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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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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도 채 안 남은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이준석 대표간 갈등이 빚어진 사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치고 올랐다. 덩달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도 상승세를 탔다. 10일 발표된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후보는 11.1%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확인).

내분을 격던 국민의힘은 지난 6일 윤석열-이준석 포옹으로 원팀을 선언했다. 효과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현재 대선판의 맥을 읽고자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를 지난 8일 전화로 연결했다. 다음은 장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불안한 이재명, 추가 하락 저지의 윤석열, 기회의 안철수

-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현재 상황, 어떻게 보나요?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여론조사 수치상으로는 안정적으로 앞서가고 있으나 변수가 많은 '불안한 선두'예요. 왜냐하면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하락했지만, 이재명 후보가 그만큼 올라가진 않았어요. 그 점은 이 후보가 상당히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될 지점이죠.

윤 후보는 이준석 대표와 갈등 봉합으로 추가 하락세 저지하는 기반을 마련했지만 이후 실수 없는 캠페인을 하는지 지켜봐야죠. 안철수 후보에겐 '기회의 시간'이 왔어요. 적어도 지지율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단일화라는 이벤트 통해 야권 대선후보가 될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변동성과 유동성이 큰 상황입니다."

- 현재 상황은 이재명 후보에게 가장 안 좋아 보이는군요. 이 후보는 윤 후보가 급락 했는데도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잖아요.

"이재명 후보에게 안 좋은 건 두 가지예요. 첫째 정권교체 여론이 아직도 50% 내외 기록하고 있다는 것, 둘째 윤 후보의 비호감도가 높아졌는데도 이 후보의 비호감도가 낮아지지 않았다는 것. 이것은 이 후보 본인이 잘해서 외연을 확장하기엔 상당히 힘든, 불리한 구도란 겁니다."

- 이유가 뭘까요.

"조국 사태 이후에 민주당 정권, 문재인 정권에 대한 반감이 상대적으로 너무나 커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어요. 또 하나, 이 후보가 과연 민주당의 전통적인 가치를 지킬 수 있는 후보인가라는 회의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은 공정·정의·여성·약자·평화 등의 시대적 담론을 이끌어 갔었잖아요. 그러나 이 후보가 살아온 삶을 보면 이러한 민주당의 가치와는 좀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죠."

- 민주당은 과거 탈당 인사들 복당시키며 통합 행보를 보이는데.

"큰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득표에 도움이 될까 의구심도 있어요. 결국 국민의힘 쪽으로 호남 인사들이 옮겨가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의 일환이에요. 그런데 그분들이 흐름을 바꿀 만한 큰 영향력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지지율엔 상당히 제한적인 효과를 보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1부는 일단 해피엔딩인데... 2부는 예측 어려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로 출근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로 출근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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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내분이 6일 밤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포옹으로 봉합된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 내분을 두고 여러 평가가 나오는데 어떻게 봤나요?

"1부에서는 막장 드라마로 시작을 했지만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났어요. 앞으로 2부 드라마에서는 어떠한 스토리로 갈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당대표와 대선후보 간 갈등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대선을 포기한다는 의미겠죠.

그래서 윤 후보나 이 대표는 상대의 영역을 존중해 주는 모습을 보일 것이고 서로에게 조심할 것 같아요. 그런데 갈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정책 일정 메시지와 관련한 불협화음이 싸움으로 번지지 않도록 윤 후보가 정치력을 발휘해서 위기관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씀드립니다."

-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문제는 끝난 걸까요?

"끝나지 않겠죠. 대선후보는 당연히 측근이 있을 수밖에 없고 자신이 무척 믿는 사람들과 여러 가지를 상의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윤핵관'들이 공개적 혹은 비공개적으로 윤 후보에 조언과 영향력을 끼치려는 것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워 할 것 같고요. 윤 후보 스스로도 윤핵관보다는 이준석 대표와 여러 가지 일들을 상의함으로써 선거대책본부의 체제를 갈등 없이 이끌어 나가고 싶어할 것 같아요."

- 이 문제에 있어서 관건은 지지율 같습니다. 지지율이 올라가면 문제가 안 터지겠지만, 반대 경우라면 유사한 일이 또 일어나지 않을까요?

"지지율이 상승세를 탄다면 갈등은 드러나지 않고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넘어가겠지만, 이준석 대표가 합류했는데도 지지율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으면 원인 찾기와 책임 전가 등의 모습이 나올 겁니다.

그리고 윤 후보의 가족 리스크와 개인적인 실수, 정책 준비 부족 등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잖아요. 후보 개인의 문제가 선대본의 문제가 되지 않도록 위기관리를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도 커다란 숙제 중 하나죠."

-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윤석열 후보 본인에게 있는 것 같은데.

"맞아요. 윤석열 후보가 과연 대한민국을 담당할 지도자감인지, 도덕적·정책적으로 준비가 제대로 돼 있는지, 의구심의 시선을 많이 받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실수 없이 가족과 본인을 향한 여러 가지 의혹과 리스크에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는 문제가 있습니다. 본인이 실수하지 않아야 해요."

