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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
ⓒ 정재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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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297명을 기록했다. 주말인 걸 감안하더라도 최근 가장 낮은 수치다. 추석 연휴가 지난 9월 24일 3천 명을 넘으며 이게 일상화될 거란 전망도 나왔지만 백신 접종 영향 등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지난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위드 코로나'를 11월 9일 즈음 시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날짜가 정확히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11월 9일이면 적당할까? 확진자 추이와 위드 코로나에 대해 조언을 듣고자 지난 8일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 추석 연휴 끝난 9월 24일 코로나19 확진자가 3천 명을 넘었으나 이후 2천명대 초반으로 안정화가 된 거 같은데 현재 흐름을 어떻게 보세요?
"추석 연휴 후 3천 명이 한번 찍히면서 확진세가 많이 늘어나는 것 아닌가란 우려를 많이 하셨을 텐데요. 지금 유행 상황이라고 하는 것을 과학적으로 평가해 보면 사실상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100% 유행을 주도하고 있거든요.

거기에서 유행을 억제하는 힘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것과 사회적 거리두기인데 추석 연휴에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한 효과가 느슨하게 됐었고요. 그다음에 단계적 일상 회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확산세를 증가시키려는 힘으로 작용을 했기 때문에 추석 연휴 지나고 나서 조금 높아진 거거든요.

반면에 8~10월에는 접종이 정말 빠른 속도로 이루어졌잖아요. 빠른 접종률이 확산을 억제하는 힘으로 작용하는 거거든요. 11월 초까지는 지금 정도의 유행 수준이나 확산이 조금 감소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다음 지금 유행상황이 정체되거나 감소하면 다행이죠.

근데 11월 초 되면 단계적인 일상 회복 절차에 들어갈 거거든요. 그러면 다시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날 거예요. 그래서 지금 줄었다고 장기적으로까지 줄어 있을 거라고 보기 어렵고요. 저는 정말 길게 본다면 확산세가 내년 정도 가면 몇천 명 혹은 몇만 명대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몇만 명대까지 가면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을까요?
"그게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우리가 역으로 만 명이 됐을 때 감당 가능한지를 질문하는 게 아니고 감당 가능 수준만큼 우리가 감당할 수 있다면 제일 좋을 거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점진적으로 풀면 제 생각엔 가능할 수도 있을 거 같거든요. 그래서 유행 수준을 하루 평균 만 명 정도로 맞추게 되면 만 명 정도에서 필요한 중환자 병상이 800~900개 정도 돼요. 그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중환자 병상과 숫자가 같거든요.

그래서 저는 위드 코로나로 가서 한 만 명 정도의 수준으로 우리가 막을 수 있다면 그거는 우리가 가능한데 유행이라고 하는 게 우리가 만 명에 맞추고 싶다고 해서 만 명이 딱 멈추는 게 절대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더 천천히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가야 하는 거예요."

- 대체휴일이 되면서 연휴가 된 거라서 방역에는 안 좋은 영향을 줄 거 같은데.
"많은 분이 대체휴일이나 연휴가 있으면 확산세가 늘어나지 않을까 많이 걱정들 하세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이때까지 데이터를 보면 연휴 자체가 직접적으로 유행을 확산시키는 역할로 작용한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왜냐하면 연휴라고 하는 게 개인의 사적 만남이 늘어나긴 하지만 공적 아니면 사회 경제적인 활동은 줄어드는 거잖아요 저는 그 두 개가 상쇄 효과를 보인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대체휴일이 있다고 저는 확산세가 더 일어날 거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이라는 표현은 안 하면 좋겠다"

-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위드 코로나'를 11월 9일부터라고 했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저는 그 시점이 그래도 제일 합리적인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저는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한 전제 조건이 국민한테 2차 접종까지 기회를 한 번 원하는 분들에게 제공해 드린 다음에 가는 거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근데 한 번 기회를 다 받으셨던 18세 이상 성인들이 2차 접종이 완료되고 2주 정도 지난 시점이 11월 초 정도 돼요. 그래서 그때부터는 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위드 코로나로 가면 달라지는 건 뭘까요?
"전 위드 코로나로 갈 때 많이 달라지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점진적으로 가면 단계적 일상 회복이라는 게 몇 년 정도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몇 년이 지나고 나면 우리는 예전처럼 살 수 있겠죠. 그런데 몇 년 동안 돌아가는 과정을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은 10시까지 영업 제한이고 그다음에 6명까지밖에 못 모이고 그런 것이 있고 그다음에 공연이나 콘서트, 야구 경기 관람 같은 것도 못 하고 결혼식 돌잔치도 50명 100명 기준이 되어 있는데 저는 영업을 못 하는 업장은 이제 슬슬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위드 코로나의 본질은 우리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생계를 너무 어렵게 만드는 법들을 없애는 거로 생각하거든요.

