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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서울 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했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미국 체류를 마치고 당초 계획보다 1개월 빠른 지난 17일 귀국해,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디지털대전환위원장으로 임명돼 복귀했다.

박 전 장관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한 뒤 이후 여러 선거에서 중책을 맡아 활약했었다. 미국에서 한 발 떨어져서 본 한국 정치는 어땠는지 듣고자 지난 22일 박 전 장관과 전화 연결해, 디지털대전환위가 무엇인지와 향후 계획은 무엇인지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박 전 장관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한국 미래 결정하는 선거인데... 후보 가족 인신공격 등 네거티브 심해"
 
지난 3월 24일,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뒤 박영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만나 대화하는 모습.
 지난 3월 24일,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뒤 박영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만나 대화하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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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귀국해 지금 자가격리 기간인데, 한국에 돌아오니 어떠세요?
"한국에 105일 만에 왔어요. 그런데 자가격리라서 아직 바깥을 못 나가 봤거든요. 창문 밖으로 보는 한국은 여전히 변함없어요. 검색해서 기사 뉴스를 보면 굉장히 정신이 없어요."

- 왜 정신이 없을까요?
"대선을 앞두고, 정말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굉장히 네거티브가 너무 심한 선거이지 않나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정치권에 2004년에 들어와서 네 번째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거예요. 그런데 가장 복잡한 선거인 것 같아요."

- 어떤 게 복잡하나요?
"대통령 선거라는 건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잖아요. 그런데 한국의 미래는 실종되고 후보와 또 후보 가족에 대한 인신공격, 가짜 뉴스 같은 것들이 너무 심하기 때문에 실제로 투표장에 나갈 유권자들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어떤 후보가 필요한지 판단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혼란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유권자들은 지나친 네거티브 탓에 '여당이나 야당이나 똑같이 싫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국민들 사이 피로감이 굉장히 쌓여서 그럴 수 있을 거 같아요. 왜냐하면 뉴스 보면 즐겁지 않거든요. 희망적인 뉴스는 많이 나오지 않고 또 코로나로 인해서 삶이 힘들다보니 국민들께서 굉장히 지금 피로감이 누적돼 계신 상태에서 서로 진흙탕 싸움을 하는 모습을 계속 보게 되니까 마음이 참 좋지 않으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 미국 정치를 보셨을 텐데, 미국과 한국을 비교해 보면 어때요?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을 겪으면서 철학이 없는 대통령, 너무 물질주의에 빠진 대통령의 폐해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국민들께서 절감했다고 생각해요. 또 그동안 미국이 보여줬던 패권 국가로서의 존엄성 등이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굉장히 사라졌고 비판을 받은 데 대해서 미국 시민들이 '그동안의 우리가 세계에 줬던 인류애 등을 다시 되살려야 되지 않겠느냐'는 반성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우리 선거를 보면 우리도 국민들께서 앞으로 미래 대한민국의 모습이 어떻게 돼야 되는지에 대해서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요. 특히 지금 시기가 과거 100년 전에 증기기관차에서 전기로, 마차에서 자동차로 바뀌던 대변혁기보다도 더 큰 전환기이지 않습니까? 이러한 전환기에 우리가 어떤 대통령을 뽑아서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좀 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그럼 장관님은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지금 우리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바로 디지털 대전환입니다. 이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것은 플랫폼으로 모이는 사회이고요. 개개인의 접촉보다 온라인을 통해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사회로 지금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는 더욱더 디지털 세계의 중요성과 디지털 사회로 빠져들어 가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이제 메타버스라는 가상현실까지도 미래의 모습으로 우리 주변을 파고들어 오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는 대통령이 과거처럼 누구에게 뭘 맡겨서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결정해서 실행에 옮겨야 됩니다. 그래서 행정적인 경험이 있고 능력이 입증된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빠른 결정력, 능력 입증된 대통령 필요... 그게 이재명의 장점"

- 그게 이재명 후보라는 말씀이신가요.
"그게 이재명 후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물론 국민들이 보시기에 이재명 후보가 흠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장단점을 비교했을 때 이재명 후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지금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하나의 시대의 흐름이기 때문에 우리가 그런 부분에 더 방점을 찍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장관님이 아는 이재명 후보는 어떤 분이에요?
"저는 이재명 후보와 2006년도에 처음 만났습니다. 2007년도 대선 치를 때 제 밑에서 부실장을 했던 분이기도 합니다. 그때 일하시는 게 똑부러지고 자기 주장과 자기 철학이 확실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동안의 긴 세월 동안 이재명 후보가 다소 뾰족한 사람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뾰족한 돌이 많이 마모돼서 둥글둥글하게 상당히 많이 바뀌셨고 지금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대전환의 시기에 유능함과 강한 실행 능력을 갖춘 후보라고 설명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우)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우)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좌)
ⓒ 박영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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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엔 직책상 장관님 아래 있다가 지금은 위인데 불편하지는 않으세요(웃음)?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웃음). 이재명 후보가 때때로 저한테 누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이제 누나 저를 도와주셔야죠' 이렇게 편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저도 기꺼이 도와드리려고 생각했습니다."

