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랩/힙합 서바이벌 <쇼미 더 머니10>가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의 연속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29일 방송된 <쇼미10> 5회에서는 프로듀서 공연과 팀매칭으로 이어지는 4차미션이 진행됐다.
 
래퍼 33명의 투표를 통해 프로듀서 공연 순위가 정해졌다. 자이언티·슬롬 팀이 절반이 넘는 17표를 차지하며 1등을 차지했다. 그레이·마이노, 개코·코드쿤스트, 염따·토일 순으로 순위가 결정됐다. 여기서 1위는 '팀래퍼 캐스팅'에서 자신의 팀으로 데려올 수 있는 한 명을 우선적으로 캐스팅 할 수 있는 베네핏을 획득하게 됐다. 자이언티는 "사실 작년 쇼미 우승할 때 보다 더 기쁜 것 같다"며 행복감을 감추지 못했다.
 
프로듀서들에게 선보이는 래퍼들의 어필 랩타임 이후 본격적인 팀 캐스팅이 진행됐다. 자이언티·슬롬 팀은 머드 더 스튜던트를 우선권으로 지목했다. 자이언티는 "저희가 너무 원했다. 그 친구가 내고 싶은 소리를 낼 수 있는 팀에 들어가 줬으면 좋겠는데 그 팀이 우리라고 생각한다. 그냥 한번 던져보자식으로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저는 머드라는 아티스트가 문화 시장 안에서 커가는 모습의 첫 장면을 같이 만들어보고 싶다"고 간곡한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머드는 놀랍게도 자이언티-슬롬 팀의 제안을 거절하며 주위를 충격에 빠뜨렸다. 슬롬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차일 것 같았다는데 차인 느낌"이었다고 고백했고, 자이언티는 "이럴 거면서 왜 그리 오버를 했을까"라고 자책하며 허탈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자이언티·슬롬은 이어 던밀스를 지목하여 우선 지목 캐스팅을 완료했다.
 
프로듀서의 180초 프로포즈 타임이 이어졌다. 3차 미션때와 정반대로 이번에는 프로듀서들이 철창에 갇혀서 래퍼들의 선택을 기다려야하는 입장이 됐다. 개코는 "이게 다 업보다"라며 자책했고 코드 쿤스트는 "심사볼 때 왜 다리를 꼬았을까" 반성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팀별로 캐스팅을 할 수 있는 래퍼의 숫자는 각 다섯명씩 총 20명이었다. 출연자들은 3분동안 네팀의 프로듀서에게 구애를 받고 한 팀을 선택할수 있으며, 프로듀서는 자신의 팀을 선택한 래퍼중 1차캐스팅을 진행한다. 팀래퍼 5인을 채우지 못한 팀은 1차캐스팅에서 선택받지 못한 래퍼중 2차캐스팅을 진행할 수 있었다. 끝까지 선택받지 못한 래퍼는 탈락이었다.
 
초반 래퍼들의 지원은 티슬라(자이언티·슬롬) 팀으로 대거 몰렸다. 카키, 추현승, 오하이오래빗 등은 다른 프로듀서들에게는 관심도 보이지 않고 곧장 자이언티·슬롬의 방으로 직행하며 먼저 열렬히 구애를 펼쳤다. 다른 프로듀서들은 "맛집이다" "방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공기도 부족하겠다"며 부러움과 질투심을 감추지 못했다.
 
가장 늦게까지 래퍼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 초조해하던 그레이노마(그레이·마이노) 팀은 지구인의 선택을 받으며 간신히 0표 행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절절한 구애를 이어가던 그레이는 "쇼미를 찍는 건지 연애 프로그램을 찍는 건지 헷갈린다"며 현타가 찾아온 모습이었다.
 
디스전으로 악연이 있었던 조광일과 키츠요지가 같은 코코(개코·코드 쿤스트)팀에 지원하여 미묘한 구도가 완성됐다. "이런 그림이 나올지 몰랐다"는 키츠요지에게 조광일은 "어떤 그림이 나오든 재밌게 하자"고 화답하며 두 사람은 주먹인사를 나눴다.
 
