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털링-케인-헨더슨 잉글랜드의 케인이 유로 2020 4강 덴마크전서 역전골을 넣은 이후 팀 동료 스털링, 헨더슨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스털링-케인-헨더슨 잉글랜드의 케인이 유로 2020 4강 덴마크전서 역전골을 넣은 이후 팀 동료 스털링, 헨더슨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유로 2020 공식 트위터 캡쳐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해리 케인과 라힘 스털링의 활약을 앞세워 최초로 유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잉글랜드는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4강전에서 연장 120분의 혈투 끝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이후 55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잉글랜드, 케인의 2선 플레이로 덴마크 수비 위협

잉글랜드는 8강전과 비교해 1명만 바꾼 라인업을 가동했다. 산초 대신 사카가 다시 선발로 복귀했다. 이에 반해 덴마크는 동일한 선발 멤버를 출격시켰다.

초반 흐름은 잉글랜드가 점유율을 가져가고, 덴마크는 선수비 후역습을 기반으로 하는 상대 뒷 공간을 공략하는 데 초점을 뒀다.

전반 12분 스털링이 왼쪽에서 중앙으로 좁히면서 시도한 슈팅은 골키퍼 품에 안겼다. 2분 뒤 워커의 얼리 크로스에 이은 케인의 오른발 터닝슛은 골문 위로 떠올랐다.

잉글랜드는 필립스, 픽포드의 두 차례 실수로 덴마크에게 2개의 슈팅을 허용했다. 전반 15분 호이비에르, 브레이스웨이트의 슈팅은 득점으로 직결되지 않았다. 전반 24분 담스고르의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도 날카로웠지만 골문 바깥으로 향했다. 

덴마크는 전반 30분 선제골을 작렬했다. 아크 서클 정면에서 담스고르가 오른발 프리킥 골을 성공시켰다. 잉글랜드의 이번 대회 첫 실점.

잉글랜드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케인이 자유롭게 2선으로 내려와서 패스를 공급하는 패턴이 매우 날카로웠다. 전반 38분 오른쪽으로 빠져나간 케인의 크로스를 스털링이 문전에서 슈팅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아쉬움을 털어낸 것은 1분 뒤. 전반 39분 1차적으로 2선에서 움직임 케인의 스루 패스가 시발점이 됐다. 오른쪽에서 사카의 낮고 빠른 크로스를 키에르가 스털링과 경합 끝에 걷어내는 과정에서 자책골을 넣고 말았다.

후반 들어 잉글랜드의 공격이 불을 뿜었다. 덴마크는 뒤쪽으로 밀려나며 수비하는데 급급했다. 후반 9분 마운트로부터 올라온 프리킥을 매과이어가 헤더로 돌려놨지만 슈마이켈 골키퍼가 슈퍼세이브를 보여줬다. 후반 13분 부드러운 티치에 이은 덴마크 돌베르의 슈팅은 픽포드 정면으로 향했다.

덴마크는 한꺼번에 3명을 교체했다. 라르센, 담스고르, 돌베르 대신 바스, 뇌르고르, 포울센을 투입했다. 지난 8강 체코전과 동일한 교체이자 포메이션을 3-5-2로 바꾸며 미드필드진을 두텁게 했다.

승부 결정지은 스털링의 위력적인 드리블 돌파

잉글랜드도 사카를 불러들이고, 그릴리시를 투입했다. 그릴리시가 왼쪽, 스털링이 오른쪽에 자리했다.

점유율을 갖고 덴마크의 밀집 수비를 뚫기 위한 잉글랜드의 사투가 펼쳐졌다. 필립스 중거리 슛, 스톤스 헤더 모두 유효 슈팅과는 거리가 멀었다. 후반 추가 시간 아크에서 필립스의 슈팅과 세트 피스 매과이어의 헤더가 모두 무산되면서 연장전을 기약했다.

연장 전반 2분 워커의 전진 스루 패스에 이은 케인의 오른발 슈팅은 골키퍼 손에 걸렸다.

잉글랜드가 돌파구를 마련한 건 스털링의 개인 돌파 덕분이엇다. 박스 안쪽에서 스털링이 맬레의 다리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연장 전반 14분 키커로 나선 케인의 슈팅이 슈마이켈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흘러나온 공을 재차 밀어넣었다.

