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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전경.
 대우조선해양 전경.
ⓒ 미디어 경남N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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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여부가 또 해를 넘길 전망이다. 기업결합의 최대 관건인 유럽연합(EU)이 기업결합 심사를 재개했지만, 심사 기한을 2022년 1월 20일로 연기하면서 해당 결과에 따라 합병 가능성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이같은 기업결합 심사 재개와 심사 기한을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EU 집행위는 앞서 2019년 12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를 개시했다. 하지만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심사를 세 번이나 유예했고, 최근 심사를 재개했다.

EU 등의 심사가 늦어짐에 따라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과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기한을 네 번이나 연장했다.

인수 기한이 올 연말까지 연장됐지만, EU 집행위의 심사 기한이 2022년 1월로 정해짐에 따라 연내 인수작업 마무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한 기업결합을 계속 추진하려면 인수 기한 또한 연장이 불가피한 상태다.

최근 EU 집행위의 심사는 재개됐지만, 인수 작업이 3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를 이어가면서 기업결합에 대한 회의론도 거세지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LNG선 독과점 해소방안이다. 조선업계 전문가들은 "조선업이 수주·선가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양사의 독과점을 견제하는 EU의 심사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이고, "현대중공업이 EU가 요구하는 LNG선 독과점 해소방안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EU가 기업결합 심사에서 불승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LNG선 시장점유율이 60%로 높아지면서 대형화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갖춰, EU가 이를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EU 입장에선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시장 독과점을 바탕으로 LNG선 단가를 대폭 높이더라도 속절없이 당해야 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이 현실화되면 LNG선 수주를 싹쓸이해 가격상승은 불 보듯 뻔한 일이고, 대형 선주 상당수가 있는 유럽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게 EU의 판단이다.

이에 EU는 독과점을 문제 삼아 LNG선 사업 일부 매각 등 구조적 조치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LNG선 대형 발주가 예상된 현 상황에선 국내 조선소가 이를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현대중공업은 LNG선 건조 기술을 이전하겠다는 조건 등을 제시하며 EU 측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EU가 이를 선뜻 받아들이긴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따라서 현대중공업이 LNG선 사업 일부 매각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인수가 무산될 여지가 다분하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은 2019년 3월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EU·중국·일본·카자흐스탄·싱가포르 등 6개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요청, 현재까지 중국‧카자흐스탄‧싱가포르에서 조건 없는 승인을 받았으나 EU‧한국‧일본 등 3개국에선 2년 8개월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EU의 기업결합 심사가 재개되자 한국 공정위도 오는 12월 22일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 관련 전원 회의를 개최하기로 잠정 계획한 상태다.

하지만 EU의 심사 기한이 내년 1월 20일로 미뤄진 만큼, 연내 인수작업 마무리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EU의 심사 결과에 따라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와 일본 당국도 같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대우조선노조를 비롯한 거제지역과 노동계가 대우조선 매각 철회를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매각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일준 국민의힘(경남 거제시) 의원은 물론 변광용 거제시장과 거제시의회, 경남도의회도 명분 없는 매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경기 고양시정) 의원도 지난 10월 열린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기업결합 기한이 연기되는 상황에서 연말까지 유럽연합(EU)에서 승인받지 못하면 국고손실 등 리스크는 점점 커진다고 지적했다.

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서울 강북구을) 의원 역시 대우조선해양을 무조건 매각할 것이 아니라, 포항제철 방식의 국민주 공모 방식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해달라고 했다.

이에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다양한 대안에 관해 고민하는 부분을 공감한다"면서도 "대우조선해양이 매각과정에 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다른 대안을 검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대안을 검토해야 할 시기가 오고, 필요가 있으면 검토해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매각을 반대하는 노조와 거제 지역사회는 명분 없는 합병 절차를 수년째 끌어 오면서 업계와 지역사회가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EU의 요구대로 두 기업을 합병할 경우 대폭적인 구조조정은 물론 국내 조선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노조 등은 청와대와 산업은행 앞에서 단식농성과 천막농성을 한 데 이어 8박 9일간의 도보 투쟁, 거리선전전 등을 통해 대규모 매각 철회 투쟁을 벌였고, 거제시민대책위도 대우조선해양 정문에서 2019년 5월부터 매각철회를 촉구하며 937일 차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거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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