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일방적인 경기흐름속에 라트비아를 꺾고 월드컵 지역예선 첫 승을 신고했다.

네덜란드는 28일 새벽(한국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유럽예선' G조 2차전 라트비아와의 홈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네덜란드는 1승 1패의 성적을 기록해 터키에 0-3으로 패한 노르웨이에 다득점에서 앞서며 3위자리로 뛰어올랐다.

일방적인 경기흐름... 베르후이스, 더 용의 골로 승리한 네덜란드

네덜란드는 팀 크룰 골키퍼를 비롯해 덴젤 돔프리스, 마티아스 데 리흐트, 달레이 블린트, 오벤 바인달이 수비를 구축했다. 조르지뉴 바이날둠, 다비 클라센, 프랭키 데 용이 역삼각형 중원을 구성한 가운데 멤피스 데파이, 스티븐 베르후이스, 루크 더 용이 공격진을 형성한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볼 점유율 76대24, 슈팅수 37대2가 설명해주듯 경기는 네덜란드의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데파이와 베르후이스가 포진한 측면에서 공격의 활로를 열어간 네덜란드는 전반 5분 클라센의 슈팅을 시작으로 라트비아의 골문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실속은 없었다. 4-4-2 포메이션으로 나선 라트비아가 수비와 미드필드 사이의 간격을 좁힌 채 페널티박스 부근에 많은 숫자를 두자 네덜란드의 패스와 슈팅은 번번이 수비에게 차단돼 마무리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여기에 득점운도 따르지 않었다. 전반 5분 클라센의 헤더슛을 수비가 걷어내며 선제골의 기회를 놓친 네덜란드는 전반 27분과 39분 베르후이스가 올린 크로스를 클라센, 루크 더 용이 헤더슛으로 연결시켰지만 모두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또 한번 아쉬움을 남겼다.

오히려 라트비아에게 실점위기를 맞기도 했다. 전반 4분 한 순간에 수비가 뚫리며 역습을 허용한 네덜란드는 라트비아 이카우니엑스에게 슈팅기회를 허용하며 경기시작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흐름을 깬 것은 베르후이스의 한 방이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클라센의 패스를 받은 그는 한 차례 볼 트래핑을 한 이후 반대편 포스트를 노리고 오른발로 감아찬 슈팅을 시도해 득점을 터뜨리면서 네덜란드에게 리드를 안겼다.

후반전 역시 같은 패턴이었다. 베르후이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시도함과 동시에 코너킥 상황에선 키커로 나서며 기회를 만들어줬지만 데 리흐트의 헤더슛과 데파이, 클라센등의 슈팅이 모두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하는 등 여전히 실속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가 후반 24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데파이가 올린 크로스를 루크 더 용이 헤더골로 연결하며 점수를 벌린 것. 2골차의 리드를 잡자 네덜란드는 클라센과 바이날둠을 시작으로 주축 선수들을 모두 불러들이는 여유 속에 승리를 확정지었다.

여전히 아쉬움 남긴 네덜란드, 앞으로가 중요하다

네덜란드는 지난 25일 열린 터키와의 1차전에서 2-4의 완패를 당했다. 터키의 베테랑 공격수 부락 일마즈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는 등 수비가 무너진 것도 패배의 원인이었지만 지지부진한 공격력 또한 이날 패배에 영향을 줬다.

이날 네덜란드는 데파이를 원톱으로 배치한 가운데 베르후이스와 돈옐 말렌이 3톱을 형성했지만 측면에서 속도감있는 공격이 나오지 않으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특히 데파이는 경기막판 페널티킥을 실축한 데 이어 말렌은 전반 34분 파울을 허용해 페널티킥을 내줘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라트비아와의 경기에서 프랑크 데 부어 감독은 루크 더 용을 선발로 기용함과 동시에 데파이를 측면으로 돌리는 등 변화를 줬고 이는 터키전보다 나은 공격력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실속이 없었다. 

네덜란드의 주요 공격루트는 데파이의 드리블 돌파와 오른쪽에서 베르후이스가 측면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움직임, 둠프리스가 오버래핑을 시도해 크로스를 올리는 패턴이었다. 하지만 크로스를 이용한 공격은 신장이 높은 라트비아 수비진에게 걸리기 일수였고 선수들간의 부분전술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비를 뚫는데 애를 먹어야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과감하게 중거리슛등을 시도해 수비에 균열을 가해야 했지만 그러한 선수들이 없다보니 답답한 경기의 연속이었다.

결국 76대 24의 압도적인 볼 점유율과 슈팅수 37대 2개, 코너킥수 16대 0등 모든 지표에서 라트비아에 앞선 경기였음에도 2골에 그치는 등 그에 상응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공격력은 앞으로 네덜란드의 행보에 있어서 큰 우려를 낳고있는 게 사실이다. 이번 라트비아전과 31일 열릴 지브롤터전은 전력적인 우세속에 무사히 넘어갈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다가오는 유로2020(2021)과 9월에 있을 월드컵 예선전은 험난한 여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9월에 열릴 노르웨이-몬테네그로-터키로 이어지는 월드컵 예선 3연전은 네덜란드의 월드컵 본선진출 여부를 결정짓는 일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들이다. 3팀모두 만만치 않은 전력인 가운데 1위자리와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경쟁을 하는 팀들이라는 점에서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르웨이에는 엘랑 홀란드라는 확실한 골게터의 존재, 몬테네그로와 터키는 초반 2연승을 기록해 분위기를 탔다는 점에서 최근 경기력이 부진한 네덜란드에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경기들이다.

유로2020(2021)과 2022 카타르월드컵은 지난 3년간 네덜란드가 이룬 세대교체의 결실과 네덜란드 축구의 부활여부를 가늠하기 위해서라도 상당히 중요한 대회다. 특히 카타르 월드컵마저 본선에 오르지 못한다면 네덜란드는 1982년과 1986년에 이어 36년만에 2대회 연속 월드컵 지역예선 탈락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안게된다는 점에서 다가오는 월드컵 본선진출은 상당히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네덜란드가 보여주는 경기내용은 기대보단 우려만 더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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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월드컵 유럽예선 네덜란드 라트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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