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일부터 시행된 단계적 일상 회복 1차 개편 방역 수칙에 따라 공연장의 운영 시간 제한이 없어졌다. 또한 일행 간 한 칸 띄우기를 진행하되, 접종 완료자 등으로만 구성 시 한 칸 띄우기가 해제되었다. 이에 따라 공연장에서는 이전보다 더 많은 관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두 자리 띄어 앉기로 전 좌석의 30%만 개방이 가능하던 작년 12월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띄어 앉기 인원수가 수시로 바뀌어 매번 재티켓팅이나 추가 오픈을 해야 했고, 공연 시작 시간이 앞당겨지거나 심지어는 공연 자체가 취소 되는 등 거리두기안이 조정될 때마다 가장 크게 타격을 받던 것은 공연계였다. 연극배우 박찬국은 "코로나19의 위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공연취소가 줄줄이 발생하는 등 그동안 꿈에도 생각 못 했던 일들이 벌어졌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공연업계의 급격한 변화에 당혹감을 드러냈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여 공연을 영상화하는 등 공연의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연극배우 박찬국은 "연극공연의 생명은 라이브다. 그런데 온라인 공연이라니…"라며 연극공연의 생동감을 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공연의 경우 관객과의 호흡이 중요한데, 코로나19로 인해 관객의 수가 줄고, 온라인 공연이 진행되는 등 관객과의 호흡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연극과 뮤지컬은 특히나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연극배우 박찬국 연극배우 박찬국

▲ 연극배우 박찬국 연극배우 박찬국 ⓒ 최영인

 또한 좌석 간 거리두기를 하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이 감소하게 되었는데, 이에 따라 관객 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수입구조를 가진 극단은 타격을 받았고, 자연스럽게 공연이 올라가는 작품의 수가 줄어들게 되었다. 이는 배우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었다. 박찬국은 "배우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간다. 이번에 공연취소가 이어지면서 많은 배우들에게는 배우가 아르바이트가 되고, 아르바이트가 직업이 되어가고 있다"라며 "현장의 많은 배우들이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라고 답했다. 박찬국은 "이 땅의 모든 배우들이 아르바이트는 아르바이트로, 배우라는 직업은 배우라는 직업으로 살아가기를 계속 꿈꿔본다. 아주 작은 소망이다"라며 공연업계의 미래에 대한 소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코로나)'으로 인해 위축됐던 공연계에 다시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뮤지컬 <레베카>의 경우 완화된 지침을 적용해 거리두기석 없이 전 좌석을 모두 판매하는 '백신 패스'와, 기존과 동일한 '동반자 외 한 칸 띄어 앉기'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백신 패스'는 백신 접종 완료자 또는 48시간 내 PCR 음성확인서를 제출한 사람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것으로, <레베카>의 경우 이를 매주 화, 목, 금, 일요일 공연에 시행하고 있다. 뮤지컬 <레베카>의 제작사 EMK는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지금, 단계적 일상 회복 이행계획만을 준수하며 안전하고 행복한 일상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연예술 관람료 지원 사업을 재개했다. 이 사업에서는 뮤지컬, 연극, 클래식/오페라, 무용, 국악, 복합 등 온/오프라인 공연에서 1인 최대 3만 2000원(8000원 4장, 월 2회)까지 관람료를 할인받을 수 있도록 하는 '소소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공연예술계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으로 2020년 10월에 처음 시작됐지만, 코로나 상황 악화로 약 2개월 만에 중단하게 되었다. 다시 오프라인 공연까지 확대 적용해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약 일 년 만이다.
 
또한 KOPIS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21년 10월 공연계 매출은 303억 9955만 5000원, 11월 공연계 매출은 332억 1918만 9000원으로 코로나19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점점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극배우 박찬국은 "관객들이 코로나19로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문화 향유 욕구를 마음껏 풀기 위해 공연장을 찾을 것이고, 공연계는 활기를 띨 것이라고 기대해본다"라며, 위드코로나 이후의 기대감을 드러내는 한편, "급작스럽게 많은 공연이 올라가면 작품의 질적 저하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우려되는 점 또한 전했다.
 
이처럼 '위드코로나'를 시작하는 지금, 공연계에는 이미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확진자 수 증가가 지속된다면 공연규제가 또다시 급변할 수 있지만, 공연계가 이러한 갑작스러운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다면 좋은 공연이 많이 제작될 수 있을 거라고 예상된다. 앞으로 관객들과 힘찬 박수 소리로 가득 찰 공연장을 다시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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