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전 추가 시간 5분에 찾아온 마지막 기회를 초록 그라운드 위 여우들이 기막히게 역전 결승골로 만들어냈다. 리그 선두권 진입을 노리고 있던 첼시는 뜻밖에 한 방을 얻어맞고 정신을 못 차리며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다.

이어 다른 곳에서 열린 게임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히는 맨체스터 시티가 뼈아픈 자책골로 비기는 바람에 승점 3점 얻기에 실패했다. 이 소식들은 살얼음판 선두를 달리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에게 굿 뉴스가 되는 이야기다. 17일 안필드에서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을 상대로 첫 고비를 잘 넘는다면 정말로 큰 꿈을 꿀 수 있기 때문이다.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울버햄튼 원더러스가 한국 시각으로 16일 오전 3시 몰리누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첼시 FC와의 홈 게임에서 종료 직전에 만든 극장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리그 10위로 올라섰다.

여우들, 후반전 역전 드라마 만들다

어웨이 팀 첼시 FC는 후반전 시작 후 4분도 안 되어서 기분 좋은 첫 골을 넣고 승점 3점을 욕심내기 시작했다. 왼쪽 풀백으로 활약한 벤 칠웰이 기습적인 왼발 낮은 크로스로 골잡이 올리비에 지루의 왼발 발리슛을 빛냈기 때문이다. 울브스(울버햄튼 원더러스) 센터백 윌리 볼리보다 지루의 왼발이 반 박자 빨랐던 것이 첫 골을 만들어낸 원동력이었다. 다른 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등번호 11번 골키퍼 후이 파트리시우가 지루의 발리슛을 몸 날려 잡으려고 했지만 그의 품 안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고 공이 미끄러져 라인 안쪽에 떨어진 것을 호크 아이가 정확하게 잡아낸 것이다.

그러나 홈 팀 울브스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첼시 FC를 흔들어놓았다. 66분에 미드필더 다니엘 포덴세가 오른발로 멋진 동점골을 만들어낸 것이다. 오웬 오타소위의 헤더 패스를 받은 포덴세가 첼시 수비수 둘을 앞두고 기막힌 속임 동작 후 오른발 슛을 날렸는데 마지막 순간 첼시 수비수 리즈 제임스 다리에 맞고 살짝 방향이 바뀌어 왼쪽 기둥 안쪽으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기세가 오른 홈 팀 여우들은 80분에 페널티킥을 얻어내 역전승 기회를 잡은 듯 보였다. 하지만 VAR(비디오 판독 심판) 온 필드 뷰로 확인한 결과 울브스 공격수 페드루 네투가 공을 몰고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파고들 때 옆에서 발을 내민 리즈 제임스의 반칙이 아니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바람에 페널티킥 판정은 취소됐다.

그리고 울브스 벤치에서는 마지막 선수 교체 카드를 89분에 내밀었다. 동점골을 넣은 미드필더 포덴세를 빼고 비티냐를 들여보냈다. 이 선택이 결과적으로 기막힌 역전승 드라마를 만들어낸 밑그림이 된 셈이다. 후반전 추가 시간 5분에 얻은 역습 기회에서 비티냐가 과감하게 찔러준 역습 패스를 페드루 네투가 받아서 짜릿한 역전 결승골로 마무리지었기 때문이다. 페널티킥 취소 판정에 억울해하던 페드루 네투가 첼시 수비수 커트 주마를 앞두고 과감한 왼발 대각선 슛을 기막히게 꽂아넣은 것이 보기 드문 극장 결승골이 되고 말았다.

이 게임보다 2시간 뒤에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리그 19위)의 게임도 뜻하지 않은 자책골이 나오는 바람에 홈 팀 맨시티가 승점 3점을 날려먹고 1-1 결과를 씁쓸하게 받아들고 말았다. 이로써 첼시와 맨시티는 순위표를 위로 끌어올리지 못하고 각각 5위(첼시 FC 승점 22)와 6위(맨시티 승점 20점)에 머물게 됐다. 

최고의 공격력을 내뿜고 있는 손흥민을 앞세워 리그 선두에 올라 있는 토트넘 홋스퍼는 17일(목) 오전 5시 안필드로 찾아가 같은 승점(25점)으로 선두 다툼을 펼치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 FC를 만나게 된다. 이 게임에서 토트넘이 이긴다면 60년만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클럽에 올라갈 수 있는 귀중한 발판을 마련하게 되므로 손흥민을 응원하는 국내 축구팬들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20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결과(12월 16일 수요일)

울버햄튼 원더러스 2-1 첼시 FC [득점 : 다니엘 포덴세(66분,도움-오웬 오타소위), 페드루 네투(90+5분,도움-비티냐) / 올리비에 지루(49분,도움-벤 칠웰)]

맨체스터 시티 1-1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 [득점 : 일카이 귄도안(30분,도움-라힘 스털링) / 루벤 디아스(43분,자책골)]

20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현재 순위표
1 토트넘 홋스퍼 12게임 25점 7승 4무 1패 24득점 10실점 +14
2 리버풀 FC 12게임 25점 7승 4무 1패 27득점 18실점 +9
3 레스터 시티 12게임 24점 8승 4패 24득점 15실점 +9
4 사우스햄튼 12게임 23점 7승 2무 3패 24득점 17실점 +7
5 첼시 FC 13게임 22점 6승 4무 3패 26득점 14실점 +12
6 맨체스터 시티 12게임 20점 5승 5무 2패 18득점 12실점 +6
7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12게임 20점 6승 2무 4패 20득점 15실점 +5
8 에버턴 12게임 20점 6승 2무 4패 21득점 18실점 +3
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1게임 20점 6승 2무 3패 19득점 17실점 +2
10 울버햄튼 원더러스 13게임 20점 6승 2무 5패 13득점 17실점 -4
11 애스턴 빌라 10게임 18점 6승 4패 21득점 13실점 +8
12 크리스탈 팰리스 12게임 17점 5승 2무 5패 18득점 17실점 +1
13 뉴캐슬 유나이티드 11게임 17점 5승 2무 4패 14득점 16실점 -2
14 리즈 유나이티드 12게임 14점 4승 2무 6패 17득점 22실점 -5
15 아스널 FC 12게임 13점 4승 1무 7패 10득점 15실점 -5
16 브라이튼 & 호브 알비온 12게임 10점 2승 4무 6패 15득점 21실점 -6
17 번리 11게임 9점 2승 3무 6패 6득점 18실점 -12
18 풀럼 12게임 8점 2승 2무 8패 12득점 22실점 -10
19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 13게임 7점 1승 4무 8패 10득점 26실점 -16
20 셰필드 유나이티드 12게임 1점 1무 11패 5득점 21실점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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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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