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방영된 2021 MBC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유재석이 대상을 차지했다. MBC에서만 2년 연속 수상이자 개인 통산 18회째 대상 수상의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 29일 방영된 2021 MBC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유재석이 대상을 차지했다. MBC에서만 2년 연속 수상이자 개인 통산 18회째 대상 수상의 위업을 달성했다. ⓒ MBC


이번에도 '어대유'(어차피 대상은 유재석)였다. 올해도 이변은 없었다. 29일 열린 2021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은 <놀면 뭐하니?> 유재석이 차지했다. 이로써 유재석은 각종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개인 통산 18회(MBC 총 8차례)나 대상 트로피를 차지하며 자신의 기록을 스스로 갈아치웠다.

​앞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에 전념해왔던 유재석은 약 2주간의 공백을 끝내고 이날 건강한 모습으로 행사에 참석해 시청자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오랜 동료인 이효리로부터 대상 수상자로 호명된 유재석은 "분에 넘치게 큰 상을 받게 됐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는 말로 소감을 피력했다.

국민 MC로서의 책임감 담은 수상 소감​
 
 지난 29일 방영된 2021 MBC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이날 유재석은 MBC에서만 2년 연속 수상이자 개인 통산 18회째 대상 수상의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 29일 방영된 2021 MBC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이날 유재석은 MBC에서만 2년 연속 수상이자 개인 통산 18회째 대상 수상의 위업을 달성했다. ⓒ MBC

 
"김태호 PD가 없는 <놀면 뭐하니?>가 어떨지 걱정됐고 동시에 <무한도전>부터 지금까지 호흡 맞춰온 추억이 많이 생각난다. 새로운 결정을 한 만큼 앞으로도 승승장구하길 바란다. 그동안 너무 고마웠다"며 그의 오랜 동료이자 조력자인 김 PD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얼마 전 저희 고 김철민 형님이 하늘나라로 가셨다. 늘 거리에서 수많은 분들에게 웃음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시다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하늘나라에서라도 여기서 많은 웃음을 주신 것처럼 많은 분들에게 웃음을 주셨으면 좋겠다."

​이어 그는 얼마 전 타계한 선배 개그맨 고 김철민에 대한 추모의 뜻도 함께 전달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들을 위한 위로의 말 역시 아끼지 않았다. 언제나 그래 왔지만 올해도 그의 수상소감은 국민 MC로서의 책임감이 담겨있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예능인들이 해야 할 일이 확실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더 즐거운 웃음 만들도록 하겠다. 앞으로 제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 몸이 다 하는 그날까지 대한민국의 개그맨으로서 많은 동료들과 함께 웃음을 드리겠다."

<놀면 뭐하니?> 출연진 맹활약... 김태호 PD 고별 인사 '눈길'​
 
 지난 29일 방영된 2021 MBC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를 이끈 김태호 PD의 퇴사 전 마지막 시상식 참석으로 눈길을 모았다.

지난 29일 방영된 2021 MBC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를 이끈 김태호 PD의 퇴사 전 마지막 시상식 참석으로 눈길을 모았다. ⓒ MBC


올해 MBC 방송연예대상에선 많은 시청자들이 예상했던 대로 <놀면 뭐하니?> 출연진들이 주요 부문 트로피를 휩쓰는 등 MBC 예능을 주도했던 공로를 인정받았다. 신봉선(최우수상), 이미주(신인상, 베스트 커플상), 정준하+하하(베스트 캐릭터 상) 등 현재 <놀면 뭐하니+(플러스)> 멤버들 이외에도 김종민, 홍현희, MSG워너비 등 상반기와 여름철에 큰 도움을 제공해준 인물들도 각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2021년 그 어느 해 이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나 혼자 산다>는 박나래(올해의 예능인), 기안84(최우수상), 박재정(신인상), 키(인기상) 등의 수상자를 배출하며 체면을 세웠다. 평일 예능을 책임진 <안 싸우면 다행이야> <아무튼 출근>에선 각각 안정환, 붐, 박선영 등이 트로피를 받으면서 지난 한 해 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난 20년 중에 15년을 토요일 저녁에 일했다. 그 시간을 항상 유재석 님이 같이 해줘서 버틸 수 있었다. 존경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김태호 PD)

​이날 시상식에선 오는 31일을 끝으로 20년간 몸담았던 MBC에서 퇴사하는 김태호 PD의 마지막 시상식 참석이 눈길을 모았다. 최우수 프로그램상 트로피를 받기 위해 무대에 올라선 그는 소감을 말하는 동안 잠시 말문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무한도전>을 비롯해 올해 <놀면 뭐하니?>를 빛내준 출연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그는 "(퇴사하게 되면) 신날 줄 알았는데, 상당히 MBC를 좋아했다. 한 번만 더 잡으면 남으려고 했는데 안 잡더라"는 농담으로 정들었던 직장을 떠나는 사람의 심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수년째 동일한 대상 후보... 돌파구 마련 필요한 2022년
 
 지난 29일 방영된 2021 MBC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지난 29일 방영된 2021 MBC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 MBC

 
시상식 결과로만 놓고 보자면 MBC 예능은 그럭저럭 무탈하게 한 해를 마감한 것처럼 보이지만 냉철한 반성도 필요한 해였다. 대상 후보자들에게 수여되는 '올해의 예능인상' 6명(김구라, 김성주, 박나래, 유재석, 이영자, 전현무)은 2019년 이래 3년 연속 동일한 인물들로 채워졌다.

