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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 거행된 평화민주당 현판식
 11월 13일 거행된 평화민주당 현판식
ⓒ 김삼웅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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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당은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군부독재의 유산과 야당일각까지 흡수하여 거여가 된 노태우 정권에 대항하여 민주화와 평화통일의 길을 여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평민당이 아무리 좋은 내용의 법률안을 제안해도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았고, 민자당은 5공회귀의 각종 법안을 날치기로 해치웠다.

야권통합이 더욱 절실해졌다.

평민당은 1차적으로 재야세력과 통합을 서둘렀다. 독재정권에서 추방되어 20여 년 반독재 민주화 투쟁과 여성권익 향상운동을 지도해온 이우정 교수를 중심으로 각계 인사 5천여 명이 신민주연합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어서 평민당과 통합키로 한 것이다. 신민주연합당 창당준비위원으로 각계의 명망가들이 참여했다. 

1992년의 대선을 앞두고 집권기틀을 마련한다는 대원칙에 따른 것이다. 

자문위원ㆍ고문ㆍ위원장단

△ 자문위원 : 공덕귀 여사, 유현석 변호사, 박세경 변호사 변형윤 교수, 김무진 선생
△ 고문 : 신도성, 김관석, 조남기, 조아라, 김병걸
△ 위원장 : 이우정
△ 부위원장 : 박일, 김말룡, 최성묵, 강창덕, 이광우
△ 위원 : 김영호, 서정룡, 신완식, 선종원, 윤강옥, 김병욱, 노동길, 박종화, 김자동, 오충일, 신계륜, 김순정, 허종렬, 김영원, 이건우, 박우섭, 김형래, 김정강, 임익근, 황인하, 이은재, 정봉주, 김창환, 이원범, 이길범

평민당은 1991년 4월 9일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신민주연합당준비위원회와 통합전당대회를 열고 당명을 신민주연합당(약칭신민당)으로 정하고, 7대강령을 채택하면서 총재 김대중, 수석최고위원 이우정을 선출하여 지도부를 구성했다.

'7대강령'은 1. 참여민주주의. 2. 도덕정치의 구현. 3. 정의로운 시장경제. 4. 인권 및 생명존중의 사회문화와 교육입국. 5. 차별없는 국민화합. 6. 공화국 연방제의 추진. 7. 전방위 자주외교와 도덕적 선진국을 내세웠다. 통합선언문(요지)은 다음과 같다.
                      
통합선언문(요지)   

오늘 평화민주당과 (가칭)신민주연합당창당준비위원회는 범민주 수권통합야당의 건설과 민간 민주정부 수립이라는 민족사적 부름에 답하여 신민주연합당으로의 통합을 7천만 겨레 앞에 엄숙히 선언한다.

오늘의 시국은 엄중하다. 민자당이 등장한 후 민주화의 희망 대신 불신과 좌절감이 국민의 가슴을 억누르고 있으며, 민주적 의회정치는 말살되고 공안통치만이 횡행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국민은 노정권의 반민주적 공안통치를 종식시키고 92년의 민간 민주정부로의 정권교체를 이룩할 수 있는 수권 통합야당의 출현을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오늘 우리는 이러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 역사적인 출범의 돛을 올리게 되었다. 이 나라 야당의 정통의 맥을 이어 오면서 독재에 굴복하지 않고 민주화와 서민 대중의 권익을 위해 앞장서 싸워 온 평화민주당과, 군사독재에 맞서 사회정의와 조국통일을 위해 투쟁해온 재야 민주세력의 주류를 대표하는 (가칭)신민주연합당과의 오늘의 역사적 통합이야말고 모든 민주세력의 대통합을 앞당기는 지름길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통합야당 신민주연합당은 어떠한 일을 할 것인가?

국민 개개인이 나라와 자기 운명의 주인으로서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참여민주주의를 꽃피울 것이다.

신민주연합당은 정직을 생명으로 한다. 신민주연합당은 도덕정치를 구현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앞장 설 것이다. 우리는 소외된 계층에게 국가의 따뜻한 보살핌이 고루 돌아가는 희망있는 복지사회를 실현할 것이다. 

