8강 진출!
레알 마드리드 CF 선수들
FW :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카림 벤제마, 아센시오(57분↔호드리구)
MF : 발베르데, 토니 크로스(57분↔에두아르도 카마빙가), 루카 모드리치
DF : 나초, 다비드 알라바, 에데르 밀리탕, 다니 카르바할(66분↔루카스 바스케스)
GK : 티보 쿠르투아
파리 생 제르맹 선수들
FW : 킬리앙 음바페,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MF : 레안드로 파레데스(71분↔이드리사 게예), 마르코 베라티, 다닐루(81분↔앙헬 디 마리아)
DF : 누누 멘데스, 킴펨베, 마르퀴뇨스, 아크라프 하키미(88분↔율리안 드락슬러)
GK : 지안뤼지 돈나룸마
◇ 3월 10일 현재 8강 진출 클럽
레알 마드리드 CF(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이상 잉글랜드)☞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