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방영된 Mnet <스트릿댄스걸스파이터>의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된 Mnet <스트릿댄스걸스파이터>의 한 장면 ⓒ CJ ENM

 
인기리에 방영 중인 Mnet 댄스 서바이벌 <스트릿댄스걸스파이터>(아래 <스걸파>)가 3차 미션을 통해 결승전에 진출할 6개 크루를 결정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스걸파> 5회에선 '케이팝 안무 창작' 미션으로 총 12개 크루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치열한 일대일 맞대결을 펼쳤다.

이날 방송에서는 ITZY, NCT 127, 몬스타엑스 등 현존 케이팝 대표 아티스트들의 곡에 크루들의 창작 안무를 덧붙여 1대 1 대결을 펼쳐, 결승 진출팀와 탈락팀을 나눴다. 매주 그래 왔듯 <스걸파>에 출전한 학생 크루들은 저마다 독특한 춤으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장관을 연출했다. 그중에서 브랜뉴차일드, 뉴니온, 플로어, 미스몰리, 턴즈, 클루씨 등 총 6개 크루가 결승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런데 이번 회차에는 시청자들로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 부분이 있었다. 바로 '댄스 트레이드' 규칙. A구간과 B구간으로 나눠 각각의 크루가 안무 창작 기량을 선보이는 규칙에, 상대편이 창작한 안무를 수정 없이 그대로 반영해야 하는 '댄스 트레이드' 구간이 주어졌던 것. 이 대목은 이번 미션에서 여러 양상으로 드러나며 논란을 야기했다.

감정 싸움 야기한 '댄스 트레이드' 규칙
 
 지난 28일 방영된 Mnet <스트릿댄스걸스파이터>의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된 Mnet <스트릿댄스걸스파이터>의 한 장면 ⓒ CJ ENM

 
'댄스 트레이드' 규칙을 활용해서 몇몇 크루는 상대가 따라 하기 어려울 법한 동작을 삽입하거나 혹은 곡의 흐름에 동떨어진 느린 동작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가령 비보잉에 능숙한 크루(브레이크앰비션)는 프리즈 같은 고난도 기술로 경쟁팀을 살짝 난처하게 만들기도 하고, 곡과 어울리지 않는 힙합 동작 기본기를 주기도 했다(플로어). 실제로 이날 경연에선 이러한 방식으로 대결이 이뤄진 장면이 여럿 목격되었다.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저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라는 불만이 등장하기도 했다. 특히 상대팀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안무의 흐름과 완전히 동떨어지거나 생뚱맞은 동작을 넘겨주는 크루들의 행태는 마스터들이 언급했던 "아름다운 경쟁"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특히 논란에 휩싸인 부분은 마지막 대결인 클루씨(팀 라치카) vs. 스퀴드(팀 YGX)였다.

그룹 아이콘 '열중쉬어(At ease)'에 맞춰 창작 안무를 준비하던 과정에서 양 팀의 감정싸움이 벌어졌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클루씨가 내놓은 난감한 '트레이드 구간' 동작으로 인해 시청자와 스퀴드의 분노를 자아내게 한 것. 스퀴드는 무난하면서도 멋진 동작을 상대방에게 전달해준 데 반해, 클루씨는 다리 사이에 손을 넣고 꽃게 춤을 추고 가운데서 빙글빙글 도는 등 막춤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엉성하고 따로 움직이는 구성을 일부러 넘겨줬기 때문이다. "이게 진짜 안무 맞냐?"는 물음에 클루씨는 웃으며 "열심히 짰다"고 뻔뻔하게 응수했고, 리더는 "제대로 알려주지 말라"고 팀원들을 단속하기까지 했다.

방송 인터뷰에서 스퀴드는 "좀 화가 났다. 장난하나? 대형도 안 맞고 디테일도 하나도 안 맞고"라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스퀴드는 마지막까지 노력하면서 동작들을 완수해냈지만 경연 결과는 클루씨의 6대 1 완승으로 끝났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공개된 유튜브 동영상 댓글을 통해 비판과 불만이 터져 나왔다.

