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국가대표 이상호

스노보드 국가대표 이상호 ⓒ 하이원리조트 선수단

 
'배추보이' 이상호(27)가 한국 동계 스포츠의 새 역사 만들기에 나선다. 

이상호는 8일 오전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에 출전한다.

스노보드를 타고 가파른 경사를 빨리 내려오며 속도를 겨루는 평행대회전은 예선에서 16명을 가려낸 뒤 16강부터 2명의 선수가 1대1 토너먼트 맞대결을 벌여 더 빨리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가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방식이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하루 만에 모두 치르며, 본격적으로 메달 경쟁을 벌이는 8강 토너먼트는 오후 4시 15분(한국시각)에 시작한다.

고랭지 배추밭에서 스노보드 배운 이상호 

한국은 어엿한 동계올림픽 강국으로 자리 잡았으나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피겨 스케이팅 등 얼음 위에서 펼치는 빙상 종목에만 메달이 편중됐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준 것이 이상호였다. 2013년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 17세로 최연소 참가해 53명 중 20위에 올랐고, 곧이어 주니어 선수권대회 평행대회전에서 우승하며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어린 시절 고향인 강원도 정선의 고랭지 배추밭에서 처음 스노보드를 타며 세계적인 선수가 된 독특한 스토리 덕분에 '배추보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2017년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모든 준비를 마친 이상호는 마침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동계 스포츠 사상 첫 설상 종목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결승전에서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에 불과 0.43초로 패하며 아깝게 금메달을 놓쳤으나, 한국 동계 스포츠의 역사를 새로 쓴 값진 메달이었다.

0.43초 차로 놓쳤던 금메달, 이번엔 따낼까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며 4년 뒤 열릴 2022 베이징 올림픽을 기약했으나, 예상치 못한 시련이 찾아왔다. 2020년 1월 어깨 탈구 부상을 당해 선수 생활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다행히 수술을 잘 마치고 재활에 나섰으나, 이번에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해외 전지훈련이나 국제대회가 연거푸 취소됐다. 한국은 훈련 시설이 부족해 실전 감각을 되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상호는 올 시즌 7차례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평행대회전과 평행회전 성적을 합산한 남자부 종합 랭킹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AP통신도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를 전망하며 이상호를 가장 유력한 평행대회전 금메달 후보로 꼽았다. 경쟁자로는 랭킹 2, 3위를 달리는 슈테판 바우마이스터(독일)와 드미트리 로지노프(러시아)가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보여준 패기와 돌풍에다가 노련미까지 더해진 이상호가 과연 한국 동계스포츠 역사에 최초의 설상 종목 금메달을 선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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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스노보드 베이징 동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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