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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대전 유성구 국군대전병원에서 근조 화환을 실은 화물차가 출입 허가 후 정문을 지나고 있다. 국군대전병원에는 남성 상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를 한 후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해군 여성 중사 빈소가 마련됐다.
 지난 14일 대전 유성구 국군대전병원에서 근조 화환을 실은 화물차가 출입 허가 후 정문을 지나고 있다. 국군대전병원에는 남성 상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를 한 후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해군 여성 중사 빈소가 마련됐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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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군 소속 여성 부사관이 상관의 성추행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공군 이 중사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80여일 만이다. 지난 13일 해군에 따르면, 해당 부대에서 근무하던 한 위관 장교는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피해 여성 부사관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발언을 하고 고양이 관련 물건을 받는다며 여성 숙소에 무단으로 들어가는 등의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해당 부대에선 이전에도 성추행으로 인한 사망 사건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중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계속되는 군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지난 23일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을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방 팀장과의 일문일답. 

- 성추행으로 인해 해군 여중사가 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열흘 정도 지났는데, 현재 상황 어떻게 보고 계세요?
"지금 보도된 내용 말고는 저희가 따로 유가족이나 그 관련자들을 상담하거나 제보를 받은 건 없어서 현재까지 사건에 대한 정황은 저도 잘 알지는 못합니다. 얼마 전에 민관군 위원회 긴급 임시회에서 해군 측 얘기도 들었는데 대부분 내용을 '지금 수사 중인 상황'이라며 안 알려주더라고요. 그래서 정확하게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어떤 경위라든가 그 다음에 그런 스트레이트 한 상황들은 공군 사건(이 중사 사망 사건)과 유사하다고 판단하고 있어요."

- 해군 성추행 사건에 대해 설명 부탁드려요.
"5월 27일께 피해자와 가해자가 좀 늦은 점심시간에 이뤄진 사적인 식사 자리에서(벌어진 일인데), 술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까진 안 나와 있는 상태고요. 식사 자리에서 추행을 했다는 정도만 나와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해 여군 피해자분이 주임 상사에 얘기합니다. 근데 피해자는 이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많을 상황을 고려했을 거거든요. 왜냐면 피해자는 상사 진급심사를 앞두고 있는 여군이었고, 그가 근무하던 곳이 섬이었기 때문에... 도서 지역에선 잘못하면 피해자만 고립될 가능성이 높잖아요.

그래서 아마 적극적인 신고는 하지 말아 달라고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요. 이걸 (주임 상사는)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해하게 된 거죠. 그러면서 적시적인 조치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 같아요.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피해자는 8월에 와서 다시 신고를 하겠다고 얘기를 했고 실제로 신고가 접수됐어요. 이후 피해자를 2함대 사령부로 보낸 다음에 피해자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서욱 국방부 장관(왼쪽)과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왼쪽)과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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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19일 보도에 의하면 해당 사건 관련, 부대 내부에서 '함구령'이 내려졌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하는데, 어떤 상황이라고 보나요. 
"어떤 식으로 함구령이 내려져 있는지는 저희도 제대로 확인한 것은 아직 없고요. 성폭력 상황 발생 관련, 부대 내에서 2차 가해로 인식할 수 있는 악의적 소문이나 유언비어, 피해자에 대한 모든 신상에 내용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추가로 계속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함구령을 내린 건지, 아니면 선임 보고나 이런 것들도 전부 다 차단하기 위해 막은 건지까지는 알 수가 없어요. 하지만 전자든 후자든 의도는 있을 거라 생각해요."

- 그럼 어떤 의도가 더 크다고 보세요?
"이 상황을 통제하고 싶어 하는 해군의 욕구인 거죠. 그냥 우리가 얘기하는 대로만 알아야 되고 우리가 종합한 내용으로만 나가야 되고... 예를 들어 하태경 의원이 유가족과 만나서 2차 가해 등 있었다고 얘기를 했잖아요. 그런 것들을 부대 내에서 차단하고 싶은 거겠죠. 자기들이 컨트롤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사건을 조절하고 싶어 하는 걸 수도 있고요."

- 이번 사건 관련 성추행 가해자가 피해자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등 2차 가해를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확인된 내용이 있나요. 
"이 내용들은 다 유족들이 얘기하신 건데요. 저희가 유족들과 접촉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정확하게 확인되는 것은 없어요. 유족분들이 어느 순간부터 말씀을 안 하셔서, 더 이상 언론 통해서 나오는 것도 없는 것 같아요. 해군의 경우, 다 수사 중인 상황이니까 말을 못 한다는 식으로 답변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도 사건 초기에 보도됐던 내용 이상을 알지는 못해요."

- 서욱 국방부 장관 책임론이 나오고 있어요. 
"장관이 사퇴해도 무방한 상황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여러 가지 정치적인 조건상 지금 대선이 얼마 안 남았잖아요. 그리고 마땅히 이 일을 수습할 수 있는 다른 장관 후보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게 일종의 부담이라고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유임을 하는 것 같이요.

근데 서욱 장관 자체가 의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요. 성폭력 같은 경우에는 조직문화와 많이 연관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개선해야 된다고 군 구성원 모두가 생각하고 있냐에 대한 문제인 것 같거든요. 근데 국방부나 아니면 각 군에 있는 지휘관부터 시작해서 일선 부대 간부들이나 병사들까지 그런 것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졌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 장관 바꾼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거죠?
"그렇죠. 왜냐면 장관 한 명 바뀐다고 해서 우리 군이 가지고 있는 여성 혐오적인 그런 문화라든가 군내 분위기라든가 이런 것들이 바뀌진 않잖아요. 그런 부분을 사실 많이 건드려야 하는 거거든요."

