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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강동구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사퇴하라고 외치고 있다.
 28일 강동구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사퇴하라고 외치고 있다.
ⓒ 위정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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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강동구 16개 단체·개인 56명이 참여한 ′이정훈 강동구청장 가정폭력 규탄 구민모임′이 강동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정훈 강동구청장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7월 15일 이 구청장이 송파구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아내 A씨에게 폭행을 가하는 장면을 목격한 주민 신고로 가정폭력범죄 처벌 등에 따른 특례법을 위반한 혐의로 입건된 사실과 지난 9월 구민에게 발송한 단체 문자메시지 조차 ′중재 내용을 왜곡 날조했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발언에 나선 강동구 장애여성공감 성폭력상담소 민들레 소장은 ″가정폭력은 이정훈 구청장 말처럼 ′가족 내부의 소란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소한 일이 아니다″면서 ″가정폭력은 가족 구성원이 다른 구성원과 평등하지 못한 관계 속에서 남성 중심 가부장적 권력을 이용해 물리적·정신적·경제적 폭력을 가함으로써 가족 구성원의 안전과 존엄을 해하는 심각한 범죄다″라고 규정했다.

민들레 소장은 ″안전하고 친밀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족에 의한 폭력이기에 직접적인 피해자뿐만 아니라 나머지 가족 모두에게 육체적·정신적으로 트라우마를 남기는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가정폭력을 신고하는 것은 ′가정을 파괴하는 일′이라는 왜곡된 사회 통념과 가족이기에 느낄 수 있는 양가감정으로 인해 많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신고를 주저하는 것이 현실이다. 설혹 어렵게 가해자를 신고하더라도 가해자와 계속 함께 생활하는 상황에서 가해자에 대한 처벌 의사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그는 ″진짜 가족을 파괴하는 것은 가정폭력을 행하는 가해자이며 가정폭력이 용인되는 한 그 가정은 이미 파괴된 것이다. 허울뿐인 정상 가족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폭력을 견디라고 강요하는 것은 너무도 잔인하다″고 했다.

그는 (이정훈 구청장은) ″사건을 보도한 기사 문구를 트집 잡으며 정정 보도를 청구했고 언론 중재위가 ′주먹으로 얼굴을 때린 것′이 아니라 ′머리를 폭행한 것′으로 정정 보도하라는 결정이 나오자 이를 마치 폭행 자체가 없었다고 오인할 수 있는 단체 문자를 구민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구청장으로서 왜곡된 내용의 문자를 구민에게 보내 혼란스럽게 하는 매우 부도덕한 행태를 논외로 하더라도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면 가정폭력이고 머리를 폭행한 것은 가정폭력이 아니라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가정폭력 본질을 폭행의 정도로 왜곡시키는 가해자 논리를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검찰 처분이 내려졌으니 이 사건은 이미 끝난 일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가정폭력 가해자가 강동구 구정을 책임지는 수장 자리에 있으면서 그의 폭력이 사소한 개인의 일로 축소 은폐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끝으로 민들레 소장은 ″가정폭력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과 심각성을 생각한다면 가정폭력 정도가 아닌 폭력 그 자체가 문제임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정훈 구청장은 폭행의 정도를 따지며 본질을 호도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정폭력에 대해 인정하고 구청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다음 발언에 나선 강동구 신나는여성자갈자갈 채은순 운영위원은 ″이정훈 구청장은 관련 법률에 따라 가정폭력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립·시행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최근 자신이 저지른 가정폭력 행위를 개인사·가정사로 치부하며 그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채 운영위원은 ″우리 강동구민은 이러한 심각하고도 중대한 도덕적 결함을 가진 구청장을 마냥 두고 볼 수만은 없다. 따라서 이정훈 구청장은 즉시 사퇴로써 그 책임을 다하기를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강동구는 현재 여성가족부 선정 여성친화도시로 올 12월 재선정을 기대하고 있다. 재선정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번 이정훈 구청장 가정폭력 행위는 여성친화도시 선정 목적과도 명백히 배치되며 구청장으로서 여성친화도시 관련 정책 수행 의지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채 운영위원은 ″여성가족부는 올해 12월 여성친화도시 재지정 심사에 있어 이번 가정폭력 행위에 대해 이정훈 구청장이 어떠한 책임을 지는지를 중요한 심사 기준으로 삼을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 발언에 나선 정의당 강동구위원회 권대훈 부위원장은 ″이정훈 구청장의 가정폭력 건으로 강동구 주민의 실망과 분노가 크다. 더욱이 이번 가정폭력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구민들은 더욱 기가 차다″면서 ″이정훈 구청장 가정폭력 건에 관한 결과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죄는 있되 처벌받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익숙히 들어온 바다. 가정폭력의 경우 대부분 처벌을 받지 않고 쉬쉬하면서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가정폭력 신고율이 단 1%밖에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피해자가 신고하거나 끝까지 처벌을 요구하기에는 여러 관계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해자도 이점을 잘 알기 때문에 악용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권 부위원장은 ″현재도 가정폭력을 당하면서 이 뉴스를 봤던 피해자들의 억장이 무너졌을 것이다. ′구청장 가정폭력도 그냥 저렇게 넘어가는구나. 이 사회는 가정폭력 피해자 편에 있지 않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정훈 구청장은 이 얘기에 억울할 수도 있다.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이 아니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니다. 강동구에서 이정훈 구청장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이 가정폭력 건에 대해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구청장이라는 공직은 그런 자리다. 이정훈 구청장 가정폭력사건 결말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가정폭력에 대해 경각심 수준이 정해질 것이고 이정훈 구청장이 이 사안에 대해 어떻게 책임지느냐에 따라 가정폭력에 대한 책임 수준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이정훈 구청장은 가정폭력이라는 것이 엄중하게 처벌될 것이고 무거운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이정훈 구청장 사퇴로 보여주길 바란다. 그것이 구청장이 내세웠던 여성친화정책의 그 어떤 정책보다 강력한 여성친화정책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www.ddnews.io에도 게재할 예정입니다.


태그:#가정폭력, #이정훈, #강동구,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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