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 김연경을 앞세운 흥국생명이 두 시즌 만에 챔프전에 진출했다.

박미희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12,25-14,25-18)으로 승리했다. 5,6라운드 믿기 힘든 추락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놓쳤던 흥국생명은 플레이오프에서 기업은행을 2승1패로 꺾고 챔프전에서 정규리그 우승팀 GS칼텍스 KIXX를 만나게 됐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59.5%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23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했고 경쾌한 움직임을 보인 외국인 선수 브루나 모라이스가 14득점, 김미연, 이주아, 김채연이 나란히 6득점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이에 맞선 기업은행은 안나 라자레바가 16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리베로 신연경의 허리 부상과 흔들린 서브리시브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며 허무하게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김연경은 뛰어난 리더십과 함께 59.5%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흥국생명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연경은 뛰어난 리더십과 함께 59.5%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흥국생명의 승리를 이끌었다. ⓒ 한국배구연맹

 
'배구여제'의 투혼, 부상 후유증 따윈 없었다

흥국생명은 플레이오프 2차전 1세트에서 기업은행이 25점을 따는 동안 고작 6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는 V리그 역사상 한 세트 최소득점 신기록으로 각 팀이 최고의 전력으로 맞서고 선수들의 집중력이 올라간 플레이오프였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 부끄러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3세트부터 경기력이 살아나 승부를 4세트 듀스 상황까지 끌고 왔다는 점이 3차전을 기대하게 만드는 위안거리였다.

기업은행은 1차전 1-3 패배를 2차전 3-1 승리로 가져 오며 시리즈의 흐름을 빼앗는데 성공했다. 주포 라자레바가 한결같은 활약을 해준 가운데 1차전에서 부진했던 표승주와 김희진이 살아났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기업은행은 이번 시즌 흥국생명에게 승리한 3경기에서 모두 김하경 세터의 활약이 돋보였는데 김우재 감독은 3차전에서도 조송화 세터 대신 김하경 세터를 선발 출전시켰다.

김연경이 2차전에서 당한 손가락 부상으로 오른손에 테이핑을 하고 출전한 가운데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공격과 블로킹, 브루나의 후위공격을 앞세워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기업은행은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1차전 같은 좋은 흐름을 가져오지 못했고 그럴수록 흥국생명은 더욱 기세를 올렸다. 흥국생명은 세트 내내 한 번도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면서 1세트를 13점 차이로 여유 있게 따냈다.

허리 부상을 당한 신연경 리베로가 한지현으로 교체된 가운데 기업은행은 2세트에서 수비리듬이 살아나며 흥국생명과 접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연속 공격과 김주향의 범실을 묶어 리드를 잡았고 교체선수인 신인세터 박혜진의 블로킹과 김채연의 서브득점을 묶어 점수차를 벌렸다. 기업은행은 세트 후반 믿었던 라자레바마저 연속 3개의 범실을 저지르면서 2세트마저 14-25라는 큰 점수 차이로 패했다.

마지막 세트에 몰린 기업은행은 라자레바와 김희진,표승주,김수지가 골고루 득점을 올리며 3세트 초반 리드를 잡았다. 흥국생명은 김미연과 김채연, 브루나의 연속 공격으로 스코어를 뒤집었지만 기업은행도 교체 선수 육서영의 활약에 힘입어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만들었다. 흥국생명은 세트 중반 이주아의 연속 서브득점과 김미연의 공격으로 승기를 잡았고 세트 후반 브루나와 김연경의 공격을 앞세워 25-18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2차전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한 김연경은 통증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도 3차전 출전을 강행했다. 어쩌면 한국 무대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3차전은 김연경의 고별전이 되지 않았다. 김연경은 3차전에서 무려 59.5%의 공격 성공률로 23득점을 기록하는 대활약을 펼친 끝에 흥국생명을 챔프전으로 견인했다. 반면에 고비를 넘지 못한 기업은행은 챔프전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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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플레이오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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