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사상 첫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을 알리는 베트남축구협회 공식 이미지 갈무리.

베트남의 사상 첫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을 알리는 베트남축구협회 공식 이미지 갈무리. ⓒ 베트남축구협회

 
베트남 축구가 첫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16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자벨 스타디움에서 열린 UAE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G조 최종전에서 2-3으로 패했다.

'무패 행진'을 달리던 베트남은 이날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를 확정 짓고 최종예선에 자력으로 직행할 수 있었지만, 2차 예선 첫 패배를 당하면서 승점 2점 차로 추격해온 UAE와 자리바꿈을 하며 조 2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베트남은 각 조 2위 팀들 가운데 상위 5개 팀에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를 따내면서 사상 처음으로 최종예선 진출의 감격을 누렸다.

무기력했던 베트남... 박항서 '빈자리' 절감

박항서 감독이 경고 누적으로 벤치에 앉지 못한 베트남은 이영진 수석코치가 지휘봉을 잡았다. 비기기만 해도 되지만 베트남은 응우옌 티엔린, 응우옌 꽝하이 등 공격수를 대거 투입하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나타냈다.

하지만 베트남과 달리 승리가 절실했던 UAE의 파상 공세는 거칠었다.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선 UAE는 전반 32분 베트남의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알리 하산의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기세가 오른 UAE는 전반 39분 모함마드 이드가 돌파를 시도하다가 베트남 골키퍼의 손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따냈고, 키커로 나선 알리 맙쿠트가 골문을 가르면서 2-0으로 앞서나갔다.

무기력하게 전반전을 마친 베트남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마흐무드 카미스의 헤딩에 또다시 실점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그러나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 아래 갈고 닦은 저력을 과시했다. 후반 40분 티엔린이 뒤늦은 첫골을 터뜨렸고, 불과 5분 뒤 UAE 골키퍼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쯔란 민부엉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2-3으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경기 막판 저력 과시한 베트남... 최종예선도 기대된다 

승리를 눈앞에 두고 당황한 UAE는 일부러 시간을 끌다가 경고까지 받았다. 다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하면서 패배를 받아들였고, 곧이어 와일드카드를 확보했다는 소식에 최종예선 진출을 기뻐했다.

2017년 10월 베트남 사령탑으로 부임해 아세안축구연맹컵 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아시안컵 8강 등을 이뤄내며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감독은 사상 첫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이라는 또 하나의 선물을 안겨줬다.

동남아 축구의 최강자가 된 베트남이 과연 한국, 호주, 일본 등 아시아의 진정한 축구 강국들과 격돌하는 최종예선에서 과연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2차 예선을 통과한 12개 팀이 경쟁하게 될 최종예선 조 추첨은 7월 1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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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카타르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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