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최고의 예능인 유재석과 2005년부터 15년 넘게 같이 프로그램을 하고 있지만 사실 MBC <놀면 뭐하니?>의 김태호PD는 끊임 없이 새 예능인을 발굴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무한도전-퀴즈의 달인> 시절부터 신예 하하를 캐스팅했고 하하가 군에 입대한 후에는 '젊은 피'인 신화의 전진을 막내로 투입했다. 2009년에는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힙합 뮤지션인 리쌍의 길을 '제7의 멤버'로 캐스팅하기도 했다.

길과 노홍철이 음주운전, 정형돈이 불안장애로 <무한도전>에서 이탈했을 때에도 김태호PD는 경험이 풍부한 프로 예능인 대신 신예들로 빈 자리를 채웠다. 2015년에는 6주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한 '식스맨 특집'을 통해 가수 겸 예능인 황광희를 선발했고 2016년에는 예능보다 무대 연기가 익숙했던 양세형을, 2017년에는 잠재력이 늦게 폭발한 조세호를 고정 멤버로 선발했다.  

9일 방송된 <놀면 뭐하니?>의 '예능투자자 카놀라유'특집은 2020년대를 이끌 새 예능 유망주를 찾기 위한 프로젝트다. 그리고 2명의 게스트가 출연했던 '예능투자자' 특집 1편에서는 올해로 데뷔 28년 차를 맞는 숨겨진 예능 원석을 발견했다. 시종일관 수줍어 하면서도 적극적인 게임 참여와 순수한 리액션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웃음을 전해준 배우. SBS <펜트하우스>의 소름 끼치는 악녀 천서진을 연기했던 김소연이 그 주인공이다.

<진짜 사나이>·<우결> 등에서 예능인 가능성 보인 김소연
 
 김소연은 여전사 이미지와 달리 <진짜 사나이-여군특집>에서 저질체력을 선보였다.

김소연은 여전사 이미지와 달리 <진짜 사나이-여군특집>에서 저질체력을 선보였다. ⓒ MBC 화면 캡처

 
사실 배우 김소연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이미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유명한 배우다. 1994년 <공룡선생>으로 데뷔한 김소연은 드라마 <딸부잣집>, <신고합니다>, <순풍산부인과>, <이브의 모든 것>, <엄마야 누나야>, <아이리스>, <검사 프린세스>, <로맨스가 필요해3>,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펜트하우스> 등 일일이 손에 꼽기 힘들 만큼 많은 히트작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김소연이 의외로 예능에서도 많은 활약을 했던 배우라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데뷔 초기였던 1997년에는 허리케인 블루로 유명했던 김진수, 이윤석과 함께 MBC <인기가요 베스트50>을 진행했고 이듬해엔 SBS로 자리를 옮겨 '안녕맨' 김진과 SBS<인기가요>를 약 1년5개월 간 진행했다. 2개의 지상파 방송국을 옮겨 다니며 순위 프로그램 MC를 맡은 인물은 결코 흔치 않다.

SBS <인기가요> 하차 후 한 동안 연기에만 전념하던 김소연은 2009년 <아이리스>가 크게 히트하자 <아이리스>에 함께 출연했던 김승우가 진행하던 <김승우의 승승장구>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김소연은 '아주 특별한 미션, 우리 지금 만나'라는 코너를 통해 광화문 광장에서 태권도 시범을 보여주고 송판을 격파하는 미션을 수행하기도 했다(당시 래퍼 아웃사이더는 김소연의 발차기에 맞춰 '속사포랩'을 선보였다). 

많은 대중들의 기억에 남은 김소연의 예능출연 중 하나는 역시 2014년 <진짜 사나이-여군특집>편이었다. 당시 김소연은 <아이리스>에서 보여준 멋진 액션연기와 달리 저질체력으로 체력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힘든 훈련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스태프나 한참 나이가 어린 동기생들에게도 예의를 갖춰 대하며 호감 캐릭터로 떠올랐다.

김소연은 2015년 7살 연하의 곽시양과 함께 가상부부로 출연했던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내며 그해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연기보다 예능으로 먼저 최우수상을 받은 셈이다. 2016년에는 <복면가왕> 출연을 위해 보컬레슨을 받았을 정도로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카놀라유가 탐낼만한 김소연의 독특한 예능감
 
 김소연은 자신의 연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 중에 '코리안 조커'라는 수식어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김소연은 자신의 연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 중에 '코리안 조커'라는 수식어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 MBC 화면 캡처

 
<개그콘서트-꺾기도>와 <복면가왕>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먼저 출연제의가 오기 전에 제작진에게 먼저 연락해 출연했던 김소연. 2017년 tvN의 <SNL코리아> 역시 제작진에게 먼저 역락해 출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김소연은 <SNL>에서 <아이리스>의 북한 공작원뿐만 아니라 <진짜 사나이-여군특집>에서 보여준 저질 체력 훈련생을 페러디한 연기를 능청스럽게 선보이면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물 했다.

작년 11월 <펜트하우스>를 홍보하기 위해 이지아, 유진, 하도권과 함께 <런닝맨>에 출연한 김소연은 방송에 임하는 뛰어난 열의로 유재석의 극찬을 받았다. 김소연은 9일 방송된 <놀면 뭐하니?>에서도 '2021 예능 유망주' 자격으로 영길(김종민)과 동석(데프콘), 그리고 카놀라유(유재석)를 만났다(녹화일이 12월 31일이었기 때문에 곧바로 SBS <연기대상>에 참석을 위해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세 남자들을 설레게 했다).

김소연보다 먼저 출연해 유쾌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예능 합류 의지를 보였던 조병규와 달리 김소연은 시종일관 수줍음을 감추지 못했다. 문장 하나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할 정도로 수줍음이 많은 김소연이 <펜트하우스>에서 소름 끼치는 악역 연기로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만든 천서진을 연기한 배우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김소연은 수줍어하는 와중에도 적극적이고 순수한 리액션을 선보이며 세 MC와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다.

김소연은 <진짜 사나이>와 <런닝맨>에서 보여준 것처럼 게임에서 남다른 열의를 나타냈다. 특히 김종민, 데프콘 부캐로 분한 영길, 동석과의 두자 퀴즈 게임에서는 어미를 올리는 귀여운 말투를 사용하며 게임에 점점 집중했다. 세 MC들은 게임이 끝난 후 무조건 예능을 해야 한다며 김소연에게 '2021년 신 동거동락'의 초대장을 보내겠다는 말을 전했다. 영길은 김소연이 떠난 후 김소연에 대해 '예능인이라면 누구나 탐낼 3단 리액션 보유자'라고 평가했다.

<놀면 뭐하니?>에서 예능 유망주들을 불러다가 '2021년판 동거동락'을 실제로 추진한다 해도 <펜트하우스2> 촬영이 한창인 김소연의 참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카놀라유의 이야기처럼 김소연은 분명 예능계에서 탐낼 만한 귀한 캐릭터다. 물론 김소연은 배우로서 연기가 우선이겠지만 작품 사이사이에 기분전환과 팬서비스를 위해 종종 예능에 출연해 특유의 순수한 매력을 뽐내 주기를 기대해 본다.
 
 김소연은 두자퀴즈에 흥미를 보이다가도 사자성어 문제에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김소연은 두자퀴즈에 흥미를 보이다가도 사자성어 문제에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 MBC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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