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햇수로 3년째. 매주 금요일 밤 <신서유기>, <삼시세끼> 등 나영석 PD표 예능이 끝남과 동시에 방영되어 온 tvN 숏폼 예능이 12일부터 특별한 인물을 앞세우며 웃음 수확에 나섰다.

강호동을 중심으로 기존 <신서유기> 식구들이 최소 1회 이상 출연했기에 이번에도 그들 중 한명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나 생각하면 오산이다. '20년 경력 베테랑 게임 MC'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새 프로그램 <출장 십오야>의 주인공은 바로 나영석 PD다.

'슬의생' 출연자들의 <슬기로운 캠핑>과 컬래버 
   
​우리의 출장 MC 나 PD가 제일 먼저 의뢰 받고 임무 수행에 나선 곳은 시즌 2 제작을 목전에 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하 슬의생)출연진들의 예능 <슬기로운 캠핑생활> 촬영 현장이었다. 조정석, 정경호, 유연석, 전미도 등 일명 '99즈' 멤버들이 단합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동계 캠프로 신원호 PD 주도 하에 지난 11일 <슬기로운 캠핑생활>이란 이름의 영상물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비록 전문 캠핑장이 아닌 <슬의생> 세트장 옆 빈 공터이긴 하지만 넓은 공간과 뒷산을 배경 삼아 배우들은 모처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던 찰나였다. 슬슬 저녁 시간을 바라보던 그때 신원호 PD는 "여러분이 저에게 의뢰한 게임을 위해 전문가 한 분을 모셨다"고 누군가를 소개했다. 본인은 예능을 오래 쉬었다며 초빙한 외부인사는 바로 그의 KBS 입사 동기이자 친구인 나 PD였던 것.

​앞서 배우들의 모임 도중 농담삼아 언급되기도 했던 나 PD 섭외가 현실화되면서 유연석, 전미도 등은 일제히 반가움과 동시에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었다. <신서유기> 를 빠짐없이 봐 왔다는 정경호가 있긴 했지만 5명의 배우들은 과연 제대로 각종 퀴즈를 맞힐 수 있을지 두려움 속에 게임에 임하기 시작했다.

그 많던 식재료, 다 어디로 갔을까...<신서유기> 속 게임 부활
   
​<채널 십오야>의 기본 구조는 크게 특별하지 않다. 그동안 <신서유기>를 통해 선보인 다채로운 퀴즈들을 기출 문제 삼아 고객들이 계신 곳에 나 PD가 몸소 출장을 가서 행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그 첫 번째 손님으로 '99즈'가 선택되었고 이들은 20년 관록의 MC의 꼬임(?)에 빠져 캠핑 식재료를 걸고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예능 고수도 탈탈 털리는 극한 예능이 바로 <신서유기> 아니었던가. 자신만만하게 나선 <슬의생> 99즈는 온갖 난관에 부딪히고 만다. 손쉽게 맞추리라 생각했던 인물 퀴즈에서 더 락(드웨인 존슨), 가수 이적 등을 허망하게 놓치면서 하나 둘씩 뺏기고 저녁 식사 준비물을 겨우 김치찌개 하나. 결과는 전문MC 나 PD의 완승이었다.

​동영상 공개와 동시에 마련된 채팅 공간에서는 99즈의 눈물 음식 사수 몸부림을 시청자들이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었고 하나된 마음으로 응원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못맞추더라도 서로 비방하지 말자던 5명의 굳은 약속은 연이은 실패 속에 금세 공염불이 되었고 이는 유튜브를 통해 지켜보던 팬들의 실소를 자아내기에 이른다.  

기존 예능 속 소재 재활용, 시청자 참여 가능할까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살짝 간과하고 있던 사실 한가지가 있었다. 천하의 강호동을 비롯해 은지원, 이수근 등 날고 기는 베테랑 예능인들은 사실 이 사람의 게임 진행 속에서 각종 몸개그를 하는 등 끼와 재량을 마음껏 펴내지 않았던가.  

다양한 퀴즈, 놀이를 진행하면서 쉴틈 없이 "땡! 아닙니다"를 외쳤던 나 PD야 말로 알고보면 국민 MC도 쥐락펴락했던 게임 전문 MC였던 것이다. 그리고 결국 나 PD의 이런 장점을 <출장 십오야>는 극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수년 넘께 봐 왔던 <신서유기>의 기출 문제들이었지만 유튜브라는 전혀 다른 환경과 인물들이 만나면서 <출장 십오야>에선 재미의 극대화를 도모한다. 예능 출연이 익숙치 않은 <슬의생> 출연진들과의 컬래버로 첫회를 시작하면서 신규 프로그램에겐 필수 요건인 화제성 확보도 자연스럽게 가져왔다. 기존 강호동과 은지원에 결코 밀리지 않는 정경호, 조정석 등의 우기기와 읍소는 유명 배우들의 색다른 면모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좋은 기회가 되어준다.  

​<출장 십오야> 제작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식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 댓글에는 각종 업체, 학교 재학생 등의 출장 요청 의견이 쏟아질 만큼 방영 전부터 관심도가 높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소규모 일반 모임에 나 PD가 깜짝 등장해 재미나고 유쾌한 시간을 마련해주는 것도 이번 숏폼 예능의 확장성 마련에 작은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능인 못잖은 입담의 소유자, 나 PD를 예상치 못했던 신규 예능의 중심 인물로 내세우면서 <출장 십오야>는 기존 <신서유기> 속 재미를 보다 많은 곳으로 전파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슬기로운 의사생활> 멤버들의 등장은 마치 맛깔나는 캠핑 요리 역할을 맡아줬고 이번에도 나 PD표 숏폼 예능은 순조로운 출발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