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합의가 이뤄지는 듯했지만, 결국 사무국과 선수 노조가 합의점에 도달하는 데 실패하면서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정상 개막이 물 건너 갔다.

메이저리그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2일(이상 한국시간 기준)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위치한 로저 딘 스타디움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으로 정규시즌 개막일이 연기됐음을 발표했다.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2022시즌 첫 2개의 시리즈를 취소하는 게 확정됐다. 개막 연기로 취소된 경기는 추후 재편성되지 않고, 이 부분에 있어서 선수들에게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선수 노조가 파업했던 1995년 이후 무려 27년 만에 노사협정 문제로 메이저리그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선수 노조와 사무국의 노사협정이 끝나지 않으면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이 미뤄졌다는 것을 보도한 AP통신 보도 갈무리

선수 노조와 사무국의 노사협정이 끝나지 않으면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이 미뤄졌다는 것을 보도한 AP통신 보도 갈무리 ⓒ AP통신

 
속도 내는 것 같았지만... 최종안 받아들이지 않은 선수 노조

지난해 말 직장 폐쇄 이후 원래대로라면 2월 중에 시작됐어야 할 스프링캠프도 열리지 못한 채 선수 노조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노사협정(CBA)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양 측은 데드라인이 다가오자 협상 테이블에서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특히 1일 양 측이 약 16시간 반 동안 마라톤 협상을 펼쳤다. 이와 더불어 선수 노조는 2~3년차 선수 중에서 서비스 타임 상위 22%인 선수들에 대한 연봉 조정 자격 부여(슈퍼 2) 비중을 늘려달라는 요구를 철회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순조롭게 흘러가던 양 측의 협상이 재개되자 분위기가 다시 냉랭해졌다. 역시나 이견 차를 보였던 사치세 한도, 보너스 풀(연봉 조정 신청 자격을 얻지 못한 젊은 선수들에게 부여하는 것), 최저 연봉 등 양 측이 요구하는 금액이 서로 달랐다.

사치세의 경우 선수노조는 2022년 2억 3800만 달러→2026년 2억 6300만 달러를, 사무국은 2억 2000만 달러를 유지하면서 2026년에는 2억 3000만 달러로 올리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서로 생각하는 최저 연봉(선수 노조 72만 5000달러, 사무국 70만 달러) 역시 차이가 드러났다.

한 치의 양보 없이 각자 원하는 금액을 계속 고수하면서 야구 팬들이 그토록 원했던 메이저리그 정상 개막이 무산됐다. 일부 현지 팬들은 협상이 진행된 로저 딘 스타디움을 찾아가 조속한 합의를 원한다는 목소리를 냈으나 이들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갈 곳 잃은 선수들...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등 정규시즌 개막을 위한 과정에 1달 가까이 시간이 소요되고, 무엇보다도 양 측의 협상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그러다 보면 취소 경기 수는 더 늘어나고, 선수들이 받을 급여는 점점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AP통신 >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제이크 크로넨워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스타 선수들의 FA가 1년 미뤄질 전망이다. 정규시즌 일정이 줄어들 때 선수들은 하루 평균 2050달러의 손실을 본다"고 선수들이 입게 될 피해를 설명했다.

올해 이전까지 가장 최근에 노사협정 문제로 시즌 파행이 불가피했던 지난 1994년의 경우 포스트시즌 일정이 취소됐으며 이듬해 정규시즌은 예년보다 18경기 줄어든 팀 당 144경기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직장폐쇄 조치에 따라 구단 내 시설을 사용할 수 없었던 선수들은 또 다시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개인 훈련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에 들어와 한화 이글스 선수단과 동행하고 있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최근 미국으로 떠난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 등 코리안리거도 예외는 아니다.

여전히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은 김광현의 경우 상황이 더 좋지 않다. 구단들의 주요 업무가 중단된 만큼 노사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빅리그에서의 세 번째 시즌을 위한 과정이 많이 남아있다. 하루빨리 협상이 원만하게 끝나길 바라는 것은 팬, 선수 모두 같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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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노사협상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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