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들>의 한 장면

<암살자들>의 한 장면 ⓒ kth

 
6월 개봉을 예정하고 있는 <암살자들>이 영화진흥위원회 예술영화 심사에서 불인정된 것에 대해 7일 명확한 사유를 공개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공동배급사인 ㈜더쿱 ㈜왓챠와 제공사인 kth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올해 6월 중순 개봉을 준비하면서 영화진흥위원회(아래 영진위) 예술영화인정 심사에 작품을 제출했다. 그러나 지난 5월 17일 이 작품에 대한 '예술영화 불인정'을 통보받았다.
 
이들은 불인정 통지서에 "예술영화인정 심의 의결이 위원회 과반 이상 수 의견으로, 심사기준 제1항 1, 2, 3, 4호에 따라 불인정을 결정했다고 명기되어 있다"면서 관련 서류를 공개했다.
 
이어 "이의가 있을 경우 통지일로부터 30일 이내 1회에 한하여 재심사 신청을 할 수 있기에 6월 1일부로 재심사 신청을 완료했다"면서 "그 전에 <암살자들>의 영화진흥위원회 '예술영화 불인정'에 대한 각호의 심사기준에 따른 명확한 불인정 사유의 고지를 공개적으로 촉구한다"고 밝혔다.
 
자타공인 예술영화, 영진위 불인정 납득 안 돼

영진위 예술영화의 규정에 따른 심사기준 핵심은 ▲작품의 영화 미학적 가치가 뛰어난 국내외 작가영화 ▲소재, 주제, 표현방법 등에 있어 기존 영화와는 다른 새로운 특색을 보이는 창의적, 실험적인 작품 ▲국내에서 거의 상영된 바 없는 개인, 집단, 사회, 국가의 삶을 보여주는 작품으로서 문화간 지속적 교류, 생각의 자유로운 유통, 문화 다양성의 확대에 기여하는 작품 ▲예술적 관점,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가치가 있는 재개봉 작품 등이다. 다만, 스크린수를 규정 이상으로 확보한 영화나 특정 멀티플렉스에서 독점 개봉한 영화 등은 제외된다.

더쿱·왓챠·kth 측은 "<암살자들>이 위 심사기준에 어떤 부분이 부합되지 않는지 공개적으로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다큐멘터리 장르 자체가 독립예술영화의 대표 장르이며, 본 작품 또한 그에 부합되는 예술적 성취를 세계 유수 영화제 초청 등으로 이미 검증받았다고 생각하고, 심사기준에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입배급을 결정하면서부터 예술영화관 개봉을 기획했고, 그에 부합하는 홍보마케팅비를 투입해 소규모 개봉을 준비하고 있는 자타공인 예술영화"라면서 "영진위의 예술영화 불인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더쿱·왓챠·kth는 "<암살자들>의 예술영화 불인정 사유가 예술영화다운 미학적 기준의 미달 때문인지, 예술영화답지 않은 과도한 예산이 투입된 상업영화라는 측면인지 명확한 불인정 사유를 고지해주시길 바란다"면서 "심사기준에 대해 해명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암살자들> 배급-제작사 측이 공개한 영진위 예술영화 불인정 통지서

<암살자들> 배급-제작사 측이 공개한 영진위 예술영화 불인정 통지서 ⓒ kth

 
<암살자들>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두 여성에 의해 피살당한 사건을 재구성해 암살의 실체를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2014년 제30회 선댄스영화제에서 <더 케이스 어게인스트 8>으로 감독상을 수상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라이언 화이트 감독의 네 번째 작품으로 지난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예술영화인증사업의 경우 독립예술영화인정소위에 위원들이 판단해 과반 이상의 의결로 인정이나 불인정된다. 현재 예술영화소위 위원장은 박기용 감독이고 김동령, 김동현, 신은실, 안종혁, 임태규, 조재휘 위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예술영화로 인정받을 경우 예술영화쿼터가 적용되고, 지원 혜택 등을 받을 수도 데다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료가 할인되는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술영화소위 관계자들은 "심사는 투명하게 진행되고 위원들의 토론을 통해 인정 여부를 결정한다"라며 "심사기준만 갖고 위원들이 판단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형식적인 측면에 더해 기존에 알려진 내용보다 크게 새로울 것이 없다보니 불인정 의견이 많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암살자들>의 경우 영진위 예술영화 심사대상에 올라 있는데, 20편의 신청 작품 중 인정된 영화는 30% 수준인 6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4편은 인정받지 못했을만큼 불인정 영화가 다수였다. 
예술영화 암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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