- 선대위 디지털대전환위원회 위원장 맡으셨던데 어떤 걸 주로 하게 되나요?
"디지털 혁신 대전환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저의 메인 테마는 '추격 국가에서 글로벌 선도 국가로'입니다. 국가 3대 국가 과제를 선정했는데 첫 번째가 차세대 반도체 두 번째가 양자 컴퓨터, 세 번째가 융합 바이오입니다. 이 세 분야를 앞으로 이재명 정부에서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키워나가고 이 분야의 일자리를 늘려야 되겠다는 것이 저의 중요한 구상이고요. 이 밖에도 약 십몇 가지의 어젠다가 있는데 차차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왜 그걸 생각하셨을까요?
"지금 대한민국은 5G 시대에 가장 앞서가는 선두 국가입니다. 미국과 일본도 5G만큼은 한국을 쫓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이 5G 시대 이후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 분야가 차세대 반도체, 융합 바이오, 양자 컴퓨터 이 세 분야입니다. 우리가 이 세 분야를 게을리하면 향후 5년 후에는 또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한국이 굳건한 글로벌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이 세 분야에 더 많은 열정을 쏟아부을 필요가 있습니다."

- 그럼 지금은 그게 안 되는 이유는 뭐냐고 보세요?
"지금 안 되는 건 아니고 하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하는 이 정도의 예산과 열정 가지고는 부족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좀 더 과감하게 투자하고 과감하게 열정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문 정부, 부동산 정책의 방향은 옳았지만 상황 달라져... 속도조절 필요" 

- 장관님이 과거 인터뷰하실 때 부동산 관련해서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부동산 정책이 방향은 맞았지만, 너무 급진적으로 추진되었다"라고 하셨던데 어느 부분이 그렇다고 생각하실까요?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부동산 정책은 방향은 옳았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처음 이 정책을 추진할 당시와 지금의 상황은 사회경제적으로 많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돈이 많이 풀리고 또 국민들은 삶이 굉장히 힘들어지는, 예상치 못한 여러 요소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예상보다 부동산값이 폭등하면서 이것이 국민들 생활에 어려움, 고통을 준다면 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재명 후보가 너무 우클릭 하는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던데요.
"원칙주의를 강조하는 분들 입장에선 그런 비판도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코로나19라는 정말 전대미문의,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책을 구사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해요."

-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내셨잖아요, 정부는 자영업자에게 100만 원씩 지원을 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불만이 큰데 어떻게 보세요?
"저는 지금 코로나19 상황이 2년간 지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동안 아마도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문재인 정부가 소상공인을 경제 주체로 인정을 하는 것이 처음일 겁니다.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이 2년간 계속되고 있고 더군다나 지금이 연말이기 때문에 연말 대목을 기대했던 소상공인들에게 100만 원을 일률적으로 주는 것은 좀 부족하죠. 그래서 경우에 따라 이것이 턱없이 부족한 소상공인에게는 추가로 더 지원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하고 있고요. 특히 우리나라는 그동안의 관료들이 국민들에게 지원책을 쓰는 것이 익숙치 않아 왔습니다. 그러나 대공황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국가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주고, 경제를 살려놓은 다음 그 부채를 갚아나가는 게 맞지 않나 보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좌)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좌)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우)
ⓒ 박영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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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주 나온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윤석열 후보를 앞서는 걸로 나오던데 선대위 분위기는 어때요?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17~18일 조사, 이재명 후보는 40.3% 윤석열 후보는 37.4%로 집계됐다. 그 밖의 사항은 여론조사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표기-편집자 주)
"이번 선거는 정말 치열한 박빙 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추세입니다. 지금 이 후보는 상승세를 타고 있고 상대 윤 후보는 하락세를 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럴 때 민주당이 더 겸손하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고칠 것은 고치고 그렇게 뚜벅뚜벅 가게 되면 3월 9일 국민들께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이재명 후보를 찍어주시지 않을까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뭐라고 보세요?
"그동안 아직도 국민들이 민주당이 밉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 밉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서, 잘못한 건 더 반성하고 더 국민들께 사과드리고 빨리 변화하는 민주당으로 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 해야 하는 이유는 뭔가요?
"이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바뀌고 있지 않습니까. 문재인 정부에서 디지털 시대의 인프라를 깔았다면 이재명 정부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글로벌 선도국가가 돼야 합니다. 이 일을 가장 잘할 사람이 누구냐면 저는 이재명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유능함과 추진력, 실행력. 이 세 가지가 저는 이 시대에 필요한 대통령이 갖춰야 할 조건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서 국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겁니다. 대한민국이 다시 검찰 공화국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국민들 한 분 한 분의 삶이 보다 더 행복하게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되기 때문에 이번 3월 9일 대통령 선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대선 말고 개인적인 계획은 없으신가요?  
"저는 지금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또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서 백지장이라도 맞들어야 하는 매우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제 개인의 계획과 관련된 일은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신다면요.
"2021년 올해도 우리 국민 여러분들께서 코로나로 인해서 참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셨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한 해가 저물고 있고 새해를 맞이하게 됩니다. 올 한 해 우리 국민들께서 너무 애쓰셨고, 고단한 삶을 이어가시는 한 분 한 분께 정말 수고하셨다는 말씀드리고 싶고요. 2022년 내년에는 우리 모두 희망과 미래를 생각하면서 보다 힘찬 하루하루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모두 힘내시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복게재 합니다.


태그:#박영선, #이재명,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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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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