- 군 내 여성 혐오 수준이 어느 정도라고 보시나요. 
"군대는 훨씬 더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외부의 구제 절차나 기관의 감시가 개입되기 어렵고요. 또 군 부대 특성상 부대 내에서 문제를 다 해결하려고 하는 조직 보위 논리가 강하게 작용해요. 그 때문에 같은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군에선 그런 부분을 은폐하기 훨씬 쉽다든가 2차 가해에 가담하기 쉽다든가 하는, 그런 분위기가 많이 조성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대학 내에서 성폭력이 발생했다면, 이걸 추적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구들이 많잖아요? 예를 들어 총여학생회가 될 수도 있고 대학교 안에도 성폭력 상담센터가 있으니까 내부에서 문제들을 지적하거나 폭로나 하기도 쉽고 피해자가 다른 조력을 받아서 문제 대응하기도 쉬운데 군대라는 조직은 그런 게 다 차단돼 있죠. 군대에선 양성평등센터나 이런 것도 다 지휘부의 지휘를 받는 등 조직의 폐쇄성 때문에 피해자가 훨씬 더 고립되거나 2차 피해에 노출되기 쉽죠."

- 군대 내에서 발생한 사건 군 경찰이나 군검찰이 해결합니다. 그런 부분도 문제라는 지적이 있는데, 어떤가요?
"일단 기본적으로 형사 절차는 다 바꾸어서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요. 성폭력뿐 아니라 군대 내에서 일어나는 병역 내 폭행이라든지 가혹행위 문제 등에 대해 '군대가 다 그렇다', '군대가 원래 힘든 것이다'라는 식으로 다 퉁치는 게 너무 많아요. 또 '남자들끼리 살다가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거든요. 이런 논리들이 적용되면서 단순 징계로 끝나는 등의 경우가 많죠."
 
6월 28일 오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성추행 피해로 사망한 이아무개 공군 중사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6월 28일 오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성추행 피해로 사망한 이아무개 공군 중사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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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폭력 사건이 연이어 나오는 건 군 기강의 해이 때문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어요.
"군 기강 해이라기보다는 우리 군 자체가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 해이한 거죠. 기강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군이 성폭력 문제를 인식하는 구조 자체가 이미 나쁘죠. 그게 성폭력뿐 아니라 성차별적 문제, 성 소수자에 대한 문제, 여성 혐오에 대한 문제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발생합니다. 근데 이건 기강 확립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죠. 

군에선 성폭력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거죠. 참모총장부터 일산 병사들까지 사망 사건 터지면 '왜 제대로 관리를 안 했냐', '조치를 안 했냐' 이런 말들을 하는데, 무의미 하다는 거예요. 왜냐면 성희롱 같은 것도 정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이건 '우리가 군 기강 확립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렇게 접근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 과거보다 성인지 감수성이 높아지지 않았나요?
"성인지 감수성이 높아지긴 했어요. 근데 여전히 사고 예방이나 여성 인력의 높은 진출은 보장한다든가, 문제 인식을 좀 더 가진다든가, 이 정도의 단계로 발전하진 못할 것 같아요. 그냥 예전엔 성폭력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가 이젠 '이런 건 성폭력일 수 있겠네'라고 생각하는 정도죠. 성폭력이 일어나도 누가 한 번 제대로 처벌을 받거나 아니면 중징계를 받아서 파면이나 해임이 되는 수가 적기 때문에, 이런 건 저질러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 재발 방지를 위해 군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본적으로 피해자가 피해 내용을 신고하면 보고를 해야 해요. 우리가 피해자를 어떻게 잘 회복시켜서 다시 우리 부대 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하느냐에 대한 보호 체계도 잘 만들어야 될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어떤 작은 신호들이 있을 때 그걸 알아내는 게 중요하죠. 왜냐면 성폭력이 처음부터 강제추행이라든가 강간으로 가진 않거든요.

예를 들어 처음에는 남군이 여군한테 호감을 가지고 접근하죠. 그런데 호감이라는 건 일방적인 감정이지 내가 저 사람에게 직접대고 되고 불쾌한 터치를 해도 된다는 건 아니잖아요? 군대 남성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성희롱에 굉장히 관대한 문화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지적 받았을 때 군이 징계 등으로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해요. 성희롱은 징계를 거의 안 하거든요. 경고 정도만 하는데, 사실 그런 것들이 반복되면서 더 큰 성범죄로 이어지는 거죠. 그런 것에 대해 좀 더 기민한 대처 능력을 길러야 할 것 같아요. 

그 다음으로, (성희롱에 관대한) 이런 조직문화가 바뀔 수 있도록 계속 교육해야 되는 거죠. 성폭력 상황에서 주변인들의 행동요령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학습돼야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교육이 효과가 있냐 효과가 없냐, 제대로 된 교육이냐 이런 것들을 따져서 새로운 걸 만들어내기보다 반복 습득해 체화될 수 있도록 교육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는 거고요."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
ⓒ 방혜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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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저는 군대 내 성폭력 사망 사건이 (공군 이 중사 사망 사건) 이후에도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이렇게까지 짧은 시간 안에 또 사망 사건이 발생할 줄은 정말 몰랐어요. 사람이 벌써 두 명이나 죽었으면 국방부가 '정말로 우리 조직이 엄청난 경각심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군이 이러다가는 그냥 자멸할 수 있다'라는 정도의 그런 위기의식을 갖아야 한다고 봐요. 국방부부터 모든 군 구성원이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보는데, 지금은 이 상황을 모면하려고만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이렇게 해서는 (성폭력으로 인한 사망 사건이) 멈춰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완전한 쇄신이 있지 않는 한 이 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거죠."

덧붙이는 글 | WBC 복지TV 전북방송에 중복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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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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