우리는 당면해서 다가올 광역의회 의원선거에서 필승을 기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내년 상반기에 있는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에서 승리를 쟁취하고 이를 토대로 해서 궁극적으로는 내년 말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필승을 거두어, 이 나라 4천3백만 겨레의 반세기에 걸친 숙원인 진정한 민간 민주정부를 성취하고야 말 것이다. 

                                                                   1991. 4. 9
                                                            신민주연합당 통합전당대회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한 신민당은 전국지역을 망라한 지도부를 구성했다. 김대중 총재(호남)를 중심으로 수석최고위원에 이우정(경기), 최고위원으로 최영근(영남), 박영숙(평양), 노승환(서울), 박일(경남), 부산(최성묵), 김말룡(대구), 이용희(충청), 박영록(강원)의 진용이다.

통합창당대회는 「국민에게 드리는 글」에서 정권교체를 다짐했다.

국민에게 드리는 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는 모든 민주세력의 대동단결 민주정부 수립을 촉구하는 국민 여러분의 염원에 힘입어, 사반세기 만에 통합야당인 신민주연합당이 출범하게 되었음을 보고 드립니다.

우리 신민주연합당은 '믿음의 정치'를 이룩하겠습니다.
우리 신민주연합당은 '함께하는 정치'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우리 신민주연합당은 '화해의 정치'를 추구합니다. 또한 우리는 이 나라의 유일 야당으로서 공안통치의 분쇄와 민주화의 실현에 선도 역할을 하고 있는 평화민주당과 재야 민주세력의 주류로서 독재 반대와 정의실현 그리고 조국 통일의 선봉에 서온 (가칭)신민주연합당이 굳게 뭉침으로써 또 하나의 커다란 국민적 단결을 실현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 신민주연합당은 마침내 범민주수권정당의 첫발을 힘차게 내딛었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그토록 갈망하던 평화적 정권교체를 통한 민간 민주정부의 수립을 우리 신민주연합당이 기필코 이루어낼 것을 엄숙히 약속드립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들의 결의와 목표는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성원 없이는 이룩될 수 없습니다. 오늘의 현실은 국민 여러분의 내년 이후에도 민자당의 계속 집권을 허용해서 고통에 찬 현실을 연장시킬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민간 민주정부를 담당할 야당을 택해서 정치의 개혁과 행복된 국민 생활을 기대해 볼 것인가 하는 갈림길에 서 있음을 우리는 감히 말씀드립니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희망의 내일을 담당할 정당은 비롯 차선이라 하더라도 이 시간에 출범한 통합야당인 신민주연합당밖에 없습니다. 국민여러분의 따뜻한 이해와 적극적인 성원을 빌어 마지 않습니다.

                                                                       1991. 4. 9.
                                                                    신 민 주 연 합 당

신민당의 출범에는 특히 재야ㆍ문인들의 지지와 성원이 잇따랐다. 『여성신문』 주간을 지낸 시인 고정희는 「저 벽을 넘어, 넘어가자 - 신민당 출범에 부쳐」란 장시를 보내 축하했다. 시 일부를 소개한다.   

저 벽을 넘어, 넘어가자
 - 신민당 출범에 부쳐


               고정희

이제는 저 벽을 넘어설 때가 왔다
이제는 저 장벽을 허물 때가 왔다
이제는 저 빙벽의 완강한 어름짱에 
우리 민족 절반의 기원을 불어넣고
우리 통일민족의 기상을 불어넣어
남북사천리에 어린 꿈
동서이천리에 서린 염원 앞앞이 불러 일으킬 때가 왔다
사람다운 세상의 빗장을 뽑을 때가 왔다
내 하늘 내 땅의 주인일 때가 왔다

동지여, 저 벽을 넘어가자
수백수천겹겹 이 벽을 넘어가자

우리는 너무 많은 벽을 가졌구나
우리는 너무 오래 벽속에 갇혔구나
벽을 주인이라 부르고
벽을 신념이라 부르고
벽을 정의라, 평등이라 부르고
벽을 조국이라, 민족이라 부르고
벽을 자유라, 평화라 부르던 역사가 있구나
벽을 정치라, 경제라 노래하던 세월이 있구나

벗이여 저 죽음의 장벽을 넘어가자
여지껏 굳건한 저 노예의 빙벽을 녹이자.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평화민주당 연구]는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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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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