이때까지 영업을 못 했던 지역이 있다면 거기에 대해서는 한번 열어주는 거를 생각해야 한다고 보고요. 그리고 인원 제한이나 영업시간 제한 같은 것들도 점차 늘려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점차 늘려가는 단계에서 우리가 그래도 안전한 방법을 고려해야 되잖아요. 저는 그 안전한 방법이 백신 패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백신 패스 같은 것이 한시적으로 6개월에서 1년 정도 도입하고 쓸 수 있겠죠.

백신 패스를 도입하고 영업 못 하던 곳들은 백신 패스 적용받으면서 영업할 수 있게 되는 거고 데이터를 보면 영업을 하게 해 드렸더니 거기서 유행이 생기는지 안 생기는지 위험한지 위험하지 않은지 알 수 있게 되겠죠. 그러면 그다음부터 많이 위험하지 않게 하라고 하면 적용대상에서는 해제가 되는 것이고 그런 식으로 저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 그럼 마스크는 언제 벗나요?
"저는 마스크 벗는 것도 점진적으로 가야 된다고 봅니다. 위드 코로나로 가면 어느 순간부터 공원이나 야외활동할 땐 마스크 쓰지 않아도 될 거예요. 그리고 백신 패스가 적용되는 지역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겠죠. 그런데 아직 백신 패스가 적용되기 위험한 공간이라든지 아니면 일상생활에서 밀접하고 밀폐된 공간이라든지 그런 곳들에서 마스크 쓰는 것은 상당 기간 지속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백신 패스 정책에 대해 차별 논란이 나오는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백신 패스가 백신 인센티브이기도 하지만 저는 단계적인 일상 회복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안전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게 차별의 요소가 있다고 하면 이런 것들이겠죠. 1차 접종 끝나고 나서 아나필락시스가 있어서 2차 접종 못 하시는 분들이 있으시거나 아니면 정말 불가피한 이유 때문에 접종 못 하시는 분들이 계실 거예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전문의 진단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통해서 PCR 음성 확인을 지원해 드린다거나 이런 식으로 출구를 열어 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위드 코로나로 가면 제일 처음에 미접종자가 가장 위험할 거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차별이 아니고 그분들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절차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저희가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이라는 표현은 전 안 하면 좋겠어요.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이 아니고 미접종하시는 분들도 안전하게 위드 코로나로 갈 수 있게 저희가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 백신 패스와 백신 인센티브가 같은 건가요?
"백신 패스가 저는 인센티브와 디스인센티브,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세 가지 요소가 결합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백신 인센티브라는 건 말 그대로 개념인 거고요.

그 개념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들이 백신 패스 같은 것들인데 역으로 생각해 보면 인센티브가 적용되는 대상이 적을 때는 인센티브예요. 대부분의 사람이 인센티브를 적용받으면 그때부터 적용 못 받는 사람들한테 디스인센티브거든요. 그래서 이게 백신 패스라고 하는 건 그런 모두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의 도구이자 수단인 거죠."

"단계적 일상 회복 효과를 계산하기 어렵다는 게 가장 변수"

- 돌파 감염이 10%에서 20%로 늘었어요. 우리나라가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8개월째잖아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백신 효과가 떨어져서 돌파 감염이 늘어나는지 아니면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서 그런 건지 궁금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돌파 감염 비율이 미접종자 비율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이유는 말씀하신 것처럼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기 때문이고요. 그리고 이번 주에 돌파 감염 비율이 20%가 나왔는데 지금 우리나라 2차 접종률이 55% 정도 되거든요. 그러면 접종자 50명 미접종자 50명이 있는데 그중에 접종자는 50명 중에 두 명이 감염된 거고요. 미접종자는 50명 중에 8명이 감염된 거거든요.

