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토트넘 손흥민이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리그 4호 도움을 기록했다.

▲ 손흥민 토트넘 손흥민이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리그 4호 도움을 기록했다. ⓒ 토트넘 공식 트위터 캡쳐

 
 
단순히 골만 잘 넣고 있는 게 아니다. 골뿐만 아니라 도우미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손흥민(토트넘)이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리그 4호 도움을 기록했지만 팀은 무승부에 그쳐 빛이 바랬다.
 
토트넘은 13일(한국시간) 오후 11시 15분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토트넘은 7승 4무 1패(승점 25)로 11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나갔다. 2위 리버풀과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앞서며 선두 자리를 수성했다.
 
토트넘, 손흥민-케인 선제골 합작에도 통한의 무승부
 
이날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 포진하고, 2선은 손흥민-탕귀 은돔벨레-스티번 베르흐베인이 섰다. 3선은 에밀 피에르 호이비에르-무사 시소코, 포백은 세르지오 레길론-에릭 다이어-토비 알더베이럴트-세르주 오리에, 골문은 위고 요리스가 지켰다.
 
수중전으로 펼쳐진 경기 탓인지 두 팀 모두 볼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었다. 볼 점유율에서는 토트넘이 57%로 근소하게 앞섰으나 슈팅수에서는 12-16으로 크리스탈 팰리스에 열세를 보일만큼 다소 고전하는 흐름이었다.
 
손흥민의 경기 초반 몸놀림은 비교적 가벼웠다. 케인이 2선으로 내려오고 손흥민이 수비 뒷 공간으로 파고드는 전술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반 9분 알더베이럴트가 긴 로빙 패스를 넣어줬고, 침투를 감행한 손흥민이 터닝슛을 날렸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윌프레드 자하의 빠른발을 앞세워 여러차례 기회를 엮어냈다. 토트넘은 전반 18분과 19분 은돔벨레, 레길론, 케인의 연속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두들겼다.
 
계속해서 공세를 퍼부은 토트넘은 전반 23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득점은 손흥민의 발 끝에서 나왔다. 손흥민이 횡적인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케인에게 패스했다. 케인은 먼 거리에서 강력한 무회전 슈팅을 시도했고, 과이타 골키퍼의 손을 스치며 골문으로 들어갔다. 케인의 리그 9호골이자 손흥민의 4호 도움.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친 크리스탈 팰리스는 후반 들어 공격의 비중을 높였다. 오히려 토트넘은 분위기 반전을 꾀하지 못하며 수세에 몰렸다. 자하, 에제, 벤테케가 토트넘 수비를 흔들었다.
 
토트넘의 주제 무리뉴 감독은 후반 21분 은돔벨레를 빼고 지오바니 로 셀소를 넣으며, 허리 보강에 힘썼다. 그러나 크리스탈 팰리스 기세가 대단했다. 결국 후반 36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왼쪽 진영에서 에제가 올린 프리킥이 요리스 골키퍼에 맞고 흘렀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제프리 슐럽이 골망을 흔들었다.
 
다급해진 무리뉴 감독은 베르흐베인, 레길론 대신 델리 알리. 벤 데이비스를 투입했다. 후반 41분 데이비스의 크로스가 골대를 튕겨 나갔고, 오리에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끝내 포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전성기' 손흥민, 어시스트 능력도 일취월장
 
이날도 손흥민의 진가가 두드러졌다. 전반 초반에는 많은 활동량과 공간 침투를 통해 공격의 물꼬를 틀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전반 초반 한 차례의 슈팅을 시도한데 이어 23분 케인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문제는 이후부터다. 토트넘은 후반 들어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다녔다. 이에 손흥민으로 향하는 패스가 많지 않았다. 토트넘은 끝내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면서 승점 1에 만족해야 했다.
 
비록 손흥민의 득점포는 재가동되지 못했지만 리그 4호 도움으로 공격 포인트를 1개 추가했다. 특히 손흥민-케인 듀오는 올 시즌만 12번째 합작골을 만들었다. 손흥민의 4개 도움이 모두 케인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반대로 케인은 리그 10도움 중 8개를 손흥민에게 기록했다.
 
1994-95시즌 블랙번에서 활약하던 앨런 시어러와 크리스 서튼의 한 시즌 최다 득점 합작 기록인 13골에 한 골차로 다가섰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후 39%의 지지를 받으며, 과이타(27.8%), 케인(27.2%)을 따돌리고 '킹 오브 더 매치'(경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지난 아스널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수상이다.
 
그리고 손흥민은 시즌 20번째 공격포인트 고지를 달성했다. 올 시즌 리그 12경기, 유로파리그 7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13골-7도움(리그 10골-4도움)으로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사실 올 시즌 손흥민의 가치를 높인 것은 득점력에 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 공동 2위에 올라있다. 선두 도미닉 칼버트 르윈(11골)과는 1골 차다. 이제 겨우 12라운드를 지났음에도 이미 두 자릿수 골을 달성할 만큼 현지 언론으로부터 '월드 클래스'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그렇다고 손흥민이 골에만 특화된 선수가 아니다. 득점의 이면에 가려진 것은 어시스트다. 케인(10도움), 케빈 데 브라위너(6도움), 잭 그릴리쉬(5도움)에 이어 애런 크레스웰, 루카 디뉴, 브루누 페르난데스, 제이미 바디, 존 맥긴, 마커스 래시포드 등과 함께 도움 4개로 공동 4위에 올라있다.
 
축구에서 골보다 어려운 것이 도움이다. 아무리 좋은 패스를 넣어주더라도 동료 선수가 골로 연결 짓지 못하면 무용지물이기 때문.

2018-19시즌까지 손흥민의 한 시즌 리그 최다 도움은 6개였다. 지난 시즌에는 10도움을 올리며, 기록을 경신했다. 10-10 클럽에 이름을 올린 것은 모하메드 살라, 데 브라위너, 손흥민 등 불과 3명에 불과했다. 두 자릿수 골은 흔히 볼 수 있는 반면 두 자릿수 도움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지난 시즌 손흥민의 기록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올 시즌 12개 가량의 어시스트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리그 득점 2위, 도움 4위에 올라있는 손흥민을 향한 월드클래스 논쟁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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