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노 미헬스 코치가 벤치를 지켰지만 첼시 FC는 낯선 곳에서 결코 쉽지 않은 게임을 펼쳐야 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5일 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되어 플리머스 아르가일과의 잉글랜드 FA(축구협회)컵 4라운드(첼시 2-1 승)부터 팀을 지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 첼시 FC(잉글랜드)가 한국 시각으로 10일(목) 오전 1시 30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있는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1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 준결승에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 알 힐랄 SFC(사우디 아라비아)를 1-0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루카쿠 결승골 만든 골키퍼 '케파'의 슈퍼 세이브

코로나-19 때문에 축구장이 아직 어수선하다. 이 대회는 원래 지난 해 말 일본에서 개최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개최 시기도 해를 넘겼고, 장소까지 아랍에미리트로 바뀐 것이다. 더구나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 첼시 FC가 감독 없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도착해야 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지난 5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게임 대진표 상 홈 팀 자격을 얻은 아시아 대표 알 힐랄이 파란색 유니폼을 입었고 첼시 FC가 노란색을 택했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낯익은 전 국가대표 수비수 장현수가 알 힐랄 SFC의 수비를 이끌었지만 첼시 FC는 역시 강팀이었다.

게임 시작 후 32분만에 결승골이 나왔다. 첼시 FC의 왼쪽 측면 공격을 카이 하베르츠가 흔들면서 오른발로 크로스한 공이 골문 앞에 떨어져 로멜루 루카쿠의 오른발에 걸린 것이다. 애매한 높이로 날아온 크로스가 앞에서 점프한 선수들 때문에 시야에서 사라졌기 때문에 알 힐랄 왼쪽 풀백 야세르 알샤라니 몸에 맞고 떨어진 공이 결승골 계기가 된 셈이다.

개최국 아랍에미리트 프로 리그 우승 팀 알 자지라 클럽을 2라운드에서 만나 6-1로 크게 이기고 올라온 알 힐랄 SFC는 후반전에 첼시 FC 골문을 여러 차례 위협했다. 그들이 간절히 바라는 동점골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첼시 FC가 자랑하는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의 놀라운 슈퍼 세이브 때문이었다.

알 힐랄 SFC 역습의 중심 무사 마레가가 63분에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며 결정적인 동점골 기회를 잡았지만 각도를 줄이며 앞으로 나온 케파 아리사발라가가 몸으로 막아냈고 그로부터 5분 뒤에는 모하메드 칸노의 위력적인 오른발 중거리슛이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순간도 케파 아리사발라가는 자기 왼쪽으로 날아올라 믿기 힘든 슈퍼 세이브 실력을 자랑했다.

이렇게 한 골을 잘 지켜낸 첼시 FC는 오는 일요일(13일) 오전 1시 30분 같은 곳에서 CONMEBOL(남아메리카 축구연맹)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챔피언으로 먼저 결승에 올라간 SE 파우메이라스(브라질)와 최종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만나게 됐다. 첼시 선수들과 팬들은 투헬 감독이 격리를 끝내고 날아와 이 결승전에서 재회하기를 바라고 있다.

아쉽게 결승행을 놓친 알 힐랄 SFC와 알 아흘리 SC(이집트, 아프리카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는 이보다 앞서 12일(토) 오후 10시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3위 싸움을 펼친다.

2021 FIFA 클럽 월드컵 준결승 결과
(2월 10일 오전 1시 30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 -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첼시 FC 1-0 알 힐랄 SFC [득점 : 로멜루 루카쿠(32분)]

클럽 월드컵 결승전 일정
(2월 13일 오전 1시 30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 - UAE 아부다비)
첼시 FC - SE 파우메이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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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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