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한산한 국내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

코로나19로 한산한 국내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 ⓒ 성하훈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극장 매출액이 전년 대비 73.3%(1조 4037억 원) 감소한 5100억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제작·개봉·상영 영화산업 전 영역에 걸친 경제적 피해 심각해 휴관과 폐관, 영업 중단 등을 한 상영관도 30개를 넘겼다. 사실상 영화산업이 붕괴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영화진흥위원회(아래 영진위)가 14일 발표한 '코로나19 충격 : 2020년 한국영화산업 가결산'에 따르면 2020년 한국 영화산업 주요 부문 매출 합산 추산액은 1조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영진위는 "2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극장 매출액은 3월 국내 확진자 발생 수가 5천 명을 넘으며 4월 매출액은 75억 원까지 떨어졌다"며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하 통전망) 집계 이후 최저 매출 기록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5월부터 8월까지 코로나19 안정세 더불어 신작 개봉으로 서서히 매출액을 회복하였으나 8월 중순 2차 확산기 시작으로 다시 감소세로 돌아갔고, 11월에 3차 확산이 이어지면서 12월 전망이 어둡다고 영진위는 덧붙였다.
 
TV VOD 매출액도 1, 2월만 전년도보다 상승했지 3월부터 10월까지 꾸준히 전년대비 감소했다. 2020년 TV VOD 매출액은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매출액과 11월, 12월 매출액에 월평균 감소율을 적용한 값을 더하여 추정했고, 2020년 인터넷 VOD 매출액은 최근 5년간 인터넷 VOD 매출액 증감률의 평균을 2019년 인터넷 VOD 매출액에 곱하여 추정한 결과 디지털 온라인 시장 매출액은 3635억 원이었다.
 
해외 진출 부문의 피해도 클 것으로 예상됐다. 영진위가 11월까지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완성작 수출, 기술서비스 수출, 장비 수출, 로케이션 유치를 모두 합친 한국영화 해외 매출 추산액은 한화 394억 원으로 2019년 해외 매출의 50% 이하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분석됐다.
 
2020년 한국 영화산업 주요 부문인 극장 매출, 디지털 온라인 시장 매출, 해외 매출을 합산한 추산액은 대략 9132억 원으로 1조 원을 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한국 영화시장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던 2019년 2조 5093억 원에 비해 63.6%(↓1조 5961억 원) 감소한 수치다.
 
장기상영에 재개봉 늘어나
 
 2020년 흥행 1위를 차지한 <남산의 부장들>

2020년 흥행 1위를 차지한 <남산의 부장들> ⓒ 쇼박스

 
코로나19가 불러온 변화는 독립·예술영화 및 재개봉 영화 상영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장기 상영도 늘어났다. 이는 신작들의 잇딴 개봉 연기로 인해 극장가가 신작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2020년 11월 통합전산망 공식통계 기준으로 320편의 독립·예술영화 개봉작이 51만 4814회 상영되었는데 이는 2019년 11월 353편의 독립·예술영화가 41만 5699회 상영된 것과 비교했을 때 상영 횟수가 23.8% 상승한 수치다.
 
부족한 상영작을 메우기 위한 재개봉작 상영 증가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최근 4년간 재개봉한 영화는 평균 87.5편으로 연간 100편을 넘지 않았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기획전 상영이 늘어 2020년 250편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한 호평을 받은 영화들의 장기 상영이 이어지면서 한 달이 지나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사례도 생겨났다.
 
한국영화의 점유율이 2006년 이후 60%를 넘어선 것도 특징이다. 2020년 12월 첫주 기준 한국영화 점유율은 68.6%로, 2006년 한국영화가 63.8%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이후 14년 만에 60%를 넘었다.

12월까지의 누적 박스오피스 10위 내에서 <테넷>(240만), <닥터 두리틀>(160만) 단 2편을 제외한 8편 모두 한국영화가 차지했다. 1월에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이 475만 관객으로 흥행 1위를 차지했고, 8월에 개봉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435만으로 2위에 올랐다. 

영진위는 "흥행 보증수표로 여겨졌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무기한 개봉 연기가 불러온 현상으로 짐작된다"고 분석했다
 
작품당 평균 2억 5천 피해
 
 체온 측정을 하는 영화관 입구

체온 측정을 하는 영화관 입구 ⓒ CGV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실시한 코로나19로 인한 영화 제작·개봉 피해 2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135편 작품의 총 피해 규모는 329억 56만 원이며 작품당 평균 피해 금액은 2억 4747만 원이었다. 제작(프리, 프로덕션, 포스트) 연기/변경으로 인한 피해액이 113억 4270만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개봉 준비 연기로 인한 피해액이 97억 1430만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피해 형태는 제작·개봉 단계별로 다양했다.
 
영화관 피해 실태조사에 따른 영화관 피해 형태는 매출액 감소, 운영 중단, 고용 피해 등으로 다양했다. 설문에 응답한 402개 상영관의 2020년 1월~9월까지 입장권, 매점, 광고 매출을 모두 더한 총매출액은 4796억 원으로 지난해 동일 기간 매출액 1조 5587억 원보다 69.2%(↓1조 791억 원) 감소했다.
 
관객 감소와 신작 공급 중단 여파로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큐 4개 계열 영화관 423개관 중 3월 94개관, 4월 106개관이 휴관했고, 이 여파로 2020년 4월 극장 관객 수는 97만 2572명으로 역대 월 최저 관객 수를 기록했다.
 
60개관이 조사에 응한 비계열 영화관의 경우 3월 평균 19.5일, 4월 평균 20.9일, 5월 평균 14.3일 휴관으로 한 것으로 나타났고, 직영, 위탁, 비계열 전체를 포함하여 10개관 폐관, 18개관 영업 중단, 영업 중단으로 추정되는 상영관도 6개 관에 달했다. 
 
고용인력 부문의 상황도 좋지 않았다. 코로나19가 본격화 된 2월 중순부터 휴관에 돌입한 영화관이 늘어나 고용인원 감축도 함께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답한 계열(직영, 위탁), 비계열 총 407개관에 따르면 2020년 10월 영화관 정규직 재직자 수는 2019년 12월 대비 15.9%(↓ 621명) 감소한 3291명이었고, 계약직 수는 70.2% (↓8144명) 감소한 3450명이었다.

2019년 역대 최다 관객으로 호황을 누렸건 것에 반해 2020년은 한국 영화산업의 역대 최악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영화산업 영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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