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수원 삼성에 입단한 염기훈은 12년째가 되는 올해 마지막 여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 기간동안 염기훈은 수원의 FA컵 3회 우승(2010, 2016, 2019)을 비롯해 K리그 통산 400경기 출전 달성, 수원 선수로 리그와 FA컵 최다출전 기록을 세우는 등 의미있는 기록들을 많이 만들어냈다. 이와 함께 수원의 침체기 상황에서도 묵묵히 팀을 지키며 환희와 좌절을 모두 함께했다.

이랬던 염기훈이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했다. 지난해 절반의 성공을 거둔 수원이 염기훈의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해줄까.

절반의 성공 거둔 수원의 2021시즌
 
기자회견 참석한 수원 박건하 감독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 박건하 감독이 1월 25일 경남 남해스포츠파크호텔에서 진행된 2022 K리그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기자회견 참석한 수원 박건하 감독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 박건하 감독이 1월 25일 경남 남해스포츠파크호텔에서 진행된 2022 K리그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연합뉴스

 
2018 시즌 이후 수원은 본격적인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9년 FA컵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스쿼드의 경쟁력은 떨어졌고 경기력과 성적, 팬심 모두 잃은 수원은 2019, 2020시즌 모두 하위 스플릿으로 추락했다.

위기의 수원을 구한 건 박건하 감독이었다. 2020년 9월 부임한 박건하 감독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2020 AFC 챔피언스리그(ACL) 에서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수원의 스쿼드를 생각한다면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기록이었다.

기세를 탄 수원은 5월까지 리그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K-음바페' 정상빈을 시작으로 민상기, 강현묵, 김건희, 김태환 등 소위 '매탄소년단'이 중심이 된 수원은 뛰어난 조직력과 에너지 높은 축구를 선보이며 전북 현대, 울산 현대를 잡고 리그 2위에 올라 이 전 두 시즌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상승세는 거기서 끝이었다. 여름이후 중원의 핵심인 고승범의 군 입대를 시작으로 주축선수들의 부상이 겹친 수원은 결국 얇은 스쿼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여기에 시즌초부터 약점이었던 용병들의 활약까지 미미해지자 중위권으로 내려간 수원은 33라운드 대구FC전 승리를 통해 파이널A 진출한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수원에게 있어서 지난시즌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첫 번째로는 선수들의 국가대표팀 차출이었는데 6월 이기제와 정상빈을 시작으로 11월에는 김건희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에 승선하면서 그 기량을 인정받었다.

두 번째로는 파이널A 진출이었는데 2018년 이후 3년 만에 파이널A에 진출한 수원은 비록 5경기에서 1무 4패를 기록했지만 그동안의 침체기를 벗어날수 있는 희망을 줬다는 점에서 이를 높게 평가할 수 있었다.

염기훈의 마지막... 동기부여가 확실한 박건하 감독 3년차 시즌
 
인터뷰하는 염기훈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의 '맏형' 염기훈이 1월 25일 남해스포츠파크호텔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인터뷰하는 염기훈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의 '맏형' 염기훈이 1월 25일 남해스포츠파크호텔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연합뉴스

올시즌 수원은 레전드 염기훈의 마지막 시즌이란 점에서 중요하다 볼 수 있는 시즌이다. 2010년 수원 입단 후 수원 소속 통산 최다 출전 1위(392경기), FA컵 역대 최다출전 1위(43경기)를 달성하는 등 수원의 새로운 역사를 쓴 그는 올시즌을 통해 K리그 최초로 80-80 클럽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올시즌을 준비하는 수원은 상당히 분주한 이적시장을 보냈다. 주장 김민우가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청두 룽청으로 이적한 데 이어 지난시즌 'K-음바페' 라고 불리며 센세이션한 활약을 펼친 정상빈 역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으로 이적(이적 후 스위스 그라스호퍼로 임대)했다. 여기에 지난 여름 복귀한 권창훈도 군 입대로 인해 팀을 떠났다.

용병들의 전원 교체도 눈에 띈다.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였던 제리치와 니콜라오를 모두 내보낸 데 이어 대표팀 차출과 부상 등으로 팀에 기여도 낮았던 헨리와도 결별한 수원은 용병들의 교체를 통해 분위기 쇄신을 노리는 모습이다.

이 자리는 K리그에서 기량을 인정받은 선수들로 채웠다. 수비진에는 지난 3시즌 동안 울산 현대에서 핵심자원으로 활약한 불투이스 영입을 시작으로 2018년부터 2019년 여름까지 1년간 수원에서 맹활약을 펼친 엘비스 사리치를 다시 영입했다. 그리고 지난해 골머리를 썩힌 공격진에는 덴마크 2부리그 득점왕 출신 그로닝을 영입했는데 고액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영입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선수 영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광주FC에서 수비수 이한도를 영입해 공중볼에 대한 약점을 메웠고 미드필드진엔 정승원과 류승우를 영입해 김민우가 이탈한 공백을 메우는데 성공했다.

기존멤버들의 전력은 올시즌에도 유지된다. 민상기를 시작으로 장호익, 최성근, 한석종, 김건희까지 각 포지션별로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들이 건제한 가운데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이들과 얼마나 시너지효과를 내는지가 올시즌 성패를 좌우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관심은 염기훈의 80-80 달성여부다. 현재까지 77골-110도움으로 80골에 3골 남겨놓은 염기훈인데 지난시즌부터 현격히 출전시간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 기록을 달성하고 현역생활을 마무리 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수원 경기를 보는 데 또다른 관심사다.

올시즌 수원은 박건하 감독 3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박건하 감독의 뛰어난 전술적 역량을 바탕으로 그동안 뚜렷한 결과를 내왔던 수원이 지난해 보다 더 나은 시즌을 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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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수원 삼성 염기훈 박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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