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26 서울 vs 포항 경기 장면.

R26 서울 vs 포항 경기 장면. ⓒ 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스틸러스가 김기동 감독의 용병술 속에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포항은 22일 저녁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1' 26라운드 FC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막판 터진 강상우의 동점골과 강현무 골키퍼의 PK선방에 힘입어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불운한 선제실점, 퇴장... 그럼에도 물러서지 않은 포항

전반전 주도권은 포항이 잡었다. 슈팅수는 6대 2로 밀렸지만 볼 점유율에서 56대 44로 앞선 포항은 전방에서 강한 압박을 통해 서울의 공격전개를 저지한 데 이어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볼 소유시간을 오래 가져가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좀처럼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30분 김륜성이 걷어낸다는 볼이 서울 지동원을 맞고 흘러 페널티박스 안에 위치해있던 나상호에게 향했고 이를 나상호가 한 차례 트래핑 한 뒤 슈팅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하면서 서울이 리드를 가져갔다.

여기에 퇴장악재까지 겹쳤다. 전반 34분 오스마르가 루즈볼을 잡기 위해 달려들자 팔라시오스가 발을 든 채 달려들다 오스마르의 발을 가격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VAR 판독을 통해 과격한 플레이로 간주되었고 주심은 팔라시오스에 퇴장을 지시하면서 포항은 수적 열세에 몰리게 됐다.

그러나 포항은 쉽게 물러서지 않었다. 전반 45분 페널티박스 오른쪽 부근에서 이승모가 올린 크로스를 크베시치가 몸을 날려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이 서울 양한빈 골키퍼를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가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고 전반전을 마칠 수 있었다.

김기동 감독의 교체작전... 경기 막판 결실맺다

후반전에 접어들자 서울 박진섭 감독은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지동원과 백상훈 대신 가브리엘, 팔로세비치를 투입해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이러자 김기동 감독은 크베시치와 김륜성을 빼고 전민광, 임상협을 투입해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한 방을 노리겠다는 의도를 보였다.

먼저 웃은 것은 서울이었다. 기성용의 패스웍을 통해 2선에서 볼 소유시간을 늘려간 서울은 후반 7분 고광민이 올린 크로스를 가브리엘이 헤더골로 연결시키며 경기를 역전시켰다.

역전을 허용했지만 포항 김기동 감독은 후반 17분 이승모 대신 고영준을 투입한 데 이어 후반 28분에는 신광훈 대신 이수빈을 투입함과 동시에 왼쪽 윙포워드로 출전한 강상우를 원톱으로 전진배치 시키는 변화를 꾀했다.

이는 후반 33분 결실을 맺었다. 강상우가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다 기성용에게 결러넘어져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이 상황에서 올라온 볼이 서울 오스마르를 맞고 뒤로 흐르자 전민광이 헤딩으로 넘겨줬고 이것을 강상우가 발리슛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하면서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포항의 위기는 여전히 끝나지 않었다. 후반 42분 팔로세비치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볼을 잡는 과정에서 권완규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달려들다 발을 밟는 우를 범했다. VAR 판독결과 파울과 함께 페널티킥이 선언되면서 서울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여기서 강현무 골키퍼의 선방이 나왔다. 키커로 나선 팔로세비치가 왼쪽을 노리고 슈팅을 시도했으나 강현무 골키퍼는 방향을 읽고 몸을 날려 막아내면서 포항에게 귀중한 승점을 선사하는 결정적인 선방을 펼치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2경기 연속골 강상우, 송민규 공백 지워내는 맹활약
 
 R26 서울 vs 포항 경기에서 골을 넣은 강상우.

R26 서울 vs 포항 경기에서 골을 넣은 강상우. ⓒ 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7월 포항은 팀의 에이스 송민규가 전북 현대로 이적하면서 전력에 큰 차질을 빚게 되었다. 지난시즌까지 포항의 공격을 책임졌던 일류첸코, 팔로세비치가 떠난 가운데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송민규의 이적은 후반기 상위권 진입과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앞둔 포항에겐 손실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8월 열린 초반 4경기(대구-성남 2연전-전남(FA컵))에서 1승 1무 2패에 그친 포항은 4경기 2득점이란 빈약한 공격력 속에 FA컵 8강에서 탈락하고 말었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김기동 감독이 선택한 것은 강상우의 전진배치였다. K리그 최고 레프트백으로 성장하며 지난 6월에는 국가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던 그는 지난주말 수원FC와의 경기에서 왼쪽 윙 포워드로 전진배치되었고 이는 성공적이었다.

전반 16분 선제골을 기록한 강상우는 1-1로 맞선 후반 20분에는 임상협의 득점을 어시스트하는 등 1골 1어시스트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강상우의 활약은 서울전에서도 이어졌다.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 탓에 수원FC전 만큼 번뜩이는 플레이는 없었지만 왼쪽 윙포워드를 비롯해 후반 중반이후에는 원톱으로 배치되는 등 다양한 포지션에 위치하면서 전술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위기상황에서 강상우가 다시 한 번 팀을 구해냈다. 1-2로 뒤진 후반 33분 프리킥 상황에서 전민광이 헤딩으로 넘겨준 것을 지체없이 발리슛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한 강상우는 2경기 연속골과 함께 팀에게 귀중한 승점을 선사했다.

강상우의 2경기 연속골 속에 포항은 껄끄러운 상대였던 수원FC-FC서울과의 경기에서 1승 1무의 성적과 함께 3위로 올라서는 결과를 받아들였다. 아울러 송민규의 이적으로 생긴 공격진의 공백 역시 깔끔하게 메울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함께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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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FC서울 포항 스틸러스 박진섭 김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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