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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배우, 촬영, 음향, 조명, 분장 등 각자 역할을 나눠 맡은 동계중고 학생들은 “처음엔 영화가 낯설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재미있다”고 입을 모았다.
 감독, 배우, 촬영, 음향, 조명, 분장 등 각자 역할을 나눠 맡은 동계중고 학생들은 “처음엔 영화가 낯설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재미있다”고 입을 모았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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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자 3기 때 한 번 했던 거라 얼추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알 것 같아요. 하하하."(권유진·중2)
"제가 얘 영화 선배예요. 저는 우영자 1기거든요. 하하하."(정설희·중3)


태양이 폭발한 듯 무더웠던 지난 12일 오후 1시 무렵, 전북 순창군 동계면에 위치한 동계중고등학교(교장 오영석)는 학생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액션', '컷', '다시' 등 영화를 촬영하느라 시끌벅적했다.

1층 교실에서는 촬영을 하는 중학생들은 무척이나 진지한 모습이었다. 3층 과학실에서는 고등학생들이 내일 진행할 촬영을 준비하며 왁자지껄 웃음꽃을 피웠다.

전교생 40명 동계중고 영화캠프

'우리영화만들자(아래 우영자)' 동계중고영화캠프가 지난 1일부터 전교생이 참여한 가운데 15일까지 진행됐다. 우영자 영화캠프에 '학교 전교생'이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동계중고에는 중학생이 19명, 고등학생이 21명 있다. 40명이 힘을 합쳐 2주일 동안 영화 두 편을 만들었다.
 
서유나(고1) 학생은 "제가 감독을 맡았다"면서 웃었다.
 서유나(고1) 학생은 "제가 감독을 맡았다"면서 웃었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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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일행이 취재를 위해 방문했다고 인사를 건네자, 한 여학생이 "제가 감독"이라며 질문할 새도 없이 먼저 손을 들었다.

"제가 감독을 맡았어요. 저희는 '우리영화만들자'에서 처음으로 공포 장르를 선택했어요. 여기 남학생과 여학생, 두 명이 주인공이에요. 7월 1일부터 시작했는데, 12일 간 배우고 내일 촬영해요. 새로운 것을 해 봐서 재미있어요. 정말 감독이 된 느낌이에요. 그런데, 여기 배우들이 말을 안 들어요. 하하하."(서유나·고1)

서유나 학생의 손짓에, 남자주인공을 맡은 박도한(고1) 학생은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그 동안 유튜브에서 짤막짤막한 영화를 주로 봤었어요. 결말 포함한 영화요. 저는 처음 연기를 하는데 주인공을 맡다보니까 꽤 어려워요."
 
"처음엔 적응 안 됐는데, 재미있어요"

  
여주인공 역할을 맡은 설예니(고2·왼쪽) 학생이 김채영(고2) 학생과 활짝 웃고 있다.
 여주인공 역할을 맡은 설예니(고2·왼쪽) 학생이 김채영(고2) 학생과 활짝 웃고 있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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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주인공을 맡은 설예니(고2) 학생은 옆에 친구를 가리키며 "원래 이 친구가 주인공이었는데 얘가 싫다고 해서 얼떨결에 제가 주인공을 맡게 됐다"면서 "친구는 주인공 대신 죽는 역할을 맡았는데, 사실 죽으면 주인공보다 더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 해서 그런 것 같다"고 미소 지으며 옆 친구를 타박했다.

옆에서 눈총을 쏘며 지켜보던 김채영(고2) 학생은 "주인공을 하기 싫어서 거부했더니 저한테 죽는 역할을 맡겼다"면서 "지난번(우영자 3기) 영화캠프에는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이번에는 전교생이 참여해서 또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웃었다.

촬영 중간 중간 장면표시번호가 적힌 '슬레이트'를 내리치는 역할을 맡은 전정민(고1) 학생은 당차게 영화를 소개했다.

"이번에 제작하는 영화 <학교탈출> 시나리오는 친구들과 함께 짰는데, '살인마'를 설정하는 첫 아이디어는 제가 냈어요. 여름이 됐으니까 공포(영화)로 가자고 기획했어요. 처음에는 영화 만드는 게 적응이 안 되어서 힘들었는데, 며칠 지나니까 재미있어졌어요. 기회가 되면 나중에 커서 진짜 진지하게 영화를 한 번 만들어보고 싶어요. 하하하."
 

고등학생들이 제작하는 <학교탈출>에서 '사이코패스(공감능력이 결여돼 반사회적 행위를 일삼는 사람) 살인마 선생님' 역할을 맡은 박연옥씨는 정말 해맑게 영화캠프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았다. 

"저는 우영자 스태프예요. 영화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고, 학생들과 함께 영화 만드는 것도 처음인데 정말 재미있어요. 제 집이 순창군 적성면이고 아이들이 초등학생이에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순창에 이런 영화 프로그램이 있어서 좋아요(웃음). 우리 아이들도 크면 참여시키고 싶어요. 아이들 진로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교과 수업에서 소외됐던 학생들 적극 참여"
 
동계중학교 학생들이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
 동계중학교 학생들이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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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석 교장은 지난 13일 오전 전화 통화에서 "기말고사가 끝나고 운영하는 '꿈끼주간'에 영화캠프를 도입했는데, 학업 중심의 지식습득에만 매달렸던 학생들이 잠재력을 드러내고 꿈을 발현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면서 "학생들이 영화 체험 활동을 하면서 자기 주도적인 역량을 키우고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계기와 기회를 주면 청소년들은 무엇이든 해 낼 수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고 말했다.

오 교장은 이어 "전교생 40명의 작은 학교지만, 오히려 작은 학교라서 전교생이 참여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면서 "지식 습득 위주의 교과 수업에서 소외됐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에서 다양한 교육이 더욱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덧붙였다.

'우영자 동계중고영화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영화 두 편(중·고 각1편)은 오는 8월 20일 순창읍에 위치한 '작은영화관'에서 시사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날 영화캠프 수료식도 함께 진행한다.

박연옥씨는 취재를 마치고 자리를 뜨는 기자 일행에게 큰 소리로 외치며 웃었다.

"아이들이 영화 만드는 걸 너무 좋아해요. 영화캠프에 순창군의 무궁한 지원을 바랍니다. 하하하."
 
"여러분은 영화를 만들어본 사람입니다." 동계중고 영화캠프가 지난 15일 마무리됐다.
 "여러분은 영화를 만들어본 사람입니다." 동계중고 영화캠프가 지난 15일 마무리됐다.
ⓒ 우리영화만들자 사회적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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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영화만들자'는 '우리영화만들자 사회적협동조합'이 전북 순창군에서 지난 2019년 시작한 청소년 영화캠프다. 순창군에서 영화캠프 1, 2, 3기를 진행했으며, 올해부터는 전북권으로 활동영역을 넓혔다. 지난 5월에는 남원시에서 열었고, 이번 순창군을 거쳐 임실군(7월)과 고창군(8월)에서 연이어 진행될 예정이다. '우영자'는 아무 연고가 없던 순창군에 귀촌한 여균동 감독이 주축이 돼 꾸려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전북 순창군 주간신문 <열린순창> 7월 15일에 보도된 내용을 수정, 보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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