그럼 단순 수치로 환산하면 백신의 효과가 75% 정도 있는 거예요. 그래서 효과가 그대로 나오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고요. 비율은 앞으로 계속 더 늘어날 거예요. 더 늘어날 거라서 거기에 대해서 오히려 우려를 가지는 것들이 백신 접종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연령층으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돌파 감염 비율이 높아지거든요. 그 말은 뭐냐면 백신의 지속기간이 6개월이 지나면 효과가 감소할 수 있죠. 우리나라 70~80대 어르신들이 2차 접종하고 지금 6개월 다 돼 가고 있어요. 그래서 효과가 감소하고 있는 증거일 수도 있어요. 두 가지 요소가 어떤 게 더 영향을 미치는지는 당국이 계속 확인을 해야죠."

- 백신 지속 기간이 6개월이라면 6개월마다 백신을 접종해야 할까요?
"6개월마다 맞는 거에 대해 아직은 모릅니다. 이때까지 연구는 한 번 정도 추가 접종을 하면 효과가 보강될 수 있다는 데이터는 나와 있는데 그다음에 데이터는 저희가 없어요. 그래서 이거는 기다려 봐야 됩니다."

- 우리나라 확진자가 너무 없어서 오는 어려움도 있을 것 같아요.
"이게 역설적인 이야기인데요. 우리나라의 방역 성적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우리가 앞으로 남아 있는 피해량이 다른 나라보다 큰 거예요. 영국이나 미국은 하루에 몇만 명씩 걸리고 돌아가시는 분들이 천명인 날도 있었거든요. 그런 나라는 위드 코로나로 가도 다시 유행이 생겨도 예전보다는 훨씬 나은 거예요. 위드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했을 때에도 확진자가 다시 한번 늘어났는데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은 거예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위드 코로나로 가서 확진자가 3천, 4천, 5천 명이 되면 이때까지 방역 상황 중에 제일 안 좋은 거잖아요. 똑같은 상황이 싱가포르에서도 있었는데 확진자가 3~4천 명 나오니까 다시 불안해하면서 방역을 강화할까 말까 어떻게 할까 말까 이렇게 좀 여론이 왔다 갔다 하잖아요.

저는 그게 우리나라에서는 걱정돼요. 위드 코로나로 가서 사망자도 예전보다 더 늘어나고 중환자도 더 늘어나는데 이게 무슨 방역이 좋아지는 거고 위드 코로나냐는 거 물어보실 수 있거든요. 저는 그게 우리가 단계적 일상 회복할 때 국민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제일 중요한 점이라고 봅니다."

- 치료제도 중요할 거 같아요. 머크사가 먹는 치료제를 개발 중인 거로 아는데 먹는 것과 주사 맞는 것에서 차이가 있을까요?
"저는 예방의학과 교수라서 치료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잘 알지도 못하고 그다음에 많은 기대를 하는 편은 아니에요. 물론 지금 머크사에서 나온 치료제 정도의 수준이라면 전 되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도움의 정도에서 저는 치료제와 백신을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백신 접종이 치료제보다 훨씬 더 우선순위인 거죠.

치료제가 나오면 백신 접종을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저는 그게 정말 위험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백신 접종은 걸릴지도 않게 만들어 주는 거고요. 걸리고 나서 중증이나 치명률 가능성도 낮춰 주는 거인데 비해 치료제는 일단 걸리고 나서 치명률과 중증화률을 감소시키는 건데 그 효과 비율이 백신의 절반 정도밖에 안 돼요. 그래서 전 치료제가 나오면 당연히 너무나 도움이 되겠지만 그게 백신을 대체하거나 백신 이상의 수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앞으로 변수가 있다면 뭘까요?
"앞으로 단계적 일상 회복이 우리 사회에서 어느 정도 효과로 나올 건지 계산하기가 어렵다는 게 가장 변수라고 생각하고요,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이나 백신의 효과가 감소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부가적인 요소긴 한데 그건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 부스터 백신 접종한다거나 아니면 변이 바이러스에 맞춘 백신을 개발한다거나 그런 식으로 해결이 가능한 요소인데 우리가 당장은 몇 주 앞으로 다가온 단계적 일상 회복의 완화 효과가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당장 큰 불확실성이라고 생각해요."

덧붙이는 글 |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복게재합니다.


태그:#정재훈, #코로나, #위드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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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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