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안방에서 최하위 롯데를 꺾고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허삼영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7일 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홈런1방을 포함해 장단 8안타를 때려내며 4-1로 승리했다. 한편 대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구장은 전국에 짙게 드리운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취소됐고 취소된 경기는 8일 더블헤더로 진행될 예정이다. 정규리그가 미세먼지로 취소된 것은 2018년 4월 이후 3년1개월 만이다.

삼성은 선발 원태인이 7이닝5피안타 무사사구3탈삼진1실점 호투로 시즌 5승째를 챙기며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우규민이 8회(홀드),오승환이 9회(세이브)를 책임지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타선에서는 7회 이학주가 스퀴즈를 통해 결승점을 뽑은 가운데 삼성은 이날 허리 통증으로 2경기 째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강민호의 공백을 느낄 수 없었다. 백업포수 김민수가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비롯해 장타 2방을 터트리며 맹활약했기 때문이다.

강민호 영입 후 부진했던 백업포수들의 활약

지금은 키움 히어로즈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지영 포수는 삼성 시절이던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진갑용(KIA 타이거즈 배터리 코치)의 자리를 물려 받아 삼성의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2013년 113경기, 2014년99경기에 출전하며 주전포수로 입지를 굳힌 이지영은 진갑용의 은퇴시즌이었던 2015년 124경기에서 타율 .305 110안타55타점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이지영은 2016년에도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297 116안타7홈런50타점으로 떨어진 팀 성적과는 별개로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지영은 2017년 105경기에서 홈런 없이 타율 .238 26타점으로 부진에 빠지고 말았다. 이에 삼성은 인내심을 갖고 주전포수의 부활을 기다리는 대신 외부영입을 통해 포수 보강을 단행했다. 통산 5번의 골든글러브 수상에 빛나는 강민호와 4년8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지영은 강민호가 팀에 합류하면서 주전 자리를 잃었지만 2018년 90경기에 출전해 타율 .343 2홈런19타점31득점으로 백업포수로서 알토란 같은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미 강민호라는 비싼 주전 포수를 거느리고 있던 삼성에게 주전급 백업 이지영 포수는 '잉여전력'에 가까웠다. 결국 삼성은 2018년12월 키움, SK 와이번스가 포함된 삼각트레이드를 통해 이지영을 보내고 거포 김동엽을 영입했다.

하지만 이지영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크게 나타났다. 삼성은 2019년 이만수 포수상 출신의 유망주 김도환(61경기)과 FA 권혁의 보상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김민수(29경기),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포수사관학교' 두산에서 영입한 김응민(8경기)을 강민호의 백업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누구도 삼성 벤치와 팬들이 만족할 성적을 내지 못한 반면에 히어로즈로 이적한 이지영은 2019년 106경기에서 타율 .282 87안타1홈런39타점으로 맹활약했다.

2019년 타율 .234 13홈런45타점으로 부진한 시즌을 보낸 강민호는 작년 119경기에 출전해 타율 .287 19홈런61타점으로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백업포수 3인방(김응민,김도환,김민수)은 30안타 무홈런15타점을 합작하는데 그쳤다. 특히 프로 7년 째를 맞는 김민수는 타율 .174 4안타1타점으로 크게 부진하며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따라서 올 시즌 김민수가 보여준 뜻밖의 반전에 삼성팬들은 더욱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프로 데뷔 8년 만에 폭발하는 김민수의 잠재력

대구 출신의 김민수는 상원고와 영남대 시절부터 40% 이상의 도루 저지율을 기록했을 정도로 강한 어깨와 안정된 수비로 정평이 나 있었다. 신경현의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 하는 한화 이글스가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2라운드 전체24순위로  김민수를 지명하며 억대(1억1000만원)의 계약금을 안긴 이유다. 하지만 차세대 주전 포수 후보였던 김민수와 한화의 인연은 단 한 시즌으로 막을 내렸다.

김민수는 상무 입대를 앞두고 FA권혁에 대한 보상선수로 삼성에 지명되면서 1년 만에 팀을 옮겼고 2016년 전역 후 한화가 아닌 삼성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김민수는 전역 후 작년까지 4년 동안 1군에서 고작67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수비에서는 어느 정도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지만타격에서의 기대치가 지나치게 낮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민수는 삼성 이적 후 4년 동안 단 6개의 타점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어느덧 서른 줄에 들어선 김민수는 올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김응민,권정웅 등과의 백업포수 경쟁에서 승리하며 개막엔트리에 승선했다. 김민수는 강민호가 시즌 초반부터 워낙 좋은 타격감을 보이면서 많은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경기에 나갈 때마다 인상적인 활약으로 허삼영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4월 한 달 동안 .455의 타율을 기록하고도 타점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김민수는 5월 들어 연일 의미 있는 경기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6일 친정팀 한화와의 경기에서 8번 포수로 선발출전한 김민수는 4회 좌전 적시타로 시즌 첫 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7일 롯데전에서는 프로 데뷔 8년 만에 첫 홈런포를 작렬했다. 김민수는 3회 1사 후 롯데 선발 박세웅의 시속 146km 짜리 속구를 잡아 당겨 좌측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28m 짜리 선제 솔로 홈런을 작렬했다. 김민수는 5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2루타를 때리며 하루에 2개의 장타를 기록했다.

2010년대 중·후반 두산은 주전포수 양의지(NC다이노스)를 보좌해준 박세혁이라는 든든한 백업포수가 있었기에 시즌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었다. 올해 한국나이로 37세가 된 강민호는 분명 관리가 필요한 노장 포수다. 하지만 백업포수 김민수가 지금처럼 듬직하게 강민호를 보좌해 준다면 사자군단의 안방은 진갑용, 이지영이 있던 왕조 시절과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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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김민수 데뷔 첫 홈런 백업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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