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에서는 오랜만에 걸그룹 티아라가 출격했다. 큐리, 은정, 효연, 지연이 전학생으로 등장했다. 엄밀히 말하면 초창기부터 함께한 보람과 소연이 빠졌기에 티아라 완전체가 출연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 4인 모두 데뷔 때부터 꾸준히 함께해온 원년 멤버들이기에 충분히 티아라의 역사를 대변한다고 봐도 무리가 없었다. 은정은 "우리가 6명에서 현재는 4명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멤버들은 티아라라는 이름 때문에 전 소속사와 갈등이 있었다는 사실을 숨김없이 공개했다. 은정은 "상표권 분쟁이 있었는데 우리가 이겨서 티아라의 이름을 계속 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멤버들은 전 소속사 대표였던 김광수 사장과 법적 분쟁에도 불구하고 '광수 아저씨'라고 친근하게 부르며 여전히 잘 지낸다고 고백했다. 효민은 "티아라의 이름을 다른 사람이 쓰게되는 게 너무 싫었다. 분쟁이 있었던 해에도 사장님 생일 파티에 같이 참석했는데, 사장님이 우리를 향해 눈을 게슴츠레 뜨면서 '이겼더라?'라고 한 마디 하시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티아라가 오랫동안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해체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많은 상황이었다. 지연은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며 팀 활동 재개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티아라 멤버들은 '보핍보핍' '너 때문에 미쳐' '롤리폴리' 등 추억의 히트곡 메들리를 재현하는 무대로 박수를 받았다.

티이라는 과거 파격적인 콘셉트가 유독 많았다. 지연은 "'보핍보핍'으로 컴백하던 날 박스가 (배달되어) 왔는데 거기에 귀랑 꼬리랑 장갑 액세서리가 있더라. 무대 올라가기 직전에 알았다. 멤버들 모두 너무 창피해서 대기실 밖으로 못 나갔다"는 웃지 못할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숙소생활을 함께했던 시절 일화들도 공개됐다. 은정은 "데뷔하던 날 휴대폰을 매니저가 전부 수거해갔다"고 전했다. 민경훈이 "휴대폰이 없는데 연애는 어떻게 했냐?"고 질문하자 은정은 "연애할 시간이 없었다"고 살짝 물러섰지만 효민이 곧바로 "아니야"라고 부정해 웃음바다가 됐다. 은정은 멤버들이 서로의 연애를 적극적으로 도와줬던 일화를 공개하며 "누군가 연애 때문에 외출해야하는 날이 되면 순번을 정해서 돌아가며 망을 보거나 자는 것처럼 위장을 해줬다"고 귀띔했다. 효민은 "만날 곳이 마땅치 않아서 숙소 옥상에서 만나 잠깐씩 데이트를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수근이 "그 친구들 지금도 잘 활동하고 있냐?"고 같은 아이돌과의 연애를 암시하는 낚시를 던지자 은정은 주저하지 않고 "행복하게 모두가 잘 살고 있지"라고 능청스럽게 응수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멤버들이 개인기를 발휘하는 시간이 펼쳐졌다. 은정은 자신의 장점을 유연성과 양손잡이라고 밝히며 양손으로 자신의 사인을 써내는 개인기를 펼쳐보였다. 태권도 3단이라는 지연은 송판 10장 격파에 성공하며 박수를 받았다. 일식 조리사 자격증이 있다는 효민은 "칼질을 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고백하며 도화새우부터 꽃새우, 연어, 참치 등으로 재료들을 즉석에서 안정적으로 다듬어내 '초밥왕'으로 인정받았다.

'나를 맞혀봐' 코너에서는 은정이 중학생 시절 GOD의 열혈 팬이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은정은 "열애설로 박준형 퇴출 사건이 있었다. 조퇴해본 적이 잘 없는데 아프다고 거짓말하고 god 소속사로 직행해서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내 일생일대의 가장 큰 일탈이었다"는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효민은 한창 가수 활동을 할 때 다이어트로 식욕을 참지 못해 스타일리스트 언니가 남긴 김밥을 화장실에서 몰래 먹었던 애잔한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큐리는 멤버들도 몰랐던 비밀로 "낮에는 티아라로 연습하고, 밤에는 다른 회사에서 또다른 걸그룹 밴드 준비를 했었다"는 깜짝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회사에는 이미 이야기를 했던 상태였고, '거짓말' 뮤직비디오 촬영 날짜 잡혔을 때 그 회사에 티아라로 데뷔하게 됐다고 말하니까 이해해주셨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지연은 최근 충격적이었던 일로 촬영현장에서 '선생님'이라고 불렸던 일화를 공개했다. 1993년생인 지연은 "드라마 <이미테이션>에 출연 중인데 아이돌 후배들이 많았다. 내가 현장에서 너무 선배였고 스태프도 다 젊었다. 막내 FD가 나한테 와서 '선생님 준비하시면 됩니다'라고 말하는데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음악믹스퀴즈에서는 티아라의 노래 '처음처럼' '거짓말' 등 히트곡들을 섞은 문제가 나왔으나 정작 해당 가수인 티아라 멤버들이 눈치채지 못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종적으로 김희철과 지연, 이수근과 큐리팀이 승리하여 간식 획득에 성공했다. 대표로 마무리 인사에 나선 큐리는 "컴백하면 다시 아는 형님에 출연하고 싶다. 그땐 꼭 티아라 노래 전곡을 다시 공부하게 오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일반적으로 대한민국에서 걸그룹의 수명은 보통 6~7년이라고들 이야기한다. 실제로 미쓰에이, 투애니원, 쥬얼리, 카라, AOA, 여자친구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수많은 걸그룹들도 이 공식을 피해가지 못했다.

드물게 공식적으로 해체 선언 없이 존속하고 있는 걸그룹들도 멤버 교체와 소속사 이적 등으로 활동이 뜸해지는 경우도 많다. 풍파가 많은 연예계, 개개인의 각기다른 이해관계에 얽혀있는 아이돌 세계에서 '직장동료'에 가까운 멤버들이 하나의 팀을 오래 유지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 면에서 티아라는 여러모로 다르다. 2009년 공식 데뷔한 이래 소녀시대-카라 등과 함께 2세대 걸그룹을 대표하는 인기팀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최전성기였던 2012년 '왕따 논란'으로 최악의 시련도 겪었다.

팀이 공중분해 됐을 법한 타격이었지만, 티아라는 이후로도 팀을 존속하며 2021년 현재까지도 살아남았다. 올해로 어느덧 데뷔 12년차를 넘겼다. 중간에 침체기와 함께 오랫동안 활동을 쉰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멤버들간의 불화와 소속사와의 분쟁이라는 최악의 악조건들까지 극복했다는 점에서 더욱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아는 형님> 방송에서 티아라는 아이돌 활동 시절의 각종 숨겨진 뒷이야기를 솔직하게 공개하며 산전수전 다겪은 걸그룹 12년 차다운 여유로운 모습을자랑시했다. 팀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 멤버들간의 끈끈한 우정이 돋보였던 티아라의 모습은, 결국 끝까지 살아남는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것을 보여줬다.
아는형님 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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