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대구FC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했다. 만년 하위권에 머물던 팀은 이제 어엿한 중상위권 팀으로 올라섰고 내로라 하는 스타 플레이어들을 배출해내면서 K리그 대표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시민구단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는 대구가 구단 역대 최고성적인 리그 3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 시즌에도 한 단계 더 도약을 꿈꾸고 있다.

역대 최고성적 달성했지만... 아쉬움도 많았던 2021시즌
 
대구FC 이근호와 세징야가 지난 3월 21일 K리그1 6라운드 울산전에서 역전골을 넣은 이후 기뻐하고 있다.

이근호와 세징야. ⓒ 한국프로축구연맹

 
2018년을 기점으로 대구는 매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같은 해 조현우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맹활약으로 대구를 대표하는 스타로 올라선 가운데 FA컵에선 울산 현대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과 2020년에도 성장세는 계속 이어졌다. DGB 대구은행 파크 개장으로 축구전용구장을 갖게된 것을 시작으로 구단 최초로 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 리그에선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등 성적과 인프라, 관중몰이 모두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스타 플레이어들도 배출해냈다. 정태욱과 김재우, 김대원, 정승원은 연령별 대표로 발탁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고 대구의 에이스로 거듭난 세징야는 대구와 K리그를 대표하는 특급용병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시즌도 한 단계 더 성장하고자 한 대구지만 시즌내내 롤러코스터와 같은 행보를 보였다. 시즌 초 데얀, 류재문, 김대원, 김선민, 신창무, 황태현, 이진현 등이 이적하면서 선수층이 얇아진 가운데 공수의 핵심인 에드가, 홍정운마저 부상으로 이탈했다. 여기에 정승원은 계약문제로 인해 팀에 늦게 합류하면서 시즌초 전력구성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대구는 초반 9경기에서 1승에 그치는 부진속에 최하위로 떨어졌다.

4월 중순을 기점으로 부상자들의 복귀와 주축선수들의 컨디션이 회복되면서 전력이 갖춰진 대구는 4월 17일 서울전 1-0 승리를 시작으로 5월 16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까지 6연승을 내달렸다. 8월 1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까지 리그 11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내달리며 순위를 2위까지 끌어올린 대구는 구단 역사상 최고 기록인 6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여름 이후 다시 페이스가 꺾였다. 주축 선수들의 도쿄 올림픽 차출로 인한 전력누수와 ACL 일정을 병행하는 탓에 체력저하가 맞물린 대구는 5연패에 빠지는등 부침을 거듭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얇은 스쿼드가 결국 시즌 후반부들어 크게 다가온 것이었다.

그럼에도 순위는 꾸준히 유지했다. 여름이후의 부침으로 인해 제주 유나이티드, 수원FC에게 거센 추격을 받은 대구는 전반기에 획득한 승점덕분에 3위자리를 지켜낼수 있었고 최종 15승 10무 13패의 성적을 기록해 3위로 시즌을 마쳤다. 리그 3위는 대구의 역대 리그 최고성적에 해당되는 기록이었다.

아쉬움은 ACL 본선진출권을 놓쳤다는 점이다. 전남 드래곤즈와 치른 FA컵 결승에서 우승할 경우 올 시즌 ACL 본선에 다이렉트로 진출할 수 있었던 대구는 원정 1차전을 1대 0으로 승리하며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그러나 홈 2차전에서 어이없게 패하며 전남에게 우승을 내준 대구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ACL 진출여부를 결정짓게 되었다.

이 밖에 경기 외적으로 잡음이 많았던 시즌이기도 했다. 시즌 초 정승원이 재계약 문제로 팀 분위기를 흐트러뜨린 것을 시작으로 과거 대구에서 활약했던 모 선수의 폭행 보도가 나오면서 조용할 틈이 없었다.

가마 감독 체재의 첫 시즌, 보완점은?
 
 새롭게 대구FC의 지휘봉을 잡은 가마 감독.

새롭게 대구FC의 지휘봉을 잡은 가마 감독. ⓒ 대구FC 공식 인스타그램 캡쳐

 
올 시즌을 앞두고 대구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두 시즌간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던 이병근 감독이 물러나고 브라질 출신의 가마 감독이 새로이 부임한 것. 조광래 대표이사가 경남FC-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시절 코치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가마 감독은 태국에서 성공적인 감독생활을 보낸 뒤 대구의 감독으로 부임하며 K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

선수단의 변화도 눈에 띈다. 지난시즌 재계약 문제로 잡음이 일었던 정승원을 비롯해 황순민, 츠바사, 김재우, 박한빈등이 팀을 떠났다. 전체적으로 중원에서 많은 영향력을 제공한 선수들의 이탈이 있었다.

베테랑들의 영입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국가대표팀 레프트백 홍철을 비롯해 이태희를 영입해 좌우 측면을 보강한 데 이어 지난시즌 임대신분으로 활약했던 이근호를 완전이적으로 영입했다. 그리고 취약한 포지션으로 평가받은 골키퍼 자리에는 오승훈을 영입하며 뒷문도 확실히 보강했다.

이를 제외한 기존틀은 변함없이 유지된다. 세징야와 에드가가 포진한 공격진은 올시즌에도 큰 파괴력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근호와 정치인과 같은 조커들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정태욱을 중심으로 김진혁, 홍정운이 구축할 수비진 역시 부상만 없다면 최상의 수비력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리스크가 커보인다. 첫째로는 중원의 무게감이 약해졌는데 황순민, 정승원, 츠바사, 박한빈이 한 번에 떠나면서 가용인원이 줄어든 반면 스즈키 케이타를 제외하곤 뚜렷한 보강이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자칫하면 올 시즌에도 플레잉 코치인 이용래가 많은 경기에 출전할 공산이 커보인다. 대구로선 지난시즌 성장세를 보인 2001년생 신예 이진용의 활약이 가장 중요해졌다.

아울러 매시즌 대구를 괴롭혀 온 얇은 스쿼드는 올 시즌도 대구의 아킬레스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ACL을 병행해야 하는 대구의 입장에선 시즌 후반부 이 점이 큰 장애물이 될 수도 있는데 선수단의 부상관리와 효율적인 스쿼드 운용이 필요해 보인다.

30대를 넘어선 세징야와 에드가의 건강역시 관리가 필요하다. 팀내 공격포인트 1, 2위를 기록(세징야 9골 7도움, 에드가 10골 5도움(리그 기준))할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두 선수지만 반대급부로 시즌내내 잔부상에 시달리는 등 부상의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이 빠질 경우 대구의 공격은 상당히 답답한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서두에 언급한 이근호, 정치인, 오후성, 김진혁과 같은 백업자원들의 활약도 필요하다.

지난 시즌 동안 대구는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민구단의 성공적인 사례를 보여줬다. 올 시즌도 이전 못잖게 어려운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극복하고 또 한번의 성장을 이룰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리그 1 대구FC 세징야 가마 조광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깔끔한 기사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