"실무형 선대본부는 위험한 선택, 왜냐면"

- 실무형 선대본부로 꾸린 건 어떻게 평가하나요?

"저는 우려스럽고 위험한 선택이라고 보고 싶어요. 왜냐하면 정치적 경험이 오래됐거나 역량 있고 준비된 후보라면 실무형 선대위로 최소한의 뒷받침을 받는 게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윤 후보는 정치 초년생이잖아요. 선대위에서 아주 탄탄한 뒷받침을 받아야 하는데 그런 뒷받침 없이 실무형으로 조직을 꾸린다는 건 위험해 보여요.

실력 있는 후보라면 선대위의 탄탄한 뒷받침 없어도 개인 역량으로 극복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의 윤 후보의 모습으로 봐서는 그런 걸 기대하긴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해요. 그래서 차후에라도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선대위를 구성해서 계속 보강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 윤석열 후보는 선대위 해체 후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조언을 듣겠다고 했죠. 그런데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제 상관 안 하겠다고 했어요. 두 사람 사이는 결별이라고 보는 게 합당하죠?

"이준석 대표가 김종인 전 위원장도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 하겠다고 했잖아요. 이준석 대표의 설득과 윤 후보의 요청을 통해서 김종인 전 위원장도 함께할 수 있는 명분을 줘야 해요. 김종인 전 위원장만큼 메시지를 통해 선거 프레임 잡아줄 만한 분이 없어요. 그래서 다시 삼고초려해서 김종인 전 위원장을 선대위가 아니더라도 어쨌든 윤 후보를 위해 일할 수 있게 명분과 공간을 만들어줘야겠죠."

- 과거 김종인 전 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연기만 해달라고 했잖아요. 그것 때문에 윤 후보 마음이 많이 상한 거 같은데.

"공개적으로 그런 발언을 한 건 상당히 부적절했고 실수였다고 보여져요. 그래서 윤 후보도 화가 많이 났겠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대선에서 이기는 것이기 때문에 같이 참여하는 게 맞아요. 그리고 윤 후보가 정치 초년생으로서 잘 모르는 부분들이 있으니 그것은 선대위에서 정책, 일정, 메시지를 잘 뒷받침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지 '너는 연기만 하는 꼭두각신 역할만 해'라고 생각하는 건 좀 과한 비판인 것 같습니다."

"야권에게 단일화는 가능성이라기보다 당위성"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지난 7일 오전 동물보호단체 위액트 남양주 대피소에서 봉사활동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지난 7일 오전 동물보호단체 위액트 남양주 대피소에서 봉사활동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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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이야기를 해보죠.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율이 10%를 넘겼습니다. 야권 단일화 이야기도 나옵니다.

"단일화 이야기는 앞으로 대선에 가장 주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현 시점에서 보면 윤석열-안철수 두 사람이 독자적으로는 대선에서 이기긴 어려워요. 그러니까 안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 15% 정도 내외를 기록한다면 정치권은 야권 단일화 이슈에 파묻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번 주(1월 10~15일) 지지율 추이가 중요해 보여요. 윤 후보가 당내 갈등을 봉합했고 정책 행보를 시작하는 현시점에서 아직 종속 변수로 보이는 안 후보의 여론 흐름이 어떨지를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 단일화는 될까요?

"단일화는 가능성보다는 당위성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안철수-윤석열 후보가 본인의 힘만으로는 정권 교체하기 어렵다는 지지율이 나오고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먼저 단일화하자고 말을 꺼내진 않겠지만 정권교체를 원하는 외부의 압력을 통해서 단일화 협상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 단일화하면 야권이 승리할까요?

"현재로서는 단일화를 하면 야권이 후보가 이길 수 있다는 게 여론조사 데이터로 나오고 있죠. 변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정권교체를 위한 최선의 길은 야권단일화라고 생각합니다."

- 이번처럼 정책이 실종된 대선도 없는 것 같아요.

"후보의 개인적 약점이 중요한 원인이죠. 양당 대선후보의 비호감도가 상당히 높은 게 큰 요인입니다. 앞으로 TV토론이 열리게 되면 네거티브 공세가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정책 선거 대결로 프레임이 어느 정도 전환될 것 같아요. 지켜보시죠."

- 남은 대선 레이스 동안 주목할 포인트는 뭔가요?

"대략 네 가지라고 봅니다.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가 본인들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을 어떻게 방어하고 대응할 것이냐. 두 번째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여야 각 후보의 셈법과 대응. 세 번째는 TV토론 정책토론에서 누가 승자가 될 것이고 그걸 통해서 대통령감인지 국민들께서 판별할 수 있을 것. 마지막 네 번째는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개인적인 말과 행동에 실수하는지. 이런 점들을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복게재 합니다.


태그:#장성철, #대선, #국민의힘, #윤석열, #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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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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