황지상과 365LIT, 산이, 쿤타 등은 토나와염(염따·토일팀)을 선택했다. 지난 미션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베이식은 미리 적어온 편지를 프로듀서들에게 고백하며 그간의 심경을 털어놨다. "쇼미 시작전부터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트라우마만 가지고 돌아가기는 싫다. 새로 배우고 열심히 하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럴러면 프로듀서분들이 필요하다"며 백의종군의 의지를 드러냈다.
 
염따를 만난 베이식은 "제가 새로운 것을 배우기에 가장 적합한 건 이 팀인데 저를 원하는지 모르겠다"고 고백했고, 염따는 "나는 네가 아픈걸 안다. 그리고 치료법도 안다"고 화답했다. 베이식은 "염따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며 토나와염을 선택했다.
 
프로듀서들의 선택의 시간이 찾아왔다. 코코팀은 신스, 아우릴고트, 태버, 조광일, 안병웅을 선택했다. 티슬라는 던밀스, 소코도모, 카키, 노스페이스갓 4명을 선택했다. 토나와염은 최연소 참가자 송민영을 비롯하여 365LIT, 황지성, 쿤타, 베이식을 지목했다. 염따는 "처음에 베이식을 염두에 두지 않았지만, 대화를 해보고 나서 저희의 마음을 울린 사람을 선택했다"고 고백했다. 그레이노마는 아넌딜라이트, 지구인, 비오, 머드더스튜던트, 언오피셜보이를 선택했다.

남은 래퍼는 14명, 2차 캐스팅에서는 1차에서 유일하게 한 자리를 비워둔 티슬라의 마지막 선택만이 남았다. 팀원들과 상의한 끝에 티슬라는 마지막 멤버로 에이체스를 선택했다.

에이체스는 "매번 떨어질 때마다 듣는 소리가 '랩을 잘하시는데 미안해요'였다. 사실 체념하고 있었는데 기적처럼 불려서 신기했다"고 고백하며 기뻐했다. 자이언티는 "에이체스가 있으면 언더독같은 느낌을 보여줄수 있다.고 평가하며 "에이체스같은 사람들은 배경도 아무 것도 없다"며 "저 사람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프로듀서가 있느냐가 관건이다. 아티스트의 아우라가 있다"고 선택의 이유를 설명했다.
 
프로듀서들의 선택을 받지못한 산이, 키츠요지, 블라세 등 13명의 래퍼들은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됐다. 가장 이변의 탈락자는 역시 산이였다. 베테랑 래퍼로서 산이는 <쇼미>의 전 시즌에 프로듀서로도 여러 차례 참여한 바 있고 시즌4에서는 우승자까지 배출했던 실력파였다. 하지만 산이는 최근 몇년 간은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며 활동을 접어야 했고 마음의 고통을 받아왔던 사실을 고백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심지어 시즌4 당시 산이가 프로듀싱했던 우승자가 바로 베이식이었다. 준우승자였던 송민호와는 이번에는 프로듀서-참가자의 관계가 역전된 입장에서 재회했다는 것도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이번엔 나란히 같은 참가자로 돌아왔고, 그것도 같은 프로듀서에게 지원했던 베이식에게 밀려서 탈락한 모양새가 되었으니 그야말로 운명의 장난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결과였다. 하지만 산이 역시 그간의 미션에서 베테랑 래퍼다운 저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운 평가도 나온다.
 
베이식은 <쇼미> 우승자 출신답지 않게 2차 미션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탈락했으나 갑자기 급조된 패자부활전을 통하여 간신히 구제받은 바 있다. 이번에도 실력보다는 프로듀서들에게 감성적으로 호소하는 편지를 통하여 선택받은 모양새가됐다. <쇼미>가 또다시 인맥 힙합과 감성팔이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된 이유다.
 
산이는 담담하게 웃으며 탈락을 받아들이고 다른 지원자들의 선전을 응원했다. "오랜만에 밖에 나와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소중하고 값진 시간이었다"며 "방에 혼자만 있다가 밖에 나와서 사람들을 만나는 게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제작진이 "내년에 쇼미 11에 다시 도전할 생각이 있냐"고 질문하자 산이는 흔쾌히 "하고싶다. 그날 웃기 위해서 저는 일년을 울 준비가 되어있다"며 재도전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마침내 완성된 4팀은 팀 음원미션 무대를 앞두고 음원비트를 공개했다. 이어 다음주 예고편에서는 각 팀의 첫 탈락자들이 발생할 것을 예고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쇼미10 산이 베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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