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관련 이미지.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관련 이미지. ⓒ 한국영화아카데미

 
감독도 배우들도 혼자 살거나 혼자 산 경험이 있다. 자연스럽게 혼자 사는 게 체질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다가 이 영화가 나왔다고 한다. 11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언론 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홍성은 감독, 배우 공승연, 정다은, 서현우가 참석해 영화에 담긴 의미를 강조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일도 식사도 모두 혼자 하는 게 편했던 베테랑 콜센터 직원 진아(공승연)가 팀장 지시로 신입 직원 수진(정다은)을 교육하게 되면서 일상의 어떤 균열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첫 장편을 연출하게 된 홍성은 감독은 "20대 중반부터 자취를 하다 보니 결혼은 물론이고, 평생 사람들과 엮이지 않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고독사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며칠 생각해보니 사실 혼자 사는 게 얼마나 불완전하고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느끼게 됐다"며 "혼술, 혼밥 이야기가 많이 나오던 때인데 사람들이 그걸 굳이 인증하는 걸 보면 공감을 받고 싶어하는 것 같더라.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지 않을까 했다"고 영화의 시작점을 언급했다.

영화의 진아 또한 그렇다. 남들과 말을 섞고 밥을 먹는 게 내심 불편해 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홍 감독은 "사실 진아는 사람들에게 받는 상처로부터 도망치는 것이고 이별하는 걸 굉장히 어려워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다"며 "그걸 제대로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승연은 "사람들과 관계를 단절하는 진아가 공감이 안 되기도 했다. 현장 편집본을 보면서 흐름을 파악하려 했다"며 "콜센터 직원의 이직률이 높다 보니 주변에 실제로 그 일을 경험한 사람이 많았다. 둘째 동생도 콜센터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준비 과정을 전했다. 실제로 콜센터 견학을 하고 싶어했지만 보안상 무산된 사연을 전하며 공승연은 "혼자서 촬영할 때가 많아 외롭고 그랬는데 정다은, 서현우 배우가 현장에 올 때마다 너무 좋았다"며 즐거웠던 기억을 언급하기도 했다.

사회 초년생 수진을 연기한 정다은은 이번 영화로 첫 성인 캐릭터를 경험하게 됐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 중 가장 밝고 솔직한 친구라고 생각한다"며 "사회초년생에 걸맞게 덜렁대는 20대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은 지난 5월 초 열린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 및 CGV 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을 받았다.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은 지난 5월 초 열린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 및 CGV 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을 받았다. ⓒ 한국영화아카데미

 
서현우는 극중 진아의 옆집 이웃 성훈 역을 맡았다. 분량은 많지 않지만 진아의 일상에 큰 영향을 끼치는 캐릭터다. "영화를 보며 개인적으로는 '혼자 사는 우리들'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는 "촬영 당시에 다른 작품 촬영 때문에 다리를 다친 상태였는데 의논 끝에 성훈이 목발 짚는 설정을 아주 자연스럽게 입혔다. 놀랍게도 영화를 보니 그게 성훈과 잘 어우러지더라"고 일화를 전했다.  

네 사람 모두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한 저마다의 생각을 밝혔다. 홍성은 감독은 "살다 보면 관계가 틀어지거나 인연이 떠나는 일도 있는데 뭐가 됐든 나에게 왔다 가는 사람에겐 제대로 된 인사를 해야겠다는 걸 느낀다"며 "떠난다고 없어지는 게 아닌 내 안에 남아있고 연결돼 있음을 관객분들이 느껴주신다면 뿌듯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승연은 "코로나 이전에 찍은 영화인데 지금 어찌됐든 혼자인 게 익숙해지는 것 같다. 과연 우리가 잘 살고 있는가 질문하는 영화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다은과 서현우는 "나만 특별히 외롭지 않다는 걸 생각하셨으면 한다. 휴대폰으로 뭘 혼자 보더라도 실상은 몇 만 명과 소통하고 있는 것인 만큼 관계의 변화를 고찰할 때가 아닌가 싶다"며 나름의 느낀 바를 나눴다.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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