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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청주시 내수읍에 위치한 소다마을 전경.
  충북 청주시 내수읍에 위치한 소다마을 전경.
ⓒ 소소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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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가구, 아이부터 어른까지 30여명이 함께 살고 있는 마을공동체가 해체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말 올해분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날아들면서다.

고지서에 인쇄된 종부세 액수는 무려 8463만원. 지난해 512만원에서 16배가 넘게 껑충 뛰어올랐다. 9가구가 나눠 내더라도 가구당 1000만원 가까이 부담해야 한다. 보수 진영에서 종부세를 공격하기 위해 만든 레토릭이 '세금폭탄'이긴 하지만, 이 마을엔 말 그대로 진짜 세금 폭탄이 떨어진 셈이 됐다.

소다마을이 법인을 설립한 이유

예상을 뛰어넘는 종부세에 마을 해체까지 고려할 상황에 몰린 이곳은 충북 청주시 내수읍에 있는 소다마을이다. 지난 2018년 9가구가 함께 모여살기 위해 마을공동체를 만들었다. 마을의 결속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토지와 주택을 공동 소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법인(주식회사)을 만들었다. 법인 이름은 소소다향. 소유를 줄이고 향유를 늘린다는 마을 설립 취지가 담겼다.

각 가구는 살던 집 등을 팔아 1억4000만원씩을 모았고, 부족한 자금은 법인 명의로 15억원의 대출을 받아 토지를 매입하고 주택을 지었다. 법인 명의로 토지와 주택을 공동 소유하고 각 가구의 대표는 법인의 주주가 되는 형식이다.

마을 설립 초기만 해도 이웃 간 공유, 나눔을 확대하려고 선택한 공유 원칙 때문에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강화한 종부세의 유탄을 맞게 될지는 몰랐다. 그래도 입주 1·2년차였던 2019년과 2020년엔 법인에 부과된 종부세가 각각 387만원과 512만원 정도여서 부담이 크지 않았다.

마을주민 이현석씨는 "설립 당시 현행법에 마을공동체에 해당하는 법인 형태가 없어서 일반 법인인 주식회사로 설립했는데 주택분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됐다"라며 "종부세 납부가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공동체의 공유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의미와 가치 있는 일이라고 판단해 종부세를 납부해왔다"고 말했다.

문제는 올해부터다. 법인에 대한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과세 강화 방침에 따라 올해 종부세는 연소득이 5000만원 수준인 마을 구성원들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

투기꾼용 종부세 강화 유탄 맞은 마을공동체
 
소다마을에 부과된 올해분 종합부동산세 고지서.
 소다마을에 부과된 올해분 종합부동산세 고지서.
ⓒ 소소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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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다향의 경우 법인의 보유 주택 수가 9개라 공시가격 15억4800만원에 종부세 최고세율 6%가 적용됐다. 올해부터는 6억원이었던 기본 공제액이 폐지되고, 세율도 법인 보유 주택이 2주택 이하인 경우 3%, 3주택 이상인 경우에는 6%로 대폭 강화됐다.

특히 종부세는 올해만 내고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에 따라 매년 액수가 더 오를 수밖에 없다. 마을의 공동 소유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매년 가구별로 평균 소득의 20%에 해당하는 1000만원 이상을 그 비용으로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소다마을 구성원들이 특히 억울한 부분은 이들이 공동 소유가 아니라 이기적인 욕심에 따라 개인 소유를 선택했다면, 종부세를 낼 일이 없었다는 점이다. 소다마을의 경우 개별 주택의 공시가격은 1억7600만원(1채는 1억9600만원)에 불과하다.

이현석씨는 "최악의 경우 올해는 가구별로 대출을 받아 종부세를 낸다고 해도 당장 내년부터는 힘들다"라며 "공유의 가치, 공동체의 지속성이라는 가치를 따른 대가 치고는 너무 크다"라고 말했다.

소소다향 측은 토지와 주택을 개인에게 분할하는 방법도 검토해봤지만 기존 법인 대출 승계 및 취득세 납부 등의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이런 자산 분할은 당초 마을공동체 설립 취지와도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대로면 공익적 임대주택 씨 마를 수도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한 사회주택(자료사진)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한 사회주택(자료사진)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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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마을뿐 아니라 공유의 가치를 따라 모여 사는 공동체주택은 물론 정부가 대안적 주거 모델로 손꼽았던 주택협동조합, 쉐어하우스 등도 종부세 부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택협동조합의 경우 주택 소유권은 협동조합이 갖고 조합원은 집을 임대해 사는 형태인데, 현행법상 임대사업 법인으로 분류돼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들 협동조합은 주거 불안을 겪고 있던 청년·신혼부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것으로, 협동조합 법인을 통해 주택을 공동 소유함으로써 임대료 상승을 직접 통제하는 등 민간영역에서 공익적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임대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비영리 구조로 운영되고, 특히 주택이 법인 소유라 시세차익이 개인에게 돌아가지 않고 이를 주거 안정에 투입할 수 있다.

기노채 한국주택도시협동조합연합 회장은 "지난해 7·10대책에서 마련된 지금의 종부세 체계는 디테일이 너무 허술하다"라며 "이 체계가 계속 될 경우 앞으로 주택협동조합이 공급하는 다양한 청년임대 주택이나 공동체 주택 등 투기와 전혀 관련이 없는 공익적 성격의 임대주택이 모두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서울의 뜨락주택협동조합과 푸른마을주택협동조합의 경우 종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결국 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주택을 모두 개인에게 분양하고 해산했다. 그럼에도 과세 당국은 이들 법인에는 현행법에 따른 종부세가 부과된 것으로 문제가 없고 과세에 예외를 둘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해법은 없나... "종부세 시행령 디테일 매만져야"

소다마을 주민들은 현재 마을공동체를 파괴하는 종부세가 아니라 지속가능하게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금처럼 종부세가 부과된다면 선의로 자산을 공유하는 마을공동체는 존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현석씨는 "부동산 투기를 막고 부동산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보유세를 강화한다는 종부세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라며 "하지만 공동체가 소유한 공유재산에 대한 종부세 부과는 원래 취지에 어긋난다, 정부가 실제 전수조사를 통해서라도 투기 목적이 아니라는 게 명백한 마을공동체나 사회주택 등에 대해서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은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정책제안 사이트 광화문1번가에도 지난 30일 이 같은 정책제안을 올렸다. 이들은 "종부세 때문에 우리와 같은 마을 공동체가 붕괴된다면 앞으로 누구도 마을공동체를 이루고자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희와 같은 마을공동체가 정책의 사각지대에서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보다 세밀하고 구체적인 과세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종부세 시행령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종숙 함께주택협동조합 이사는 "종부세 시행령에 일반세율을 적용받는 법인으로 공익법인이 규정돼 있는데 이 공익법인에 주거 안정을 위해 공익적 사업을 하는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 마을공동체를 포함시키면 어느 정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노채 회장도 "다주택자 및 법인에 대한 규제 강화에 따른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당장 공익법인의 범위를 확대하는 쪽으로 시행령을 손보면 된다"라며 "실질 과세의 원칙에 따라 법인이나 협동조합이 소유하고 있지만 주주나 조합원이 실제 임대인으로 거주하고 있는 공동체주택이나 사회주택의 경우 공익법인으로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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