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 슈퍼맨의 양성애자 커밍아웃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슈퍼히어로 슈퍼맨의 양성애자 커밍아웃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인기 슈퍼히어로 슈퍼맨이 신간에서 양성애자로 커밍아웃한다.

미국 만화 출판사 DC코믹스는 11일(현지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내달 9일 출간되는 <슈퍼맨: 칼엘의 아들> 5편에서 주인공 존 켄트가 남자 기자 제이 나카무라와 로맨틱한 관계를 맺게 된다고 공개했다. 

존 켄트는 원조 슈퍼맨인 클라크 켄트의 아들이며, 이번 시리즈에서 아버지를 이어 새로운 슈퍼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작가 "새로운 슈퍼맨 아냐... 정체성 발견한 것"

DC코믹스는 "슈퍼맨인 존 켄트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양성애자(bisexual)로 등장한다"라며 "그의 삶은 더욱 대담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존 켄트가 모든 사람을 구하느라 신체 및 정신적으로 지쳐 있을 때 곁에서 돌봐준 나카무라 기자에게 반한다"라며 "처음에는 우정을 쌓다가 점차 로맨틱한 관계를 맺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존 켄트와 나카무라 기자가 함께 대화를 나누고 키스하는 장면을 홈페이지에 미리 공개하기도 했다. 

슈퍼맨 작가인 톰 테일러는 성명을 통해 "이것은 새로운 슈퍼맨이 아니라, 원래의 슈퍼맨이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한 것"이라며 "오늘 이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언제나 모든 사람에게 영웅이 필요하고, 그 영웅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볼 자격이 있다고 말해 왔다"라며 "이제 더 많은 사람이 슈퍼맨을 통해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만화가 정치적이면 안 된다고? 원래 그랬다"    

<뉴욕타임스>는 "커밍아웃한 만화 캐릭터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가장 전형적인 미국 슈퍼히어로인 슈퍼맨의 이러한 등장은 만화가 다양성을 수용하고,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 문제를 탐구하는 데 주목할 만한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문화 평론가 글렌 웰던은 "만화가 바깥 세계로 눈을 돌리면 더욱 다양하고, 흥미롭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BBC도 "소셜미디어를 보면 일부 반발도 있지만, 새로운 스토리라인에 대한 반응은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작가 테일러는 "오늘날 슈퍼맨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고민했다"라며 "내가 슈퍼맨이 양성애자라는 아이디어를 내기 전에, 이미 DC코믹스가 그런 고민을 하고 있었다는 말을 듣고 매우 놀랐다"라고 전했다.

이어 "만화를 정치적으로 그리지 말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만화의 모든 이야기는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이었다"라며 "예를 들어 어떤 사람들은 <엑스맨>이 흑인 민권운동에 대한 비유라는 것을 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런면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시도가 어려웠으나, 우리 사회는 실질적인 변화를 겪었다"라며 "슈퍼맨은 언제나 희망, 진실, 정의를 상징해왔으며 이제 더 많은 것을 상징하게 되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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