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O리그의 후반기 개막을 하루 앞두고 충격적인 소식이 날아들었다. 9일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투수 브룩스가 전격 퇴단 조치되었다는 것이다. 브룩스가 미국에서 주문한 전자 담배에서 대마초 성분이 세관 검사 과정에서 검출되었다. 

브룩스는 "한국에서 대마초는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문제가 된 전자 담배는 대마 성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주문했다"며 "나의 과실로 팬과 구단, 팀원의 명예를 실추시키게 돼 너무 죄송하다"고 밝혔다. KIA는 이 사실을 즉각 KBO(한국야구위원회)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코로나 술판'으로 인해 KBO 및 구단 자체 징계로 인해 전력 손실이 발생한 팀들이 나오면서 KBO리그 후반기 순위는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전반기를 9위로 마감했으나 전반기 종료 직전 6연승의 상승세를 탄 KIA에게도 순위 상승의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브룩스의 갑작스러운 퇴출로 인해 KIA는 외국인 선수 2명으로 당분간 시즌을 치를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극도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퇴출을 모면한 외국인 타자 터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터커는 전반기에 6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6 5홈런 32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710에 그쳤다. 그의 타율은 규정 타석을 충족시킨 55명의 리그 타자 중 49위로 최하위권이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0.18로 음수를 가까스로 모면한 수준이었다. KBO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2019년의 3.02, 지난해 6.10의 WAR과 비교하면 올 시즌 부진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 KIA 터커 KBO리그 통산 주요 기록
   
지난해까지 KIA에서 외야수를 맡았던 터커는 올 시즌을 앞두고 1루수로 전환되었다. KIA가 외야수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반면 확실한 주전 1루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외야보다 수비 부담이 큰 1루수를 맡게 된 탓인지 터커는 타격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4월에 그는 타율 0.235에 홈런 없이 11타점 OPS 0.585에 머물렀다. 

5월 들어 윌리엄스 감독이 터커를 다시 외야로 보내자 방망이가 일시적으로 살아났다. 5월 한 달간 타율 0.306 3홈런 14타점 OPS 0.888로 호조였다. 하지만 6월 들어 다시 부진에 빠진 가운데 허리 통증까지 겹쳐 1군과 2군을 들락거렸다. 6월 이후 전반기 종료 시점까지 21경기에서 타율 0.192 2홈런 7타점 OPS 0.666으로 좋지 않았다. 

전반기 종료 시점을 앞두고 kt 위즈,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그리고 한화 이글스까지 무려 네 팀이 외국인 타자를 교체했다. 올림픽 휴식기 동안 자가 격리 및 연습 경기 출전을 마친 뒤 후반기 시작과 함께 1군에서 활용하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KIA는 부진한 터커에 칼을 빼 들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교체가 어려운 코로나19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면 터커는 올 시즌 종료 시점까지 KIA 유니폼을 입고 완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반기와 같은 부진이 되풀이되면 터커는 KIA와의 재계약이 어려운 것은 물론 KIA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버거울 수밖에 없다. 터커가 후반기에 극적으로 부활해 KIA의 가을야구에 앞장선 뒤 내년에도 KIA에서 뛰게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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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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