​그중 김구라, 박나래, 이영자, 전현무 4인은 2018년에도 이름을 올려, 4년 연속 대상 후보로 선정되었다. 이는 해당 인물들의 빼어난 능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이들을 넘어설 만한 새 얼굴 발굴이 여전히 쉽지 않았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오랜 기간 장수 예능으로 각광받은 <라디오스타> <복면가왕> <나 혼자 산다>의 뒤를 이어 최근 3~4년 사이 <놀면 뭐하니?> <구해줘 홈즈> <전지적 참견 시점> 등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아직까지 시청자들을 확실하게 사로잡을 만한 신규 프로그램들이 많지 않았다. 게다가 프로그램의 론칭과 폐지가 반복되면서 20~30년 관록의 예능인들에 견줄 만한 젊은 인물 등장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야심 차게 마련했던 <트로트의 민족> <극한 데뷔 야생돌> <방과후 설렘> 등 오디션 예능은 예상대로 화제 몰이에 실패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기존 인기 예능조차 자체 최저 시청률 기록 및 각종 잡음 양산(나 혼자 산다)으로 어려움을 겪는가 하면 장기 방영에 따른 화제성 생산에 힘겨움을 드러내기도 한다.(복면가왕) 반면 불과 몇 년 전까지 MBC 각종 예능을 이끌었던 제작진은 어느새 CJ, 카카오, 각종 종편 등으로 자리를 옮겨 친정 회사를 위협할 만한 인기작들을 다수 배출하면서 위협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다.

​유튜브와 OTT 등 각종 신규 미디어의 급성장에 비해 MBC를 비롯한 지상파 예능들의 대응이나 움직임은 여전히 더디게만 느껴지는 게 현재의 방송가 상황이다. 지금까지 관습적인 방법으로 대응했던 제작 방식을 벗어나, 과감한 도전이 2022년에는 절실히 요구된다. 얼마 전 깜짝 공개된 MBC <놀면 뭐하니?>와 SBS <런닝맨>의 컬래버레이션 제작처럼 경계를 뛰어넘는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숙제가 내년 MBC에게 남았다.

다음은 2021 MBC 방송연예대상 수상자(작) 명단.
 
▲ 대상 = 유재석 (놀면 뭐하니?)
▲ 올해의 예능인상 = 김구라, 김성주, 박나래, 유재석, 이영자, 전현무
▲ 남자 최우수상 = 안정환 (안싸우면 다행이야), 기안84 (나 혼자 산다)
▲ 여자 최우수상 = 신봉선 (놀면 뭐하니?, 복면가왕)
▲ 라디오 부문 최우수상 = 장성규 (굿모닝FM 장성규입니다) 

▲ 올해의 예능프로그램상 = '놀면 뭐하니?'
▲ 버라이어티 부문 남자 우수상 = 장동민 (구해줘! 홈즈)
▲ 뮤직·토크 부문 남자 우수상 = 유세윤 (라디오스타)
▲ 여자 우수상 = 홍현희 (전지적 참견 시점)
▲ 라디오 부문 우수상 = 문천식 (정선희 문천식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 뮤지 안영미 (두시의 데이트 뮤지, 안영미입니다)

▲ PD상 = '나 혼자 산다' 팀
▲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 양세형 (구해줘! 홈즈, 전지적 참견 시점), 유병재 (전지적 참견 시점, 선을 넘는 녀석들: 마스터-X)
▲ 베스트 캐릭터상 = 정준하, 하하 (놀면 뭐하니?)
▲ 베스트 커플상 = 유재석, 이미주, 하하 (놀면 뭐하니?)
▲ 인기상 = 김종민 (놀면 뭐하니, 선을 넘는 녀석들: 마스터-X), 산다라박 (복면가왕, 나 혼자 산다), 키 (나 혼자 산다)
▲ 공로상 = 하춘화

▲ 베스트 팀워크상 = MSG워너비 (놀면 뭐하니?)
▲ 남자 MC상 = 붐 (구해줘! 홈즈, 안싸우면 다행이야)
▲ 여자 MC상 = 박선영 (아무튼 출근!)
▲ 특별상 = 권유리, 아이키, 옥주현, 전소연 (방과후 설렘)
▲ 라디오 부문 공헌상= NC 유니버스

▲ 라디오 부문 올해의 작가상 = 박세훈 작가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 라디오 부문 특별상 = 염민주 리포터 (57분 교통정보), 허일후 아나운서 (정치인싸)
▲ 시사·교양 부문 올해의 작가상 = 간민주 작가 (PD수첩) 
▲ 시사·교양 부문 특별상 = 강다솜 아나운서 (탐나는 TV), 오은영 (다큐 플렉스), 정준희 (100분 토론)

▲ 디지털 콘텐츠상 = '바꿔줘! 홈즈'
▲ 올해의 작가상 = 박현정 작가 (라디오스타)
▲ 남자 신인상 = 박재정 (놀면 뭐하니?, 나 혼자 산다)
▲ 여자 신인상 = 이미주 (놀면 뭐하니?)
▲ 라디오 부문 신인상 = 정준하, 신지 (정준하, 신지의 싱글벙글쇼)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MBC방송연예대상 연예대상 유재석 놀면뭐하니 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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