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 관련 이미지.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 관련 이미지. ⓒ 레인보우팩토리

 
"1990년대 생이 주인공인 밝은 영화를 꼭 만들고 싶었다."

국내 성소수자 영화인을 대표하는 김조광수 감독이 8년 만에 새로운 퀴어 영화를 선보였다. 전작들보다 유쾌해졌고, 발랄해진 분위기였다. 7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 언론 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감독 및 배우 이홍내, 정휘, 곽민규, 염문경이 참석해 영화 관련 이야기를 전했다.

<메이드 인 루프탑>은 3년 사귄 남자친구 정민(강정우)에게 이별 통보를 당한 하늘(이홍내)이 자신의 친구 봉식(정휘)의 집으로 무작정 쳐들어간 뒤 연애를 어떻게든 이어가보려 하는 과정을 다룬 작품. 분량으로 치면 김조광수 감독이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이후 내놓은 두 번째 장편 영화다.

김조광수 감독은 청춘 영화이면서 사랑 영화로 정의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왕이면 청춘 영화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나와 달리 1990년대 생들은 10대에 이미 정체성 고민을 마무리 짓고 20대를 그런 고민으로 허비하지 않더라"며 "제 전작도 그렇고 한국 퀴어 영화가 주인공을 다룰 때 정체성의 고민으로 지나치게 어둡게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두 번째 장편은 밝고 유쾌하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주인공 하늘 역으로 이홍내를, 그의 절친 봉식을 정휘로 캐스팅 하는 등 주요 역할을 대부분 신인으로 채운 것에 감독은 "제가 배우 보는 눈이 있다고 말씀들 하셔서 부담이 있었는데 이번에 작업하면서 배우들이 빛나 보였다. 잘 될 것 같다"고 이번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이홍내는 "저도 20대 때 배우라는 꿈을 안고 살았지만 연기보단 아르바이트를 하는 데에 시간을 더 많이 보냈는데 하늘 또한 극중 자전거로 배달하는 모습이 있다. 그 장면에서 기분이 좋으면서 애틋하기도 했다"고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함께 한 정휘, 그리고 남자친구 정민 역을 맡은 강정우 등을 언급하며 그는 "촬영 내내 진심으로 대해줘서 집중할 수 있었다. 허투루 촬영하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휘 또한 "봉식이는 90년대 생 뿐만 아니라 20대, 30대 청춘을 다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요즘 욜로족이라고, 미래보단 현재를 즐기며 행복하게 사는 게 유행 아닌 유행처럼 되고 있는데 그런 청춘이 한편으로 표출하는 불안감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극중 같은 건물 입주자로 등장하는 배우 이정은에 대해 정휘는 "현장에서 전 선배님께 받기만 했다. 같이 호흡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 관련 이미지.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 관련 이미지. ⓒ 레인보우팩토리

 
<메이드 인 루프탑>은 방송 작가이면서 배우이기도 한 염문경이 직접 정민의 여자 형제 정연 역을 맡아 열연하기도 했다. 염문경은 EBS 간판 프로 <자이언트 펭TV>, 예능 프로 <얼큰한 여자들>의 작가기도 했다. 그는 "사실 전 그리 발랄한 사람이 아닌데 로맨틱 코미디나 코미디를 중심으로 작업해왔다. 아무래도 현실에선 그렇지 못하지만 마음으로는 사랑을 좋아해서인 것 같다"며 "<메이드 인 루프탑>도 제겐 사랑 이야기다. 살다 보면 사랑하기보다는 뒤통수 맞고, 혐오할 일이 더 생기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전 다들 사랑을 원하고 (사랑을)하고 싶어할 거라는 믿음이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은 오는 23일 개봉 예정이다.
메이드 인 루프탑 김조광수 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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