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전국대회의 8강 대진표가 짜였다. 9일까지 진행된 16강전에서 8강으로 진출할 학교들의 면면이 드러난 것. 지역을 대표하는 야구명가 학교들의 분전도 눈에 띄지만, 새로운 학교의 선전, 유명 선수를 앞세운 활약 역시 이번 대회에서 도드라진다.

이번 황금사자기 8강에 진출한 팀은 강릉고등학교와 인천고등학교, 서울고등학교와 유신고등학교, 경남고등학교와 세광고등학교, 그리고 대구고등학교와 서울컨벤션고등학교다. 여전한 수도권 학교들의 강세 속에 새로운 학교들이 눈에 띈다. 

결승을 향해가는 황금사자기의 교두보인 8강전에서 맞붙는 학교는 어디가 될까. 8강전에 앞서 맞대결 대진표를 그려보았다.

[인천VS강릉] 지난해 전국대회 우승 팀끼리
 
 지난해 '우승 맛'을 보았던 강릉고 선수들. 이번 대회에서 상대 팀이 '우승 팀' 인천고다.

지난해 '우승 맛'을 보았던 강릉고 선수들. 이번 대회에서 상대 팀이 '우승 팀' 인천고다. ⓒ 박장식

 
지난해 전국대회 우승 팀끼리 8강전에서 외나무다리 싸움을 펼친다.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바탕으로 봉황대기에서 웃은 인천고등학교, 김진욱이라는 괴물급 투수를 바탕으로 대통령배에서 극적 우승을 이뤄낸 강릉고등학교가 주인공이다. 두 학교는 올해 첫 대회인 황금사자기에서도 저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고, 주요 선수들이 지금도 활약하고 있다는 점이 두 학교의 명승부를 예상케 한다. 강릉고의 경우 김세민, 엄지민 등이 3학년이 되어 투타를 이끌고, 인천고등학교는 봉황대기 우승을 이끌었던 윤태현과 한지웅 '좌우 콤비'가 여전히 마운드 위에 군림한다.

최재호 강릉고 감독은 기동력을 바탕으로 한 야구로 이미 여러 번 '우승 청부사'의 위치에 오르기도 했다. 계기범 인천고 감독도 한결 같은 선수들의 기량을 바탕으로 우승의 교두보를 써냈다. 두 감독의 비슷한 듯 다른 스타일이 이번 8강전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 주목할 만하다.

[서울VS유신] 여전한 수도권 명문의 싸움

수도권 명문학교의 위세는 여전하다. 강백호, 정우영 등 KBO의 2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했던 서울고등학교, 소형준이라는 걸출한 신인왕을 배출해낸 유신고등학교가 8강의 외나무다리에서 맞붙는다. 서울고는 2018년 협회장기 우승을 거뒀고, 유신고는 2019년 청룡기와 황금사자기 양대 대회 2관왕 기록이 있다.

두 학교 모두 학교를 대표할만한 선수가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지난해 괴력투를 펼쳤지만, 올해는 부상에 시달렸던 서울고 이병헌이 8강전부터 출격을 준비하고, KT의 1차지명 대상 선수로 하마평에 오르는 유신고 박영현은 앞선 예선에서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둘의 맞대결이 주목할 만하다.

물론 마운드만 자랑거리가 아니다. 불타오르면 끝을 볼 줄 모르는 두 학교의 야수진도 두 학교의 대결을 기대하게끔 한다. 지난해부터 좋은 플레이를 펼쳤던 유신고의 이한, 올해 야수 중 가장 좋은 축에 속한다는 서울고 인필더 이재현 등의 활약을 눈여겨 봐야 한다. 마운드와 타석에서 두 학교가 어떤 활약을 펼칠 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경남VS세광] 오랜만의 우승이 그립다
 
 9일 황금사자기 경기에서 경남고 임성규 선수가 홈으로 쇄도하는 투혼을 펼치고 있다.

9일 황금사자기 경기에서 경남고 임성규 선수가 홈으로 쇄도하는 투혼을 펼치고 있다. ⓒ 박장식

 
부산을 대표하는 고교야구 명문 중 하나인 경남고등학교는 동산고·광주진흥고 등을 꺾고 올라왔다. 하지만 상대는 1회전부터 강원고, 광주동성고 등을 뚫고 올라온 충청의 야구명가 세광고등학교다. 오래간만의 우승을 목표에 둔 두 학교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자웅을 겨룬다.

경남고와 세광고 모두의 장점은 좋은 투수진에 있다. 경남고는 잠수함 투수 노운현, 좌완 이원재 등을 지니고 있다. 세광고 역시 이번 대회 컨디션이 아직 오르지 않았지만 박준영 등이 반등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아쉬운 것은 김주완이 9일 경기에서 103구를 던진 탓에 결승전까지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학교의 공통점은 또 있다. 모두 최근 우승 기록이 없다. 경남고등학교는 2010년 청룡기 우승 이후 11년째 우승기를 들어 올리지 못하고 있고, 세광고는 프로 원년이었던 1982년 황금사자기에서 우승한 이후 39년째 우승의 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두 학교 중에서 누가 먼저 우승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지 지켜보자. 

[대구VS컨벤션] '영광 재현' 대 '초심자의 행진'

대구고등학교와 서울컨벤션고등학교의 대결도 볼거리이다. 서울컨벤션고등학교는 2020년 팀을 만든 이후 창단 2년만에 황금사자기 8강이라는 좋은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맞서는 대구고등학교는 4대 고교야구 대회 중 유일하게 황금사자기의 우승 기록이 없기에 이번 대회 반드시 상대를 꺾고 올라야 한다.

차이가 있다면 전국대회에서의 경험. 대구고등학교는 2019년 대통령배 우승을 경험했던 1학년생들이 이제는 3학년이 되어 영광 재현을 노리지만, 서울컨벤션고는 창단 연차에서 밀린다. 하지만 서울컨벤션고등학교는 조원빈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마운드를 이끌고, 야수진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며 언더독의 반란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에 맞서는 대구고등학교 역시 이번 대회에서 선전을 펼치며 8강까지 올랐다. 특히 우완 이재명, 사이드암 김정운 등 주목할만한 투수진이 있다. 대구고등학교가 영광을 재현할지, 컨벤션고등학교가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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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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