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여제' 자넷 리의 암 투병 소식을 보도하는 <워싱턴포스트> 갈무리.

'당구여제' 자넷 리의 암 투병 소식을 보도하는 <워싱턴포스트> 갈무리. ⓒ 워싱턴포스트

 
'당구 여제' 자넷 리가 난소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19일(한국시간) 자넷 리가 최근 난소암 4기 진단을 받았다며 의료진으로부터 앞으로 최대 1~2년 정도 밖에 살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자넷 리는 "당구대 앞에 섰을 때의 각오로 암과도 맞서 싸울 것"이라며 "세 딸을 위해서라도 항암치료를 비롯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이 싸움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라고 강한 투병 의지를 나타냈다.

한국계 미국인인 자넷 리는 고등학교 졸업 후 친구와 우연히 들른 당구장에서 흥미와 재능을 발견하고 선수로 입문했다. 1993년 프로 데뷔해 이듬해 세계여자프로포켓볼협회(WPBA)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어 1998년 WPBA 올해의 선수상, 2003년 레이디스챔피언스 토너먼트 우승, 2004년 애틀랜타 여자 챔피언십 우승 등을 달성하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는 뛰어난 실력은 물론이고 짙은 화장과 검은 의상으로 강한 카리스마를 뽐내며 '블랙 위도우', '검은 독거미' 등의 애칭으로 불리면서 여자 포켓볼을 세계적인 인기 스포츠로 만드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990년대 여자 포켓볼이 국제 당구대회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자넷 리는 우아하고 안정된 존재감을 과시하며 최고의 스타로 활약했다"라고 설명했다.
 
 자넷 리 가족을 위한 모금을 독려하는 세계여자프로포켓볼협회(WPBA) 트위터 계정 갈무리.

자넷 리 가족을 위한 모금을 독려하는 세계여자프로포켓볼협회(WPBA) 트위터 계정 갈무리. ⓒ WPBA

 
특히 자넷 리는 12살 때 척추가 옆으로 휘는 선천성 척추측곡 질환으로 큰 수술을 받았는데, 당구를 하며 상체를 숙일 때마다 고통이 더 심해져 무려 8차례나 더 수술을 받아 '극복의 아이콘'으로도 불렸다.

자넷 리의 에이전트 톰 조지는 "만성적인 척추 통증으로 인해 난소암이 온몸에 퍼진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싱글맘인 자넷 리는 자신의 투병보다 세 딸을 더 걱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넷 리 지인들은 자넷 리의 딸들을 위한 교육, 복지, 돌봄 등에 쓰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펀딩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를 통한 모금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기 침체로 여의치 않다고 전했다.

WPBA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암과 싸우는 자넷 리와 그의 가족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모금 참여를 독려했다.

자렛 리의 오랜 라이벌로 활약했던 여자 당구스타 앨리슨 피셔도 "자넷 리가 암 투병을 하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고, 너무 안타깝다"라며 "그는 당구계를 위해 많은 일을 해왔고, 그처럼 열정적인 사람을 본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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