승부도 좋지만... 정정당당한 대결 부재의 아쉬움
 
 지난 28일 방영된 Mnet <스트릿댄스걸스파이터>의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된 Mnet <스트릿댄스걸스파이터>의 한 장면 ⓒ CJ ENM

 
이날 <스걸파>에서 시청자들의 불만을 더욱 키운 장면은 중간점검 시간이었다. 서로의 댄스 트레이드 구간 퍼포먼스를 살펴보는 시간에, 클루씨 측은 스퀴드의 락킹 동작이 자신들이 준 안무와 다르다고 지적한다. 이에 스퀴드는 "(우리에게 보내준) 영상을 여러 차례 봤는데 (다리가) 공중에 뜬 부분이 있고, 안 뜬 부분이 있었다"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클루씨는 "뜬 부분이 있고 안 뜬 부분이 있으면 저희에게 물어봤어야 하지 않냐. 우리가 짠 안무인데"라고 답해 보는 이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안무를 짠 당사자조차 정확하게 동작을 만들지 않았으면서 되려 적반하장 식의 대응을 하는 건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스퀴드가 다시 동작을 보여달라고 하자 "우리가 (다시) 할 필요 없다"고 우기기까지 했다.

​더 큰 문제는 경연에 나선 청소년들을 지도하는 라치카 측 마스터들의 대응이었다. 누군가는 탈락해야 하는 경쟁이지만 그 이전에 참가자들은 엄연히 학생들이다. 그렇기에 마스터 제도가 있는 것이고, 성인 크루들의 대결이었던 <스트릿우먼파이터>와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어긋난 길로 가는 걸 막았어야 할 의무가 마스터들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라치카는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대결을 하게끔 유도하지 않고 오히려 클루씨를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다.

"자기 실력으로 가셔야죠" 시청자도 호응한 모니카의 일침
 
 지난 28일 방영된 Mnet <스트릿댄스걸스파이터>의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된 Mnet <스트릿댄스걸스파이터>의 한 장면 ⓒ CJ ENM

 
"너무 테크닉 어려운 것, 원드밀같은 걸 넣으면 (상대팀이) 단기간에 따라 할 수가 없다. 예쁜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허니제이)

클루씨와 비교되는 팀은 브레이크앰비션(팀 홀리뱅)이었다. ​앞서 뉴니온(팀 웨이비)과의 대결에서 브레이크앰비션은 비걸 크루라는 특색을 살려 고난이도 기술을 넣을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이들은 공정한 대결을 위해 비교적 합리적이고 쉬운 브레이킹 동작으로 상대방을 배려했다. 이들을 지도한 마스터 허니제이도 미리 학생들에게 정정당당한 승부를 하자고 일러줬다. 결국 브레이크앰비션은 0대 7 완패로 탈락하고 말았지만 후회 없는 승부로 찬사를 받았다.

​이와 비교해서 팀 라치카, 클루씨의 태도는 스스로를 깎아먹는 일이 되고 말았다. 경연 규칙에 맞췄다곤 하지만 상대팀에 대한 배려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승부에만 집착한 것처럼 비치는 건 모두에게 득이 될 리 만무하다. 이날을 마지막으로 탈락한 스퀴드의 무대는 더욱 아쉬움으로 남았다.

"누군가의 발목을 잡고 올라가는 건 아니에요. 자기 실력으로 가셔야죠. 그런 팀들을 몇몇 보고 있는데, 누군가에겐 장난이지만 누군가에겐 진지한 사투잖아요. 목숨을 걸고 한다는 게 이런 느낌은 아닌 것 같아요."(모니카)

양팀의 경연을 지켜본 마스터 모니카(프라우드먼)의 일침은 그래서 더욱 설득력을 얻을 수밖에 없었다. Mnet 특유의 독한 맛 경연 방식으로 야기된 과열된 경쟁은 제작진 측의 안이한 판단도 한몫을 차지한다. '댄스 트레이드'라는 규칙으로 결과적으로 해당 방영분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믿음을 잃어버리는 더 큰 우를 범하고 말았다. "해야 할 것" vs.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구분을 일부 경연 크루뿐만 아니라 제작진도 망각한 건 아닐까? <스걸파> 방영분 중 가장 실망감을 선사한 이번 3차 미션이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스트릿댄스걸스파이터 스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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