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지난 29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 CJ ENM


차태현과 조인성 사장님의 이야기도 이제 하루 밖에 남지 않았다.

29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은 9일째 영업에 접어든 원천리 슈퍼의 코미디급 일상을 소개하며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웃음을 선사했다.

처음 장사에 돌입했을 때만 해도 두 사람은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얼마에 팔아야 하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하지만 매일 이곳을 찾아준 연예인 알바생들과 주민들의 도움으로 어느새 초보 사장의 티를 벗고 능수능란하게 영업을 진행해왔다.

함박눈 내리는 날 이곳을 찾아준 배우 조보아와 함께 영업 종료 D-1일을 맞은 동네 슈퍼는 다시 한 번 왁자지껄한 하루를 보냈다.

<어쩌다 사장> 최초 제작진 섭외 초대손님 등장

그동안 <어쩌다 사장>은 차태현-조인성과 친분이 있는 유명 배우들이 총출동해 화면을 풍성하게 채움과 동시에 매회 기대 이상의 웃음을 선사했다. 그런데 이번 방영분에 등장한 초대손님은 좀 달랐다.

배우 조보아는 과거 < 1박2일 > 시즌3에 잠시 얼굴을 비친 적이 있긴 하지만 두 사장님과는 큰 접점이 없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조보아는 제작진이 섭외한 처음이자 마지막 인물이었고, 두 사람과 친분이 없기에 자칫 어색한 기류가 흐를 수도 있었다. 이는 재미 유발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는 선택이란 뜻이기도 했다. 

​하지만 SBS <골목식당>을 통해 배우 이외의 영역에서도 재능을 발휘했던 조보아답게 큰 어려움 없이 돈 계산을 척척 해내는 등 '알바계의 황금손(?)이라는 칭찬을 받기에 이른다. 함박눈으로 인해 모처럼 생긴 눈길을 힘을 보태 쓱싹 치우는가 하면 도로에 뿌리는 염화칼슘에 강아지들이 화상을 입기도 한다는 정보를 제공하면서 슈퍼마켓 마스코트인 검둥이도 애정어린 손길로 보살펴줬다.

물론 실수도 있었다. 차태현의 착오로 인해 드링크 박스 제품을 비싸게 판 사실을 확인한 뒤엔 사장님들과 알바생 모두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급기야 일을 잘 하던 조보아마저 제 가격을 받고 판 물건조차 혼동하기 시작해 손님에게 거스름돈을 더 얹어주는 상황까지 빚어지면서 시청자들에게 예측불허의 웃음을 안겨줬다. 

단 하루 남은 장사... 아쉬워하는 손님들​
     
  
 지난 29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지난 29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 CJ ENM

  초기엔 잦은 실수 연발로 고전했던 두 사장님도 막바지에 다다르자 마치 수 년 동안 장사한 사람처럼 모든 일을 큰 어려움 없이 척척 해냈다.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 아니겠는가. 두 사장은 장사 마감 하루 전 날이 되자, 건설현장 아저씨가 늘 찾는 상품, 동네 어르신이 즐겨 마시는 술 종류도 확실히 기억하고 내드리면서도 싱숭생숭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두 사람은 물건 납품하는 상인에게 일찌감치 작별인사를 고하는 등 슬슬 정리의 시간에 돌입하는 듯했지만, 이내 새로운 알바생의 합류로 또 한 번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고 나섰다.

여러 연예인 초대손님들이 가지고 온 각종 재료로 냉장고가 꽉 채워지자 두 사장님은 그동안 판매하던 라면 중심의 장사에서 탈피해 색다른 메뉴로 동네 주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삼겹살을 잘 굽는다"고 스스로를 소개한 조보아가 준비한 '삼겹살 구이'는 손님들의 환영을 한몸에 받으며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그렇게 강원도 산골 가게의 9일째 영업도 성공리에 마무리되었다. 

또 한 번의 고민 상담소 개설       
 지난 29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지난 29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 CJ ENM


언제나 그렇듯 원천리 슈퍼의 저녁식사 시간은 출연진 사이의 허물 없는 대화가 중심을 차지한다. 한 주 전 두 사장님은 고민을 털어놓은 배우 동현배에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며 묘한 울림을 전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엔 조보아가 두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너무 하고 싶은데 저는 애매하더라... 영화를 많이 해봤으면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까..."

어느새 데뷔 10년차 배우가 된 그녀의 고민거리는 영화였다. 그동안 스크린 도전이 없진 않았지만 조보아라는 배우의 이미지는 '드라마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 하지만 영화에선 물음표' 정도였다. 

이 말을 들은 조인성은 "작은 역할이어도 계속 하다보면 신뢰가 쌓이는 것 같다"면서 "꼭 주인공만 해서 좋은 건 아닌 것 같다"라며 후배 배우를 격려했다. 이밖에 가족, 연애 등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오가면서 변변한 친분이 없었던 조보아와 차태현, 조인성 사장은 서로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기 시작했다.

그동안 시청자들이 <어쩌다 사장>을 기분 좋게 시청할 수 있었던 건 단순히 연예인들의 실수에서 유발되는 웃음뿐만이 아니라 이와 같은 대화 과정에서 나오는 '정'과 따뜻함을 함께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방송 초반만 하더라도 접점이라고는 전혀 없었던 주민들과 사장님들이 시간이 흘러 어느덧 이웃이 되는 모습에 흐뭇함을 느꼈고, 배우들의 화려함 뒤편에 자리한 걱정과 고민을 접하는 시간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강원도 작은 가게의 영업이 단 하루 남았다는 사실에 서운한 건 비단 나뿐일까.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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