잉글랜드의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후반에 넣은 그릴리시를 다시 불러들이고, 오른쪽 풀백 자원인 트리피어를 넣으며 수비를 강화했다. 워커를 센터백으로 돌리면서 3명의 센터백 라인을 구축, 3-4-3 포메이션으로 바꾸고, 최전방은 포든-케인-스털링으로 재편했다.

덴마크는 체력 저하를 드러내며 잉글랜드의 역습에 호되게 당했다. 잉글랜드는 견고한 수비로 한 골 차의 리드를 지켜내 결국 승리를 거뒀다.

절정 다다른 케인-스털링 듀오, 잉글랜드 첫 유로 우승 이끌까

이번 경기를 앞두고 대부분 잉글랜드의 우세를 점쳤지만 기적의 스토리를 써내는 덴마크의 선전이 4강전까지 이어졌다. 덴마크는 피지컬의 우세함을 이용한 수비와 빠른 공수 전환을 선보였다.

앞선 경기들에서 지공과 수비 위주의 플레이를 구사한 잉글랜드는 덴마크를 상대로 높은 점유율, 공을 소유하지 않은 선수들의 스위칭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특히 가장 두드러진 선수를 꼽으라면 케인이다. 최전방에서 골을 잡아내는 역할을   지양하는 대신 2선으로 내려와 상대 수비를 끌어내고 공간을 만들거나 감각적인 침투 패스로 동료들을 도왔다. 전반 39분 첫 골은 케인의 움직임과 스루 패스에 의해 만들어졌다.

연장 전반에는 케인이 직접 방점을 찍으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사실 케인은 조별리그 3경기 무득점으로 실망감을 남겼다. 하지만 16강전부터 이날 덴마크전까지 3경기 연속골을 기록, 최정상급 스트라이커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스털링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스털링은 화려한 발재간과 개인기, 빠른 스피드로 케인과 더불어 잉글랜드의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첫 골 장면에서는 케인의 스루 패스, 사카의 크로스 이후 스털링의 빠른 쇄도가 빛났다. 상대 수비수 키에르에게 부담을 가한 덕분에 자책골을 유도했다.

이뿐만 아니다. 덴마크의 밀집 수비에 균열을 가한 것은 스털링의 일대일 돌파다. 덴마크 왼쪽 윙백 맬레는 스털링의 드리블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날 스털링은 무려 10개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켰다. 연장 전반 14분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도 스털링이었다.

조별리그에서 케인이 침묵하는 사이 스털링이 해결사로 활약한 바 있다. 크로아티아, 체코전에 이어 16강 독일전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번 덴마크와의 4강전에서 얻은 잉글랜드의 소득이라면 케인과 스털링이 동시다발적으로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인 데 있다. 잉글랜드가 이번 대회에서 넣은 10득점 가운데 무려 7골을 두 선수가 책임질 만큼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잉글랜드는 팀 내 고참급에 속하는 케인(4골), 스털링(3골 1도움) 듀오와 특급 유망주들의 잠재성이 더해져 사상 처음으로 유로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일궈냈다. 과연,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살리고 첫 우승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로 2020 4강전 (웸블리 스타디움, 영국 런던 - 2021년 7월 8일)
잉글랜드 2 - 키에르(OG) 39' 케인 104'
덴마크 1 - 담스고르 30'


선수명단
잉글랜드 4-2-3-1 : 픽포드 - 워커, 스톤스, 매과이어, 쇼 - 라이스(95'헨더슨), 필립스 - 사카(69'그릴리시, 106'트리피어), 마운트(95'포든), 스털링 - 케인

덴마크 3-4-3 : 슈마이켈 - 크리스텐센, 키에르, 베스터고르(105'빈) - 라르센(67'바스), 호이비에르, 델레이니(88'M.옌센), 맬레 - 브레이스웨이트, 돌베르(67'포울센), 담스고르(67'뇌르고르)


*잉글랜드, 유로 2020 6경기 결과
1-0승 vs 크로아티아 (득점 : 스털링)
0-0무 vs 스코틀랜드
1-0승 vs 체코 (득점 : 스털링)
2-0승 vs 독일 (득점 : 스털링, 케인)
4-0승 vs 우크라이나 (득점 : 케인2, 매과이어, 헨더슨)
2-1승 vs 덴마크 (득점 : 케인, 자책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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