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이 빅리그 진출 후 13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광현은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1이닝5피안타1볼넷6탈삼진1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두 번의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연장 11회에 터진 폴 골드슈미트와 타일러 오닐의 홈런에 힘입어 세인트루이스가 6-1로 역전승을 거뒀다.

김광현은 늘 그렇듯 실점을 최소화하며 선발 투수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고 세인트루이스 타선이 8회 동점을 만들면서 김광현을 빅리그 데뷔 첫 패배의 위기에서 구했다. 더블어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 선발 등판 경기 연승 기록도 5경기로 늘렸다.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16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김광현은 시즌 성적 1승무패를 유지했고 평균자책점은 3.06에서 2.74로 떨어졌다.

양 팀 선발 김광현과 페랄타의 수준 높은 투수전

올 시즌 4경기에서 3.06의 뛰어난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김광현의 유일한 아쉬움은 바로 이닝소화능력이다. 김광현은 올 시즌 4경기에서 17.2이닝을 던지며 경기당 평균 5이닝을 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빠른 타이밍에 승부수를 띄운 마이크 쉴트 감독의 다소 이른 교체도 있었지만 그만큼 김광현이 투구 수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뜻이다. 

지난 2경기에서 백업포수 앤드류 키즈너와 호흡을 맞췄던 김광현은 이날 부상에서 돌아온 주전포수 야디어 몰리나와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세인트루이스는 몰리나를 비롯해 부상 선수 없이 주전 선수 대부분이 선발 출전했다. 이에 맞서는 밀워키는 등 부상을 당한 간판타자 크리스티안 옐리치를 비롯해 팀 내 홈런(4개),타점(18개) 2위를 달리고 있는 아비세일 가르시아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세인트루이스가 1회 초 공격에서 2사2루 기회를 살리지 못한 가운데 김광현은 작년 세인트루이스에서 활약했던 콜튼 웡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로렌조 케인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린 김광현은 3번타자 타이론 테일러를 내야 플라이로 잡았다. 김광현은 2사 후 작년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팀 동료였던 트래비스 쇼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첫 번째 득점권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1회 무사2루 위기를 삼진2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막은 김광현은 2회 선두타자 루이스 우리아스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1사 후 매니 페냐를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한 김광현은 올 시즌 타율 .182로 부진한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김광현은 파블로 레예스에게도 3볼까지 몰렸지만 레예스가 3볼에서 4구째를 휘둘러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1루 주자를 잔루로 만들었다.

3회 초 첫 타석에서 루킹삼진으로 물러난 김광현은 3회 선두타자로 나온 투수 페랄타를 똑같이 루킹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설욕에 성공했다. 1사 후 첫 타석에서 2루타를 허용했던 웡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김광현은 케인을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3이닝 만에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4회까지 페랄타의 호투에 막혀 1안타 빈공에 시달렸다.

8회 동점타로 면한 김광현의 패전 위기

4회 밀워키의 중심타선을 다시 만난 김광현은 선두타자 테일러를 우익수플라이로 잡아냈다. 김광현은 1사 후 4번타자 쇼에게 2볼2스트라이크에서 슬라이더를 승부구로 던지다가 우측선상의 2루타를 허용하며 두 번째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김광현은 흔들리지 않고 우리아스를 투수 플라이, 피냐를 투수땅볼로 처리하며 4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김광현이 4회까지 4이닝2피안타4탈삼진 무실점, 페랄타가 5회까지 1피안타8탈삼진 무실점 호투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김광현은 5회 투구에서 선두타자 브래들리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1사 후 레예스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김광현은 투수 페랄타를 쓰리번트 삼진으로 돌려 세운 후 웡을 초구에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하며 또 한 번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지난 6일 뉴욕 메츠전에서 두 번째 타석에 대타로 교체됐던 김광현은 5회 선두타자로 나와 투수 페랄타의 실책으로 출루했지만 후속타 불발로 추가진루를 하지 못했다. 시즌 첫 승을 올렸던 4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3경기 만에 6회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선두타자 케인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김광현은 테일러를 삼진처리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쇼에게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김광현이 내준 선취점이 빅리그 데뷔 후 무패행진을 달리던 김광현의 첫 번째 패배로 이어지진 않았다. 6회 1사 2루에서 김광현을 구원한 헤슬리는 후속타자를 막으며 김광현의 실점을 늘리지 않았고 세인트루이스는 8회 초 공격에서 딜런 칼슨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면서 김광현의 패전 가능성을 지워 버렸다. 동료들의 침묵으로 패배의 위기에 놓였던 김광현이 이번엔 동료들의 도움으로 빅리그 첫 패의 위기에서 벗어난 것이다.

5.1이닝5피안타1볼넷6탈삼진1실점. 연봉 400만 달러를 받는 2년 차 투수에게 이 이상의 활약을 바란다면 이는 구단의 지나친 욕심이다. 김광현은 밀워키를 상대로 선발투수로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해냈다. 다만 7이닝 동안 각각 안타와 볼넷, 실책, 몸 맞는 공으로 주자를 단 4명만 내보내며 8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은 페랄타의 투구내용이 너무 좋았던 것 뿐이다. 

실제로 김광현은 이날 대부분의 속구가 시속 145km 안팎으로 형성됐을 정도로 구위도 좋았고 볼넷을 최소화하려는 공격적인 투구도 돋보였다. 비록 6회 2루타 두 방을 맞고 실점을 했지만 주자를 내보낸 후 집중력이 살아난 부분도 칭찬할 받아 마땅하다. 4경기 연속 1실점 이하 투구로 좋은 구위를 뽐내고 있는 김광현의 다음 등판은 오는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 또는 19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경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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