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울> 스틸컷

영화 <소울> 스틸컷 ⓒ 디즈니 픽사

 

어느 날 어린 물고기가 나이 든 물고기에게 다가와 이렇게 물었어.
"바다를 찾고 있는데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세요?"
"바다?" 나이 든 물고기는 답해. "여기잖아. 지금 네가 있는 이곳."
그러자 어린 물고기는 답해.
"여기는 그냥 물이잖아요. 내가 찾는 건 바다라고요!"

- 영화 <소울>에 나온 대사


현재 4주 연속 가장 보고 싶은 영화 1위를 차지한 월트디즈니 픽스의 영화 <소울>은 2015년 개봉된 애니메이션 영화인 <인사이드 아웃>의 피트 닥터 감독이 연출한 영화다. 그러니 이 영화를 <인사이드 아웃>과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다.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다섯 가지 감정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영화 <인사이드 아웃>는 인간의 감정과 기억 작동 방식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발견했다면, 영화 <소울>은 사후세계를 다룬다.

굳이 영화 <인사이드 아웃>과 비교하자면 영화 <소울>은 더 심오한 메시지를 담는다. 전보다 더 어른을 겨냥한 영화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영화 <소울> 스틸컷

영화 <소울> 스틸컷 ⓒ 디즈니 픽사

 
우린 꿈과 목표만을 쫓다보면 어린 물고기처럼 더 중요한 것을 잊고 살아가기도 한다. 바닷속에서 헤엄치고 있음에도 이곳은 그저 물일뿐이라며 바다를 찾아 떠나는 어린 물고기처럼.

중학교 밴드부 시간제 교사로 일하던 조 가드너에게도 꿈이 있었다. 그러니 학교의 정식 직원이 되어도 그리 기쁘지 않지. 그가 그토록 원하는 꿈은 재즈 피아니스트다. 그러던 어느 날 어렸을 때부터 꿈의 무대라고 생각했던 하프 노트에서 도러시아 윌리엄스 밴드 공연을 할 기회를 얻게 된다.

그가 꿈이 목전까지 다가왔을 그때, 너무 흥분한 나머지 전화하며 길을 걷다 맨홀에 빠져 죽음에 이른다. 영화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영화 <소울> 스틸컷

영화 <소울> 스틸컷 ⓒ 디즈니 픽사

 
의식을 잃은 조 가드너는 난데없이 그레이트 에프터(사후 세계)에 떨어진다.

"내가 여기서 죽는다고?"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도망치다 그레이트 비포라는 곳(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그레이트 비포는 영혼이 탄생하기 전 멘토와 함께 자신의 관심사를 찾는 곳이다. 이 영혼이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을 받아 다시 태어날 수 있다. 멘토는 이 영혼이 자신의 관심사나 흥미를 찾을 수 있도록 일명 '직업 교육'을 시키는데, 여기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유일하게 지구에 가고 싶어 하지 않은 영혼이 있다.

링컨, 간디, 테라스 수녀 등이 와도 시큰둥. 그의 이름은 영혼 '22'다.
영어에는 catch-22이라는 단어가 있다. 사전적인 뜻으로 (모순된 상황에) 꼭 묶인 상태, 딜레마, 곤경을 의미한다. 어쩜 영혼 22의 상태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가 아닐까?
 
 영화 <소울> 스틸컷

영화 <소울> 스틸컷 ⓒ 디즈니 픽사

 
어쩌다 조 가드너가 영혼 22의 멘토가 되고, 다시 지구로 가고 싶어 하는 조 가드너를 도와주다, 또 어쩌다 조 가드너는 고양이의 몸 안으로, 영혼 22는 조 가드너의 몸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자신을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본다면 어떨까?
또한 지구에 오기 싫었던 영혼 22에겐 지구는 어떤 의미가 되었을까?
더 자세한 내용은 영화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영화 마지막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I'm going to live every minute of it."
나는 매 순간을 살 거야.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문장만 보면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 "맞아. 나는 매 순간을 살고 있지." 정도로만 생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본 다음이라면 이 문장은 다르게 와닿는다. 
 
 영화 <소울> 스틸컷

영화 <소울> 스틸컷 ⓒ 디즈니 픽사

 
꿈을 위해 달려가던 조 가드너는 그토록 원하던 꿈을 이룬 후 허망함을 느낀다. 내가 바다에 있었음에도 이곳은 물이라며 늘 바다를 찾아 헤매던 어린 물고기처럼.
꿈, 목표를 이루고 나면 모든 것을 이루게 되는 것일까? 그토록 원하던 행복을, 만족감을 누릴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우리 삶의 의미는 어디에서 얻을 수 있는지, 진정 삶의 의미란 무엇인지를 단순 명료하게 전달해 준다. 특히나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깊은 생각에 빠진 나에게 더욱더 와닿은 내용이었다. 어찌 보면 영혼 22가 자신의 관심사를 찾지 못했던 이유도 그레이트 비포에선 삶의 이유를 어떤 '직업'이나 '목적'에 두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배고플 때 먹는 피자 한 조각, 불어오는 바람과 지하철에서 들려오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기타 선율'처럼 삶은 살아가는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영화 <소울> 스틸컷

영화 <소울> 스틸컷 ⓒ 디즈니 픽사

 

아이가 아파 수의사라는 꿈을 포기하고 이발사를 하고 있음에도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사는 조 가드너의 친구처럼, 뉴욕 거리에서 무아지경 상태로 패널을 돌리고 있는 컬리가 행복해 보이는 것처럼 우리는 매 순간 행복을 누릴 수 있다.

꿈을 이뤄내 가는 그 과정도 가치가 있고 행복하지만, 꿈이 없더라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삶이라는 것을 영화는 알려준다. 사소한 삶이 얼마나 소중한 일상인지 알려준 소중한 영화 <소울>, 지금과 같이 많이 지치는 시기에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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