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시즌 롯데 선발진을 이끌게 된 프랑코

2021시즌 롯데 선발진을 이끌게 된 프랑코 ⓒ 프랑코 SNS

 
2020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포스트시즌 진출엔 실패했지만 나름 의미있는 한 해를 보냈다. 2019시즌, 구단 역사상 15년 만에 최하위로 추락했던 롯데는 선수단 리빌딩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성민규 단장을 새로 영입해 다각도로 변화를 시도했다.

퓨쳐스 팀에는 새로운 장비를 도입했고, 1군 전력의 핵심인 FA 선수들을 빼고 30대 이상의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팀에서 내보냈다. 퓨쳐스리그에서는 2~3년 후 주전으로 발돋움할 만한 나이대의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기 시작했다. 육성이 가장 취약한 팀으로 꼽히며, 뎁스가 얇았던 부분을 개선하고자 내린 결정이었다.

그리고, 1군에서는 나름대로 정규시즌 성적을 내기 위한 선수 기용으로 팀을 운영했다. 성 단장이 리빌딩이 아닌 리모델링을 언급한 것은 성적과 육성 어느 부분도 놓치지 않고 팀을 강하게 만들겠다는 의도가 바탕에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과감한 변화를 택한 롯데에게 2020시즌의 성적은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다. 성적은 승률 5할에 못 미친 7위(71승 1무 72패)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압도적 차이의 최하위로 추락하며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던 1년 전과 비교하면, 질적인 면에서 큰 개선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5할 승률에 딱 1승이 모자란 승패 마진을 기록하며, 팀 전체에 깔려있던 패배의식을 어느정도 걷어낸 것도 성과다.

내심 5강 진입을 노리던 롯데에게 가장 아쉬운 대목은 외국인 선발 샘슨의 부진이었다. 풀타임 메이저리거 출신으로 스트레일리와 함께 팀 선발진을 이끌 에이스감으로 영입한 선수였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메이저리그 시절보다 떨어진 평균 구속이 발목을 잡으며, 9승 12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평범 이하의 성적에 그쳤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샘슨

기대에 미치지 못한 샘슨 ⓒ 롯데 자이언츠

 
샘슨이 애초 기대대로 1선발 역할을 하며, 리그 최고 투수로 활약한 스트레일리와 원투펀치를 구성했다면, 롯데는 5강 진입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기에 2021시즌 롯데의 성적을 책임질 키 플레이어로 새로 영입된 외인 투수 엔더슨 프랑코(계약 총액 50만 달러)를 꼽는 이들이 다수다.
 
프랑코는 전임자인 샘슨과 달리 눈에 띄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통산 5경기에 등판한 것이 빅리그 경력의 전부다. 롯데에 몸을 담기 전 2019시즌 텍사스 레인져스에서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했던 샘슨과 비교하기엔 초라한 경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가 프랑코를 선택한 이유는 현재 몸 상태와 패스트볼 구속이다. 구속 저하로 시즌 내내 고전한 샘슨과 달리 프랑코는 평균 150km/h 이상의 패스트볼 구속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현재에도 꾸준한 관리를 통해 싱싱한 어깨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경력보다는 현재 몸 상태를 중시한 것이다.

롯데는 또한 두산의 한국시리즈행을 이끈 플렉센과 알칸타라의 사례에도 주목했다.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이 둘은 정교한 코너웍 보다는 150km/h가 넘는 속구로 타자들과 정면승부하며 볼넷 허용을 최소화하는 스타일이었다.

플렉센은 KBO로 오기 전인 2019년, 트리플A에서 9이닝당 2.4개의 볼넷을 기록했다. 알칸타라가 한국에 오기 전인 2018년의 기록은 1.5개였다. 150km/h 이상의 평균구속을 기록하는 이들의 볼넷 억제 능력은 구속대비 충분히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이들과 마찬가지로 평균 구속이 150km가 넘는 2019년 프랑코의 2019시즌 트리플A리그에서의 9이닝 당 볼넷은 2.9개였다. 플렉센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는 수치로 KBO 타자들과 정면 승부를 벌일 경우 그 수치는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 활약을 바탕으로 상위리그 진출을 이룬 알칸타라와 플렉센

KBO리그 활약을 바탕으로 상위리그 진출을 이룬 알칸타라와 플렉센 ⓒ 두산 베어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빠른 구속의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과감하게 잡으며 타자들과 승부하는 프랑코의 면모는 알칸타라-플렉센과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이들처럼 프랑코가 KBO리그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롯데는 스트레일리와 짝을 이룰 최고의 원투펀치를 가질 수 있다.

2020시즌 롯데는 탈꼴찌를 이루는 등 선전했지만, 몇몇 아쉬운 요소로 인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7위에 머무르고 말았다. 만약, 프랑코가 속구를 앞세워 에이스 스트레일리에 버금가는 활약을 보인다면 2021시즌 가장 큰 돌풍을 일으키는 팀은 롯데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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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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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롯데자이언츠 프랑코 샘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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