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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KAIST) 연구팀이 지난 11일 연구 논문 사전공개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높은 바이러스 전파율은 궁극적으로 코로나19 위중증화 비율을 낮춘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전파율과 위중증 비율의 상관 관계를 파악하려고 수학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우리나라처럼 1·2차 백신 접종률이 전체 인구 대비 80% 이상일 경우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져도 위중증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줄어든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머니투데이 2.4). 

앞서 정부의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도 1일 KBS 인터뷰에서 "전파력이 강해진다라는 것은 끝나간다는 걸 의미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최 교수의 말에 따르면 전파력이 강한데 치명력도 강한 바이러스는 없습니다. 숙주를 죽이면 전파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강한 바이러스가 득세하지만 전파가 잘 안 되면서 사그라지고 약한 바이러스가 강한 전파력을 무기로 득세합니다. 치명력이 약한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면 "어느 수준에서는 감기 비슷하게 대충 앓고 끝나는 병이 되는 것"이라는 게 최 교수의 설명입니다. 

핵심은 치명률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데 방역 조처를 해제하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오는 24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의 자가격리 의무 규정과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없애기로 했습니다. 독일도 16일부터 전국적으로 상점 출입 시 백신 패스를 제시하는 의무를 해제하기로 했습니다. 스웨덴은 지난 9일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대부분 해제했고 진단 검사도 중단했다고 외신들이 전했습니다(동아사이언스 2.14). 이들 나라들은 모두 하루 확진자가 수만 명에 달하지만 방역 조처를 풀고 있습니다.

오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하는 우리 정부도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는 유지하지만 그밖에 방역 조처는 완화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서 델타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위기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라며 "현재는 5만 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는 지난해 12월 대비 상당히 낮고 의료체계 여력도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세종보건환경연구원 보건연구사가 30일 오후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보건환경연구원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신속 PCR분석을 하기 위해 검체를 살펴보고 있다. 2021.12.30
 세종보건환경연구원 보건연구사가 30일 오후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보건환경연구원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신속 PCR분석을 하기 위해 검체를 살펴보고 있다. 2021.12.30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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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가 폭증하는데도 방역 조처를 해제하는 것은 언뜻 모순으로 비칩니다. 이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키워드는 '치명률'입니다. 하루 4만 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지만 방역 정책을 완화하기로 한 포르투갈의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는 "오미크론이 전보다 덜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것은 명백하다"라고 말했습니다(머니투데이 1.8). 앞서 손영래 반장의 말 중 "위중증 환자는 상당히 낮고"와 같은 맥락입니다.

이는 카이스트 연구 결과나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의 말처럼 전염성이 강하면 치명적이지 않다는 지적과도 상통합니다. 치명적이지 않으면 "어느 수준에서는 감기 비슷하게" 된다는 말이며 감기 비슷하게 됐다면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도 된다는 말이 됩니다. 방역 조처를 완전히 해제한 유럽의 일부 국가들은 사실상 코로나를 감기 수준으로 보고 있는 셈입니다.

우려

'확진자가 폭증하는데도 방역 조처를 완화할 수 있다니, 그렇다면 코로나19 초기부터 확진자 아닌 위중증 환자 위주로 방역 조처했더라면...'

가정은 불필요하다고 하지만 이 가정에도 역시 치명률이 적용됩니다. 코로나 초기부터 위중증 환자 위주의 대응 체계를 운영해 온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요양 중 적지 않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한국일보 2.8). 지금의 오미크론과 달리 당시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더 높았던 만큼 확진자를 막지 않고 위중증 환자 위주로 방역을 할 수는 없었다는 말입니다.  

현 방역 완화 조처 흐름에 우려를 표시하는 핵심 근거 역시 치명률입니다. 오미크론이 약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치명률이 독감의 2배여서 요양 중 급속히 증상이 나빠지는 환자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4일에는 광주광역시에서 코로나19(오미크론으로 추정)에 감염된 뒤 일정 기간 지나 격리 해제된 체육고 학생이 갑자기 숨지는 사례도 있었습니다(연합뉴스 2.6).

앞서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이 "5만 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는 상당히 낮다"라고 밝혔는데 확진자 규모 증가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당장은 위중증 환자의 수가 낮지만 확진자가 더 많이 생기면 그에 따라 시간 간격을 두고 위중증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또 다른 변이의 출현 가능성입니다. 감염병학자인 마크 울하우스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는 "코로나19 변이가 독성이 약해질 것이라는 광범위한 가설을 받아들이면서 위험이 야기되고 있다"라며 "오미크론 변이의 계통과 델타 변이의 계통은 완전히 다르다, 이처럼 새로운 변이는 어느 계통에서 변이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병원성이 얼마나 높을지 아직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동아사이언스 2.14). 
 
바이러스학자인 로렌스 영 영국 워릭대 교수도 "코로나19 변이가 알파에서 베타, 베타에서 델타, 델타에서 오미크론으로 선형적으로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라며 "델타 변이보다 훨씬 병원성이 높은 변이가 미래에 나타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동아사이언스 2.14).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햇수로 3년째 사회적 거리두기 통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회 경제적으로 피로감이 높은 상태입니다. 이 상황에서 전염력은 강하고 치명력은 약한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었습니다. 감기 수준으로 보고 팬데믹 상황을 종식할 때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감기보다 높은 치명률과 알 수 없는 또 다른 변이의 출현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방역 조처 강화냐 유지냐 완화냐 엇갈린 말들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덧붙이는 글 | 출처
머니투데이, '오미크론 확산' 오히려 종식 신호탄? 카이스트가 내놓은 연구결과
동아사이언스, 방역조치 속속 해제하는 나라들…과학자들 "변이 독성 강해질수도" 경고
머니투데이, 오미크론 안 잡혔는데도 '방역 완화' 선언한 나라들…왜?
한국일보, 오미크론 폭증 따른 방역 체계 완화, 안심할 수 있나
연합뉴스, 재택치료 후 사망 10대…방역당국 "증상완화로 격리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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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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