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 관련 이미지.

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 관련 이미지. ⓒ 대원미디어

 
한국 관객에겐 <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으로 잘 알려진 스튜디오 지브리의 큰 변화가 보인다. 무려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 기존 작품의 분위기나 그림체, 작업 방식 면에서 모두 달라졌기 때문이다.
 
오는 6월 10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는 사전 정보 없이 접한다면 지브리 작품이라 생각하지 못 할 정도로 이질적이다. 3D 애니메이션 형식에 주인공 또한 마냥 착하거나 정의로운 인물이 아니다. 아야라는 아이를 통해 작품은 상상력과 현실 세상을 은유하는 요소들을 적확하게 품고 있었다.
 
12명의 동료 마녀를 따돌리면 찾으러 오겠다며 한 보육원에 아야를 맡긴 빨간 곱슬머리 마녀, 원치 않는 입양을 가게 된 아야는 푸른 곱슬머리 마녀인 벨라와 화가 나면 눈에서 불꽃을 쏘는 맨드레이크와 살게 된다. 마법을 배우기 위해 온갖 영악한 일을 벌이는 아야는 자칫 예의도 없고, 천방지축처럼 보이지만 마냥 미워 보이진 않는다. 출생의 비밀, 가족이 누군지 알지도 못한 채 살아남아야 할 운명이기에 벨라와 맨드레이크를 자기 방식으로 이해하고 대하는 걸 하루속히 터득해야만 했다.
 
작품은 원작 소설이 있다. <허울의 움직이는 성> 원작자이기도 한 소설가 다이애나 윈 존스가 쓴 <이어위그와 마녀>(Earwig and Witch)인데 이를 탐독한 미야자키 하야오가 스즈키 토시오에게 직접 프로듀싱을 제안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만큼 원작 자체의 매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은퇴 발표 직전 발표한 작품들이 청소년과 청춘의 성장을 다루고 있기에 또 다른 관점에서 한 아이의 성장을 바라본 원작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 관련 이미지.

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 관련 이미지. ⓒ 대원미디어

  
 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 관련 이미지.

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 관련 이미지. ⓒ 대원미디어

 
아야의 묘사 방식이나 다른 캐릭터의 성격만 놓고 보면 사실 기괴한 지점 또한 있다. 인간들 세상에 섞여 사는 마녀, 마녀의 혈통이기에 그런 괴팍한 모습을 애써 숨기지만 본인들만의 공간에선 여지없이 드러난다. 아야를 혹사시키는 벨라와 그런 그를 골탕 먹이는 아야의 수 싸움 또한 이 작품의 작은 웃음 포인트가 된다.
 
빨간 곱슬머리 마녀와 벨라, 그리고 맨드레이크 사이엔 어떤 비밀이 있다. 영화는 이들의 과거를 후반부에 살짝 드러냄으로써 캐릭터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린다. 이 매개로 하드록 장르의 음악을 사용하는데 이 역시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에선 처음이다. 강한 전자 기타와 드럼 소리가 등장 캐릭터들과 어우러지며 한층 감정을 고조시키기도 한다.
 
낭만적이고 동화적이었던 지브리 특유의 그림체와 색감은 사라졌지만 하야오 감독과 그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 감독의 변화가 나름 반갑다. 영화는 속편을 암시하듯 열린 결말로 끝나는데 이후 어떻게 아야의 이야기를 이어갈지 기대할 만하다.
 
한줄평: 3D와 록음악의 손을 잡은 지브리 스튜디오의 변신이 반갑다
평점: ★★★☆(3.5/5)

 
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 관련 정보

기획: 미야자키 하야오
프로듀서: 스즈키 토시오
감독: 미야자키 고로
음악: 타케베 사토시
캐릭터디자인: 콘도 카츠야
CG연출: 나카무라 유키노리
수입: 대원미디어(주)
배급 및 제공: 리틀빅픽처스
공동제공: CJ CGV
러닝타임: 83분
관람등급: 전체관람가
개봉: 2021년 6월10일
 
 
 
아야와 마녀 미야자키 하야오 지브리 토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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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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