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한국의 황인범, 김민재, 황희찬이 지난 11일 UAE전서 선제골 이후 하트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 한국 대표팀 한국의 황인범, 김민재, 황희찬이 지난 11일 UAE전서 선제골 이후 하트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카타르행이 가시권으로 들어왔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악명 높은 중동 원정 경기를 순조롭게 치르는 것이 향후 벤투호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오는 17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A조 6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점진적 발전' 벤투호, 내용과 결과 모두 잡은 UAE전
 
현재 한국은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3승 2무(승점 11)를 기록, 이란(승점 13)에 이어 A조 2위를 달리고 있다. 본선 직행 티켓을 따내기 위해서는 조2위 안에 들어야 하는데, 총 10경기 중 반환점에 다다른 상황에서 3위 레바논(승점 5)와의 격차를 6점으로 벌려놓으며 비교적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특히 매 경기를 거듭할수록 경기력이 향상되어가는 것이 긍정적이다. 이 가운데 지난 11일 열린 UAE전은 1-0이라는 점수에도 불구하고 내실 있는 플레이로 호평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경기였다.
 
골 결정력이 다소 문제였으나 90분 동안 22개의 슈팅을 만들어냈으며, 강도 높은 전방 압박 전술로 상대를 무력화시켰다. 공을 빼앗기더라도 빠른 재압박과 탈취에 이은 공격 전환도 인상적이었다.
 
또, 많은 활동량을 기반으로 하는 압박의 강도가 90분 내내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은 벤투호의 높은 전술적 완성도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주전 골잡이 황의조의 부상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운 점을 주목해야 한다.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전한 조규성은 상대 수비수와의 경합에서 버텨내며 피지컬의 우위를 보여줬으며, 볼 키펑과 동료들을 활용하는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로 윤활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동안 황의조의 득점에만 의존했던 한국은 조규성이라는 또 하나의 옵션을 발견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국 축구의 영원한 과제인 중동 원정 징크스를 깨는 것이 이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의 주요 과제다.

한국 축구의 영원한 과제인 중동 원정 징크스를 깨는 것이 이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의 주요 과제다. ⓒ 대한축구협회

 
중동 원정 3연전의 첫 경기 이라크전서 승리 거둘까 
 
지금까지는 순조로운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5경기가 남아 있는데다 이 중 네 차례가 원정 경기라는 점에서 불안요소는 남아있다.
 
특히 한국은 전통적으로 중동 원정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한국 축구의 아픈 역사로 기억되는 2003년 오만 쇼크, 2011년 레바논 쇼크가 전부 중동에서 열린 경기였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 2차 예선에서도 레바논 원정에서 0-0으로 비기는 등 졸전을 펼친 바 있다.
 
무엇보다 중동 원정은 장거리 비행, 시차 적응, 열악한 환경, 심판 텃세 등 장애물 요소가 매우 많다. 그리고 침대 축구는 늘 골칫거리다. 만약 선제골을 넣을 경우 불필요하게 그라운드에 쓰리지며 시간을 지연시키는 행위를 일삼는다.
 
더구나 한국은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부진한 원정 결과로 인해 자칫 탈락 위기에 내몰린 바 있다. 최종예선에서 마지막 원정 승리는 지난 2012년 6월 열린 카타르 원정 경기(4-1 승)다. 이후 한국은 총 9차례 원정에서 5무 4패에 그치며 원정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12일 열린 이란 원정에서도 아쉽게 1-1로 비기며, 사상 첫 아자디 스타디움에서의 승리를 쟁취하는데 실패했다.
 
벤투호의 주장 손흥민은 13일 팀 훈련을 앞두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첫 단추를 원하는 방향으로 못 뀄다. 하지만 선수들의 노력으로 잘 끼워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동 원정이 어렵다는 것을 선수단 모두가 알고 있고, 분명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다. 매 경기 결승전처럼 준비한다면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국민 여러분들의 응원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이라크전을 시작으로 내년 1월에 열릴 레바논-시리아와 2연전까지 3경기 연속 중동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나마 이라크 현지 사정으로 인해 제3국인 카타르 도하에서 이라크를 상대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한국은 지난 9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 최종예선 1차전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이른바 최악의 졸전이었다. 점유율만 높았을 뿐 단조롭고 느린 공격 전개, 지극히 슈팅을 아끼는 소극적인 플레이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라크는 2006년 한국 대표팀을 지휘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 체제로 탈바꿈한 뒤 한국전에서 단단한 수비 조직력을 선보이며 선전했다. 이란에게 0-3으로 패한 것을 제외하면 한국, 레바논, UAE, 시리아와 모두 무승부를 거두며 끈끈함이 강점이다.
 
물론 2개월 전의 한국이 아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나 팀 조직력 모두 지난 홈 경기에 비해 일취월장했다. 이라크전에서 승리할 경우 카타르행의 8부 능선을 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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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손흥민 월드컵 이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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