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뮤지컬 <블루레인>이 막을 올렸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장편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각색한 이 작품은 친부살해라는 파격적인 사건을 다루며 선과 악이 뒤섞인 인간의 내면을 조명한다.

오는 6월 6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드림아트센터에서 상연되는 <블루레인>의 프레스콜이 23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출연 배우인 테이, 윤형렬, 양지원, 김산호, 임강성, 임정모, 최민철, 박시원, 최수형, 고은영, 허혜진, 김명희, 한유란, 김태오, 조환지, 이진우, 박준형이 참여했다. 

드라마 <펜트하우스>와 비슷하다?
 
 뮤지컬 <블루레인> 프레스콜 현장.

뮤지컬 <블루레인> 프레스콜 현장. ⓒ 오마이스타


<블루레인>은 아버지 존 루키페르를 살해한 범인으로 첫째 아들 테오가 지목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배 다른 형제인 둘째 루크는 형 테오가 진범이라고 의심하고, 형제의 사이는 틀어지며 갈등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인물들간의 심리 변화가 작품의 근간을 이룬다.  

관객 리뷰를 보면, <블루레인>은 '뮤지컬계의 펜트하우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에 대한 MC의 언급에, 특히 <펜트하우스> 속 주단태와 비슷해 보인다고 불리는 존 루키페르 역의 배우 최민철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렇지 않아도 엄기준씨와 얼마 전 만났을 때 드라마 시청률 30% 넘은 걸 축하했다. 어마어마한 드라마와 비교되어 영광이다. 주단태(엄기준 분)와 존 루키페르가 비교되는 지점이 있다면, 존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어떻게든 목적을 이룬다는 점에서인 것 같다." (최민철)

이어 최민철은 "둘 다 소시오패스적인 인물이란 점도 닮았다. 존 루키페르를 보면 아무런 죄의식 없이 가족의 희생을 이용한다"며 "존의 마지막 대사가 아주 중요한데 '천국은 없다. 신은 없다. 살아서 천국을 누리는 것만이 유일하게 천국에 가는 길이다'라고 말하는데 살아있는 동안 모든 욕망을 쟁취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자신의 배역을 설명했다.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와의 차별점은?
 
 뮤지컬 <블루레인> 프레스콜 현장.

뮤지컬 <블루레인> 프레스콜 현장. ⓒ 오마이스타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리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작품으로 <블루레인> 외에도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도 있다. 공교롭게도 두 편 모두 현재 상연 중이다. 그렇다면 두 작품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루크 역의 배우 윤형렬은 "<브라더스 까라마조프>가 고전소설 원작에 충실한 반면, 저희 <블루레인>은 현대를 사는 관객들에 맞게 각색하여 보다 쉽게 다가가려 노력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 작품에 나오는 인물 중 어떤 인물의 시선을 따라가는가에 따라 다른 가치관을 접할 수 있다"며 "존 루키페르가 워낙 강렬하지만 루크를 잊지 말아 달라. 루크가 주인공이다"라고 재치 있게 말해 좌중을 웃게 했다. 

농담처럼 말했지만 실제로 아버지 존 루키페르, 첫째 아들 테오, 둘째 아들 루크 중에서 루크가 가장 주인공에 가까운 인물이라는 사실에 모두 동의했다. 루크 내면의 선과 악이 가장 큰 마찰을 겪고, 또한 극이 진행되어가면서 루크가 점점 변화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누구의 관점을 따라가느냐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를 것인데, 루크를 따라갈 때 가장 명확한 주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루크가 신을 믿었다가 실망하여 신을 버리고, 다시 한 번 신을 믿어보려 하고, 그러는 중에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하며 살아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루크란 인물의 변화를 집중해달라." (윤형렬)

끝으로 배우 테이에게는 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계가 위축되는 현실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에 테이는 "주변을 보면 작품들이 개막도 하지 못하고, 쉬고 있는 배우들도 많아 걱정이 많다"면서 "저희도 위험 속에서 방역을 철저하게 하고 있다. <캣츠> 내한 공연이 진행 중이지 않나. 배우들이 '한국은 어메이징하다' 했다더라. 코로나 시대에 (철저한 방역으로) 공연을 올리는 것이 대단하다더라"고 말했다.
 
 뮤지컬 <블루레인> 포스터

뮤지컬 <블루레인> 포스터 ⓒ (주)씨워너원

블루레인 뮤지컬 카라마조프 테이 김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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